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寺

정방사-마음을 울리는 종소리 듣고 싶은데 가난한 시간때문에 그냥 가네

kyeong~ 2015. 1. 31. 02:36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한눈에 반한 절

그 절에 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느렸다

느리게 가는 시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곳 저곳 블러거들이 올린 사진을 감상할때

무언지 모를 신세계에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 절이 그절이고

비슷비슷한 풍경인것 같아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사찰이 있다

 

소개한 친구는 푸른잎이 가득한 계절을 이야기했지만

난 겨울이 좋다

수묵으로 채워진 풍경

치장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수려한데

유색의 물결이 일렁이면 마음은 절간에 머물지 못하고

자꾸 유랑을 떠나고 만다.

 

아무것도 없는 듯

굽이 굽이 이어지는 수묵의 능선앞에서

멍하니 정신을 놓은 적이 몇 번이었던가

담담한 풍경은 마음을 흔들지 않아서 좋다

그자리에서 우두커니 평온을 주는 세상

그 세상이 어쩌면 가장 자비로운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세월만큼 바쁜 것도 없고

세월만큼 정확한 것도 없겠지만

세월의 억겹 위에 종잇장 같은 내 삶을

정방사에 얹고 가나니....

세월 속에서 정방사를 밟고간 털끝만한 순간을

 화석처럼 천년동안 간직하고 있으리

 

 

 

 

 

정방사淨芳寺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금수산(錦繡山)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法住寺)의 말사이다.

1954년에 지은 「정방사창건연혁기」현판을 통해 보면 662년(문무왕 2)에 의상(義湘)이 수도하기 위하여 창건하였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의상이 강원도 원주에서 공부하다가 신통력을 얻은 뒤 조용히 공부할 절을 창건하고자 석장을 공중에 던졌는데,

그 석장이 날아서 현 절터에 떨어졌으므로 이곳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1825년(순조 25) 중건하여 1825년(순조 25)과 1838년(헌종 4)에 중수하였다.

1950년대에 혜봉(惠鳳)이 일주문을 세우고 1970년대 후반에 범종을 조성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1825년에 건립한 목조 법당과 칠성각·산신각·종각·일주문(一柱門)·요사채 등이 있다.

 법당 내에는 높이 60㎝의 관세음보살좌상을 비롯하여 후불탱화·신중탱화·칠성탱화·산신탱화·독성탱화 등이 봉안되어 있다.

 

 

 

 

제천 자드락길 2코스

능강교-정방사(1.6km, 60분)

"자드락"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일컫는 우리말이다.

정방사는 자드락길 2코스에 위치해 있다

 

 

 

산모퉁이를 오르자 절간 지붕이 보인다

사진을 보며 이곳에 오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마음이 급하다

 

 

능강교에서 정방사까지는 완만한 길

 

대략 한시간 가량 걸으면 금수산 자락

"의상대"라 불리는 병풍같은 암벽아래 위치하고 있다

 

돌계단을 따라 일주문 같은 작은 암벽사이를 지나면

 

청풍호반이 바라보이는 의상대 아래 그림같은 정방사가 있다.

 

 

절집을 지키는 견

외롭지 않게 두마리...

누가 오거나 가거나

짖지 않아서 좋다

 

조용한 절집에 저들이 짖어대면 안되겠지.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나타나는 해우소

 

정방사도 유명하지만

 해우소때문에 더욱 유명한 사찰이다

 

 

 

 

해우소 문에는...

 

 

해우소에 앉아서... 

 

 

해우소內에서 바라보는 풍경

 

여기 앉으면 정말 근심이 사라지겠다

배기통 기둥만 없으면 더욱 좋겠는데...

 

볼일을 보면서 들창문으로 보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해우소에서 바라보는 풍경때문에 유명해진 정방사는

재래식 해우소옆에

현대식 해우소를 다시 지었다

 

여기서 보는 풍경은

액자에 담긴 풍경이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으로 바뀌는 이 액자....

멀리 월악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창밖의 풍경에 취해서

이 법언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가끔은 글보다 세상밖 풍경이 더 아름답고 진지할때가 있다.

 

너무 많은 것을 얻고자하지도 말며

너무 많은 것을 보고자 하지 말라

그냥 해우소에서 보이는 이 풍경만으로도

우리는 절집 마당을 밟고 가는 착한 중생이다.

