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다는 것은
다 자란 잎
더는 붉어짐을 멈춘 잎이
가볍게 떨어진다
오그라진 낙엽이
나무 밑동으로 찾아드는 계절
붉음이 끝나는 계절은
가벼워짐을 의미하는 것
걸을 때마다 몸이 무겁다
돌다리를 건너뛸 때마다
더욱 무거움을 느끼는 몸
푸름이 멈춘 시간
그렇지만 붉은 아가미가 없어
온몸에 붉은 기운은 들지 않았나 보다
푸름과 붉음의 사이
잠시 가을 정류장에 서서
단풍나무의 가을나기를 보고 있다
가벼워진다는 것은
생의 고비를 넘고 있는 것
붉지 않음에 대해 감사를 하다.
梁該憬
2014.10.18. 오대산 선재길에서
친구들과 영흥도로 가기로 했었다
단풍의 절정으로 치닫는 끝무렵
원래했던 약속에 반칙을 했다
"오대선 선재길"로 가자고....
참 순한 친구들...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단풍객들로 인해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 오대산 월정사
사람들이 많다.
여러번 들락거렸던 곳이라
처음 걷는 선재길이라 하여도 길은 어디로 나있을지 뻔한 일이다
물가에 비친 단풍이며
먼 산머리 푸른 하늘 아래로 붉을대로 붉은 산이며
그림같은 풍경속을 걸었다
오랫만에 돌다리를 폴짝거리며 걸어도 보고
물가에 비친 내얼굴도 보며....
어릴적 동심이 생각나는 개울가를 세네시간정도 걸었던 것 같다.
월정사를 가끔 들리는 이유는
월정사 초입 산채비빔밥을 먹기 위해서 왔던 곳이라
언제와도 친근한 곳이기도 했다.
도보:월정사일주문-오대산옛길-오대산장-상원사-적멸보궁(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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