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오대산 선재길-붉어짐이 멈추었을때 생의 가장 가벼운 순간이다.

kyeong~ 2014. 10. 21. 00:57

 

 

 

 

 

 

 

 

 

 

가벼워진다는 것은

 

다 자란 잎

더는 붉어짐을 멈춘 잎이

가볍게 떨어진다

오그라진 낙엽이

나무 밑동으로 찾아드는 계절

붉음이 끝나는 계절은

가벼워짐을 의미하는 것

 

걸을 때마다 몸이 무겁다

돌다리를 건너뛸 때마다

더욱 무거움을 느끼는 몸

름이 멈춘 시간

그렇지만 붉은 아가미가 없어

몸에 붉은 기운은 들지 않았나 보다

 

푸름과 붉음의 사이

잠시 가을 정류장에 서서

단풍나무의 가을나기를 보고 있다

가벼워진다는 것은

생의 고비를 넘고 있는 것

붉지 않음에 대해 감사를 하다.

 

梁該憬

2014.10.18. 오대산 선재길에서

 

 

 

 

 

친구들과 영흥도로 가기로 했었다

단풍의 절정으로 치닫는 끝무렵

원래했던 약속에 반칙을 했다

"오대선 선재길"로 가자고....

참 순한 친구들...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단풍객들로 인해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 오대산 월정사

사람들이 많다.

여러번 들락거렸던 곳이라

처음 걷는 선재길이라 하여도 길은 어디로 나있을지 뻔한 일이다

물가에 비친 단풍이며

먼 산머리 푸른 하늘 아래로 붉을대로 붉은 산이며

그림같은 풍경속을 걸었다

오랫만에 돌다리를 폴짝거리며 걸어도 보고

물가에 비친 내얼굴도 보며....

어릴적 동심이 생각나는 개울가를 세네시간정도 걸었던 것 같다.

월정사를 가끔 들리는 이유는

월정사 초입 산채비빔밥을 먹기 위해서 왔던 곳이라

언제와도 친근한 곳이기도 했다.

 

 

 

 

도보:월정사일주문-오대산옛길-오대산장-상원사-적멸보궁(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