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은 분주하다
유릿가루 같이 부서지는
햇빛을 마시고
강처럼 달리는 바람
햇빛의 날카로운 면은
새순을 끌어 올린다
사람들이라도 오는 날이면
봄은 진달래를 그리느라 바쁘다
그러고 보니 봄은 강하다
두꺼웠던 겨울을 걷어내고
종잇장처럼 얇은 꽃잎을 밤을 새워 접고 있다
실핏줄 같은 혀를 내밀어
자꾸만 넓어져 가는 봄을 탐하는 진달래
풍경이 잠을 설칠만하다
너라면 진달래가 혀를 빼물고 웃고 있는데
바쁘지 않을 수 있겠니
풍경뿐만 아니라
나도 봄때문에 환장하겠다.
梁該憬
2016.3.27.일요일 구담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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