 

 

 

 

화려하지 않은 범종각과

작은 새집

그리고 허허벌판같은 내 심장

모두 바람속에 서있다.

 

범종각은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저 종소리 울려퍼지면

강물이 출렁이겠다

저 종소리 울려퍼지면

지붕 위 눈이 우르르 쏟아지겠다

출렁이는 강물과 쏟아지는 눈 ...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종소리 듣고 싶은데...

가난한 시간을 가진 나는 그냥 가네

 

해우소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원통보전(圓通寶澱, 대웅전)과 유운당(留雲堂)이 있다

법당뒷편 병풍처럼 서있는 암벽은 "의상대"이다.

 

 

 

정방사 창건연기(淨芳寺創建緣起)

금수산 정방사는 충북제천시 수산면 능강리에 위치한 사찰로서

신라문무왕(662)임술에 의상대사가창건하고 

그후 몇차례의  중수를 거처 오늘에 이르렀는데  창건에 얽힌   다음과 같은 설화가 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의 문하에는 여러제자  가 있었다  그

중에 정원(淨圓)이라는 제자가 십여년이나  천하를두루 다니며

공부를 하여 세상사가 모두무상(無常)함을 깨닳고 부처님의 법을 널리 펴고자 스승을찾아 다녔다

수소문끝에 원주에어디 있는 어느토굴에서 수행을 하고 계심을 알고 대사를뵈로가니

스승은 큰반석에 앉아 정진을 하고 계셨다

 정원은 스승앞에나아가 절을 하고  여쭈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펴고자 합니다 

스승은 아무말씀도 없으셨다

 

정원이 다시 여쭈었다

십여년간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을하여보니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간을 떠나지  않았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아님을 깨달았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수있게 하여 주옵소서  정원이 이렇게 말씀드리고 다시 삼배합장하니

그제서야 스승인 의상대사께서 너의 원이라면 이지팡이의 뒤를 따라가다가 멈추는곳에 절을 지어 불법을 흥포하여라

산밑에 윤씨댁을 찾으면  너의 뜻을  이루리라  하셨다 

정원이 고개를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니  스승께서  던진 지팡이(석장)가 하늘로 둥둥떠서 남쪽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며칠동안 산을 넘고 물을건너 뒤를 따르니 지금의 정방사 자리에 멈추어 서는것이 아닌가

산세는 신령스러워  흡사 법왕궁(琺王宮)자리와도  같았다  

 

정원은 혹시  산밑마을의 윤씨댁을 찾아 그뜻을 전하니

주인은 어젯밤꿈에 의상이라는스님이 흰구름을타고 우리집에 오셔서 내가 그대의전생(前生)을 잘알고있소

불연(佛緣)있어 말하는것이니 내일어떤 스님이오거든  절짓는데 도와주기 바라오 하더니 구름을 타고 가셨읍니다 하였다.

이러한  인연(人緣)으로  창건 (창建)한  사찰은    정원스님의  정(淨)자 와

아름다운 산세를 지녔다는 뜻의 방(芳)자를 써서 정방사(淨芳寺)라고 하였다.

 

 

 

 

 

 정방사 초입 종무소로 사용되는 요사채

 

신도들의 요사채로 사용되는 유운당(留雲堂)

 

원통보전(圓通寶澱) 현판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정방사(淨芳寺 ), 왼쪽에는 유구필응(有求必應)

3개의 편액이 나란히 걸려있는 특이한 사찰이다.

 

유구필응(有求必應)이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응답이 있다"

이곳을 스치는 자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얻고자 하는 것 꼭 얻기를 기원한다.

 

 

원통보전의 주련

 

高無高天還返底       (고무 고천환 반저)

높음이 하늘보다 높은것 없으나 도리어 밑으로 돌아가고

 

淡無淡水深還墨      (담무 담수 심환묵)

담수보다 맑은것 없으나 깊으니 도리어 검도다

 

僧居佛地小無慾        (승거 불지 소무욕)

스님은 불국정토에 있으니 조금도 욕심이 없고

 

客入仙源老不悲

객이 신선 사는곳에 들어오니 늙음이 또한 슬프지 않구나

 

원통보전

관세음보살을 봉안한 사찰의 전각.

 

법당 내부

 

목조관음보살좌상'이 도난당했다가 다시 찾긴 하였지만

이 좌상은 진품이 아니라고 한다.

