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에서
봄이 오는 길을 따라
바닷가에 왔다
걷는 곳마다 바다의 배설물 천지다
저만한 몸집으로 쏟아냈으니
바다 반, 배설물 반이다
배설하는 것이 배설을 위하여 몰려왔다
수많은 스트레스를 배설하고
그 많은 불만을 배설하기 위하여
바닷가에 왔다
이미 바다가 쏟아낸 배설물 위에
사람들의 배설물이 쏟아졌다
저 바다의 몸집이 큰 이유는
배설물을 먹고 자랐기때문인지도 모른다.
큰 몸집 앞에서
날마다 찾아오는 욕망을
여기에 배설하고 가나니
지금부터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梁海憬
2014.4.5. 안면도 백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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