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잠시
오월의 산속에는
보이는 것마다 꽃 아닌 게 없다
바람을 찌르던 솔잎에도
내미는 손끝마다 송화가 가득
산언저리를 떠받히던 돌 밑에도
꽃 같은 혀가 봄을 노래한다
꽃이 핀 자리에 우르르 몰려나온 잎들도
꽃처럼 고운 연둣빛이여
나무의 실핏줄이 터질 때마다
쏟아지는 저 연둣빛
연둣빛이 열리는 산 중턱에서
뒷짐을 지고 하늘을 보니
나는
허공을 향하는 오월 담쟁이
나이를 세어 무엇하랴?
梁該憬
2014.5.5. 삼척 쉰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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