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된 길을 가다
예전에 철길이었던 길을 간다
철길은 아스팔트에 눌려서
다른 길이 생겼다
침목 사이에서 튀어 오르던 자갈들은
아스팔트에 화석처럼 묻혀갔다
강처럼 달리던 기차는
길을 잃고 더는 오지 않는다.
오지 않는 것이 기차뿐이던가
아스팔트 아래 묻힌 자갈들처럼
화석이 된 옛이야기들
철길이 사라진 길 위에서
아주 오래된 영화를 떠올리듯
그 영화 속에 무명의 주인공을 자청하여
기차를 타고 가는 나를 어루만진다
철길의 자갈이 튀어 오르던 쿵쾅거림
모두 어디로 가서 오지 않는 걸까
내 심장은 아스팔트 아래서 굳어가고 있다
기차가 오지 않는 능내역
그래도 지난날 그때를 모른다 하랴!
梁該憬
2016.5.28.토 능내역가는 길에서
때이른 더위로 나른해지기 시작한다
몸살을 심하게 앓고 후유증이 심해서 산을 오르는 것은 무리다
가까운 곳....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는 길인지 안가봐도 알 것 같은 길
그 길위를 걷기로 했다
폐선된 철길위에 아스팔트를 깔고 자전거가 다니기 좋게 만든길...
그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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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역-조개울-봉주르-토끼섬-다산유적지-능내역
11시출발 3시 마무리...사진찌고 먹고 놀고 커피마시고 4시간
인천에서 9시에 출발하여 10시 좀 넘어서 도착한 팔당 초계국수집
좀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곳을 지날때 꼭 들러서 먹어도 좋을 맛집이다.
주소: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다산로 43
팔당에서 유명한 지역음식 초계국수를 단숨에 흡입하고....
신나게 고고씽합니다.
시원하고 짜릿한 맛 초계국수를 먹었으니
이제는 소화시킬겸 운동겸....이 자전거길을 따라 걸어가야 한다.
이쁜 벽화가 그려진 집앞에 자전거를 타기위해 온듯한 젊은 사람들...
그림과 함께 어울리는 풍경이라 한컷..
2008년 12월 29일에 중앙선 광역전철의 운행구간이 국수역까지 연장되면서
선로가 이설되어 이 철길을 더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폐선된 구간이다.
날씨가 덥지만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젊은 사람들이 싱그럽고
강바람이 불어서 생각보다 그리 덥지는 않았다.
500미터쯤 갔을까...
찻집이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다.
아이스커피 한잔씩 마시며
가는 세월에
흘러가는 강물에
뭐하나 부러운것이 없는 시간을 보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팔담댐근처 한강수계
아메리카노 커피한잔씩 마시고 다시 길을 갑니다.
쓍쓍 달리는 자전거를 따라 마음도 달려가는 시간
이길을 가면 괜히 더 젊어지는 느낌
둘이타는 자전거
바퀴가 무지 큰 자전거
유모차가 달린 자전거...
자전거 페스티발을 하는 것처럼 즐거운 길이다.
다산길
다산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길이다
그가 남겼던 글이며 얼을 느끼며 가는 길이다.
자전거길....4대강 사업을 하면서
득템이 되었던 길이다.
자전거길을 따라 보행자를 위한 길을 남겨주어서 감사하지만
이왕 보행자를 위한 길을 남기는 김에 흙길이거나 간이 철길이거나....
특성화된...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조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강의 마지막 수위조절 댐...팔당댐이다.
수도권시민의 젖줄이 되는 한강 식수원구역이다.
다산길에는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과 화장실이 잘 정비되어 있다
어린이들과 나서도 불편한점이 없는 편한 길이다.
봉안 터널이다
잠시지만 시워함을 느낄수 있는 길
군데군데 아주 짧은 길이의 철길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왜 이만큼만 남기었는지....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길이다.
먼곳을 달려온 물줄기...하류쯤이라
강폭이 넓다
아주 작은 섬이 떠있다...
유랑하는 나처럼.
양평으로 가는 국도
그아래 이렇게 호수가 있다
그위를 달릴때는 몰랐는데 각종 수생식물이 여름을 향하여 성큼성큼 자라고 있는 중이다.
가로등도 있고 데크도 있고 손잡고 나들이하기 좋은 길이다.
풍경이 좋고 서울인접지역이다보니...
금수저들의 별장이 많이 있는 곳이다.
한강의 풍경
봉주르 식당
예전에 초가집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고구마도 구워주고
모란꽃이 마당가득히 피었던 집인데
요즘은...기업화가 되어서...혼잡한 곳이 되엇다.
