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오월에 잠시(쉰움산)

kyeong~ 2014. 5. 10. 23:03

 

 

 

오월에 잠시

 

오월의 산속에는

보이는 것마다 꽃 아닌 게 없다

바람을 찌르던 솔잎에도

내미는 손끝마다 송화가 가득

산언저리를 떠받히던 돌 밑에도

꽃 같은 혀가 봄을 노래한다

꽃이 핀 자리에 우르르 몰려나온 잎들도

꽃처럼 고운 연둣빛이여

나무의 실핏줄이 터질 때마다

쏟아지는 저 연둣빛

 

연둣빛이 열리는 산 중턱에서

뒷짐을 지고 하늘을 보니

나는

허공을 향하는 오월 담쟁이

나이를 세어 무엇하랴?

 

 

梁該憬

2014.5.5. 삼척 쉰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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