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절벽이 아닌 곳에서
깎아지른 바위를 바라보았다
무채색으로 아무렇게나 치솟은 바위를 보고
천혜의 풍경이라 한다
위험천만하게 서 있는 소나무가 풍경이고
절벽을 오르내리는 파도가 풍경이다
길을 벗어나 절벽 위를 걷는다
절벽과 절벽을 지날 때 아찔함을 느꼈다
위험하게 서 있던 소나무의 풍경이 되지 못하고
떨어지지 않게 발을 옮기며
내가 지금 절벽을 걷는구나
내가 걸을 때는 검은빛
길 밖에서는 바닷빛
절벽에 서 있는 너는 풍경
절벽에 서 있는 나는 절벽
梁該憬
2014.4.6.태안 솔향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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