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절벽에서

kyeong~ 2014. 5. 10. 22:58

 

 

 

 

 

절벽에서

 

절벽이 아닌 곳에서

깎아지른 바위를 바라보았다

무채색으로 아무렇게나 치솟은 바위를 보고

천혜의 풍경이라 한다

위험천만하게 서 있는 소나무가 풍경이고

절벽을 오르내리는 파도가 풍경이다

길을 벗어나 절벽 위를 걷는다

절벽과 절벽을 지날 때 아찔함을 느꼈다

위험하게 서 있던 소나무의 풍경이 되지 못하고

떨어지지 않게 발을 옮기며

내가 지금 절벽을 걷는구나

 

내가 걸을 때는 검은빛

길 밖에서는 바닷빛

절벽에 서 있는 너는 풍경

절벽에 서 있는 나는 절벽

 

梁該憬

2014.4.6.태안 솔향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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