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꽃에 손을 내밀어(양양 달하치에서)

kyeong~ 2015. 8. 8. 00:20

 

 

 

 

 

 

 

꽃에 손을 내밀어

 

 

모르는 마을 달하치月下峙

멀리서 여기까지 왔네

극성스런 여름이

내키만한 꽃들을 키웠는데

낯설어서일까

바쁜 것도 아니면서

걸음은 땅에 닿기 바쁘게 옮겨간다

 

세상을 다돌아 볼 것처럼

걸어가면 무엇하나

같은 시간에 살아있는

저 꽃에는 뿌리가 있는데

내생에는 뿌리가 없다

멈출 수 없는 시간 속

뿌리 없이 떠도는 유령이었던가

 

너는 꽃, 나는 떠도는 영혼

꽃을 향하여 손을 뻗는다

내 몸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손, 머리카락, 눈

모두가 꽃인지도 모르겠다

손과 꽃이 교감하는 사이 

내일은 내 속에 꽃이 만발하겠다

꽃과 함께 서 있는 수직의 시간이 있었므로.

 

 

梁該憬

2015.8.8.토. 양양 달하치 산판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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