 

 

정방사 승려의 전언에 의하면,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 사전(寺傳)에 1825년(순조 25) 현재의 법당을 보수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법당 건물에 얹힌 기와에서

1838년(헌종 4)의 간지와 ‘충청북도청풍금수산정방암’, ‘도편수이대운’이라는 명문이 발견되었다 하여

19세기 중반에 법당을 중수하였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대웅전 마당에서 바라보는 풍경

좀전 해우소에서 보는 풍경이 작은 액자였다면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파노라마.

 

눈이 올듯한 흐린날

몽환의 세상에 서다

꿈속같은 이 풍경앞에 마음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온몸의 피는 회색이 된다

 

나는 어쩌면 회색인간

찬란하지 않아서

세상의 풍경에 묻혀서 산다.

 

기왓장에 앉아 있는 소박한 눈과 어루러진 월악산의 산줄기들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무채색의 풍경이 발길을 옮기지 못하게

마음을 꽉 잡아 놓는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욱 마음이 가는 정방사의 풍경이다.

 

 

정방사 뒷편 의상대 암벽

 

여기 석간수로 목을 한번 축여보라

지금은 겨울이라 이 물에 대한 반가움이 적지만

여름날 등짝에 빗물같은 땀을 흘리며 정방사에 올라

이 석간수를 만난다면

정방사에서 가장 반가운 것이 되리라.

 

내방객들이 붙여 놓고 간 동전

저 동전을 붙으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려나...

 

바위에 앉아 있는 동자승...

 

대웅전 뒤뜰을 돌아나오다

 다시 돌아보며...

 

 

 

대웅전과 나한전 사이로 보는 풍경

 

 

나한전(羅漢殿),

나한전 내부

 

목조 나한전과 풍경

 

청풍호반을 바라보는 해수관음보살 입상

 

의상대를 배경으로 놓고

넓은 단위 연화대좌위에 415cm 해수관음보살상을 봉안하였다.

 

석탑과 해수관음보살상

 

아래로 가는 계단은 지장전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산식각

 

눈이 올듯한 날씨때문에 청풍호반이 뚜렸하 않다

지금 이 모든 풍경을 얻지 못하여도 좋다

다음에 새로이 만나는 풍경이 있다면

다시 찾은 기쁨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

 

 

 

위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산신각

 

산신각 내부

 

산신각에서 보는 풍경

 

 

아랫계단으로 가면 지장전

 

수행의 공간

이 절간 마당에 서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풍경에 감사하는 수행을 얻는다.

 

 

지장전

가파른 언덕에 절의 규모를 갖추려니

계단에서 계단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계단마져도 돌의 생김 그대로 얹어 놓은듯 자연스럽다.

 

 

바위곁에 지장전을 짓다보니

지붕이 2층구조를 이루었다.

자연에 순응하며 불사를 한 정방사

 

지장전 내부

 

지장전에서 바라보는 풍경

청풍 호반이 안개에 묻혔다.

그래도 강물은 소리없이 흘러가리라

내 마음에 흐르는 부처님같이.

 

 

 

생긴그대로의 돌계단이 있고

생긴그대로의 노송이 있고

마음을 치장하지 않은 내 마음이 여기에 있고

 

 

장작과 가마

정겹다

온기는 없는듯하지만

시골의 정겨운 모습을 만난듯 좋다.

 

 

여름에 온다면 저기 작은 의자에 앉아 날이 저물도록 강물소리를 들으리.

 

내마음같이 마음대로 생긴 돌계단

 

 

지장전에서 올라오며 바라본

나한전과 의상대

정말 자연과 절집이 아름다운 궁합이다.

 

자드락 3코스로 가기위해 절집을 나오는 길

원두막 같은 요사채도 있다.

 

 

 

 

범종각 사이로 본 정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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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도 않을거면서

좋아서 이리저리 가랑잎이 펄럭이듯 돌아다니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에 정방사를 만나서

가랑잎 같은 마음이 스쳐간다

 

한시간 남짓이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절집이다

작은 절집에서 바라본 겨울 풍경

강바람을 타고 올란 바람소리에

청아하게 울리는 나한전 풍경소리

가끔 그소리가 그리워 다시 정방사 나한전 모퉁이에서

넋을 놓고 있을 것임을 예감한다.

 

2015.1.25. 흐림 제천 정방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