여기서부터 아스팔트길을 벗어나 흙길이다
그늘도 많고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풍경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의자가 참 오래된 것이다
밑둥이 썩어서 쓰러질 것 같다
세월이 오래됨을 말해주는 것이다
버드나무 아래서 쉬어가든 옛날이 기억난다.
세월이 그리 많이 흘렀어도
그자리가 아직도 남아있다니.....
그리운 옛시절이 떠오른다.
풀밭에 키자랑을 하는 장미
장미밭에 장미가 있는것보다
풀밭에 장미가 있어니 그 붉음이 사람을 홀릴것 같다는 것을 알수 있겠다.
토끼섬쪽으로 가는 길
청포도가 아니라 머루터널이다
머루가 주렁주렁 익어가는 계절이면 더 좋았겠다.
머루네 집에 놀러온 꽃한송이
칡넝쿨사이로 토끼섬 데크가 보인다.
이마을은 비석골
비석골에서 저기 팔당댐이 보인다
한강물이 흘러들어와 습지를 이루었다.
곳곳이 연꽃이 여름맞을 준비를 하는 중이다.
다산길은 총 13구간까지 있다.
그중에 2코스를 걷는 것이다.
쇠말산 자락을 따라 숲속 오솔길도 있다
토끼섬 데크
우체함이 었을까
아님 다른 용도였을까
망가진것 같지만 ....그래도 풍경이 되어 세월을 견디고 있다.
강건너 저쪽에는.....
저기에도 누군가 길을 가고 있겠지
나처럼 할말을 꿈꾸는 사람도 있겠고
말을 거두고 사는 사람도 있겠고
말이 꿈꾸거나 거두거나..길을 나서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서 길을 이야기하는 인연이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토끼를 풀어서 키워서 토끼섬이라고 해요
연밭에서 잡초를 뽑는 풍경
연꽃이 그리 많지는 않고
잡초가 무성하다
연꽃이나 잡초나....
그냥 푸르름이 좋다
잡초를 그냥 두어도 좋을 곳....
그래도 꽃밭이 좋은 건지도 모르겟다.
녹색의 세상은 보이는 것마다 풍경이다
아무렇게 서있도
아무렇게 찍어도 내눈에는 멋진 풍경이다
젊은날의 모든 것이 이렇게 멋진 풍경이었을텐데
그것도 모르게 그냥 살아왔으니....
뒤돌아보면 , 그리고 깨달았을때에는.......모든게 값진 풍경이었다.
다산생태공원이다
여기저기 작은 연밭이 많다.
아늑한 데크길도 있고
강바람을 타고 걷는 길이라 마음이 탁트여서 좋다.
목장길 둘레처럼 울타리가 있고
누구나하나 울타리를 넘지 않는 착한 방문객들...
아무리 급해도 빨리 갈 마음이 들지 않는 시원하고 느린 길
강변을 따라 개망초와 금계국이 어울려 피고 있다
들꽃때문에 길을 걷는 기쁨이 배가 되는 길
예전에는 저렇게 이쁜 들꽃을 왜 몰랐을까
왜 눈여겨 바라볼줄 몰랐을까
이름없는 꽃은 없다 ...단지 우리가 몰랐을뿐
다산정약용 선생의 생가가 있는 생태공원에는
정약용의 일대기를 비롯해 그의 저서가 나열되어 있어서
보통 대표작으로 목민심서와 경제유표, 흠흠심서등..삼대저서만 알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 줄을 몰랐다
대략 그의 저서가 600권가량 된다고 한다.
좌로부터 10권의 저서...
승암문답. 마과회통. 독역요지. 가계. 대학공의. 역례비석. 심경밀험. 논어고금주. 상서지원록. 다산만필
꽃짐지고 사는 인생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걷고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이야기 나누고 사는 인생...
내삶, 내게 주어진 모든것이 꽃짐처럼 감사한 마음이다.
저기 운길산 근처 두물머리가 보인다
원래 저기까지 걸어야 하지만 다음을 위해 남겨두고...
'여유당집' 책한권이 걸려 있는 집앞에 있는 것 같다.
액자처럼 꾸며둔 포토존이다.
여유당집:정약용이 자신의 모든 저술을 모아 정리하려고 한 책, 하지만 정리를 마치기 전에 사망해버렸다.
생과사를 느끼게 하는 그림이다
죽은 나무에 처연히 붉게 핀 저 꽃
꽃은 어디에서나 슬프도록 아름답다.
양귀비꽃밭...
온천지 화려하게 핀것 보다
이렇게 한쪽 귀퉁이 작은 밭에 피어 있으니 더욱 청초하고 귀하게 느껴지는 느낌이다.
