간절기의 사색
어제 남녘의 들길에서
버들강아지 바람에 살랑이는 것을 보았는데
꼭 하루 만에 온 천하가 눈뿐인 세상에 놓여있네
마음이 무수하여 봄으로 갔었다가
다시 겨울로 왔네
바람도 내 마음인가
눈꽃을 털어내고
봄볕에 마음을 내밀었는지
온종일 걸어도 인사도 없는 바람
눈이 거처하던 곳마다
선한 볕이 파고들어 쌓인 눈이 성성하다
이번 계절에도 마찬가지
한겨울의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발끝에는 겨울
목덜미는 봄
갈림길에서 기웃거리는 마음같이
마음은 문수봉 산 머리의 하늘 같은데
오늘은 천령을 넘어가는 구름이 없네.
梁該憬
2014.2.23. 태백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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