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앉아서
오랫동안 베란다에 화초를 키웠었다
옹기종기 작은 그릇에 들어앉아
철마다 꽃을 피우게 했다
베란다는 자꾸 비좁아지기 시작했다
300원짜리 꽃이
강산을 두 번 넘기는 동안
서서 눈빛을 마주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하늘에 닿을 듯한 산에 오르고부터
천상의 화원이 펼쳐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베란다의 꽃은 더는 식구 수를 늘리지 않았다
빈 화분이 생겼는데 이사 올 꽃이 없을 것 같다.
梁該憬
2015.7.11.토. 덕유산 원추리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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