색이 참 곱다...
꽃이름이 참 어렵네요 "만첩빈도리"
천사의 종소리가 들릴것 같은 꽃모양이에요
백과사전을 찾아봤더니 이렇게 적혀 있어요
만첩빈도리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원산지는 일본이다. 하얀 겹꽃은 6월경에 핀다. 꽃이 여러 겹 핀다고 하여 '만첩'이라고 한다.
오르기 쉽도로 지그재그로 만든 전망대
할미꽃인줄 알았더니 아니고.....뭔지 모르겠어요
두물머리와 세미원 사이에 배다리를 재현해 두었는데
입장료가 있더라구요..
작은 배위에 다리를 놓아서 배다리라고...예전에 이곳에 이있었나봐요
안내판이 있어요
다산 정약용 생가
정약용 丁若鏞
1762년(영조38) 경기도 광주 출생-1836(헌종2년)
유형원·이익의 학문과 사상을 계승하여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했다.
실용지학·이용후생을 주장하면서 주자 성리학의 공리공담을 배격하고 봉건제도의 각종 폐해를 개혁하려는 진보적인 사회개혁안을 제시했다.
다산은 30대초까지는 아직 젊은 중앙관료로서 경학사상 등 학문체계는 물론 사회현실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깊지 못했다.
그의 학문과정과 생애 후기는 주로 유배생활의 시기이다.
그는 출중한 학식과 재능을 바탕으로 정조의 총애를 받았다.
신유사옥 후 전라남도 강진으로 유배되었는데, 그는 이곳에서 독서와 저술에 힘을 기울여 그의 학문체계를 완성했다.
다산의 생가 마당에 익어가고 있는 매실
생각 뒷편에는 다산의 묘가 있는데 올라가보지는 않고 바라만 보았다.
집 뒷편에 우물은 말라있고...
장독대도 비어 있다.
그저 그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것만
방도 작고 툇마로 좁고..
예전의 삶은 참 소박했다.
앵두가 아직은 설익었다 10일정도면 붉을대로 붉어서
지나는이 모두 한알씩 입에 넣고 싶겠다.
생가를 빠져 나와 능내역
오늘의 종착지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버린 곳이다
소박한 마을에 상흔이 물들어 있어서..예전의 시골역느낌이 조금은 줄어드는 느낌이다.
능내역(폐역)
2008년 12월 29일에 중앙선 광역전철의 운행구간이 국수역까지 연장되면서 선로가 이설되어 능내역을 지나가지 않아,
자연스럽게 역이 폐지되었고 이 역을 대신하여 3.5km 떨어진 곳에 운길산역이 신설되었다.
현재 능내역사는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관광용 및 쉼터로 사용 중이며, 철로는 전부 자전거도로가 되었다.[1]
능낵역 대합실
능내역을 거쳐간 사람들의 사진이 추억처럼 떠있다.
다음에 혹시 이곳에 가거든
편지한장 써들고 가세요
나를 위해 써보는 것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좋고
아니면....말로 할수 없는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께 편지 한장 써보세요
타자로 치지 말고....내손으로 꼼꼼이 편지를 써보세요
자전거길을 내느라 철로가 아스팔트에 묻혀버렸지만
능내역앞에는 철로가 보존되어 있다.
다 없애면 안되지....우리의 세월이고 추억이고 그리움인데 말입니다.
능내역 뒷푠으로 나오면 예전 도로변...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버스는 자주 있고...사람도 그리 많이 타지는않는 편이라 탈만하다.
지나길 찻집에 걸려 있는 소품...
마음가는데로
평소하지 못했던 말 적어서 저속에 담아두면 좋겠다
누가 읽어도 좋을 그런 말 적어서 말이다.
다산길은
카메라를 메고 나서는 길이다
선글라스 끼고 멋진 폼으로 걸어보는 길이다
살면서 폼한번 내고고 싶었을때가 많지만
바쁘다보니...그저 편한대로 걷고 또 걸었다
그러나 이길을 걸을때에는
마음에도 멋으로 치장하고
이쁜가방 폼나게 메고 멋지게 걸어보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과 그 강물에 얼굴을 쓰다듬는 들꽃과
우리의 훌륭한 역사적 인물이 있는 그 길에서 교양스럽거나 우아스럽거나
폼나게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는 것도 의미있는 것 같다.
차곡차곡 계획하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인연들과 길을 걷고 웃고 이야기 하고.....
내 인생은 언제나 꽃짐지고 가는 나그네 같다.
2016.5.28.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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