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진달래에 의존하여( 진도 조도)

kyeong~ 2017. 8. 23. 00:02

 

 

 

 

 

진달래에 의존하여

 

 

세월 가는 것이 두렵다 보니
겨울을 그냥 잡고 있다
삼월이면 바라보던 봄옷은
아직 옷장 안에서 잠자고
마음은 겨울 외투처럼 두껍다

무심한 마음은
계절에 대해 참견을 하지 못하겠다
겨울 속에서 밥을 먹고

겨울 속에서 잠을 자지만 
달리 기억하는 것은 없다


입춘이 지난 줄도 모르고 산으로 간다
내 마음보다 먼저 든 봄빛에
진달래가 웃는다
어느새 봄인가?
진달래에 의존하여 봄을 안다 

아직 겨울이던 어색한 마음은
진달래에 대하여 아무것도 나눌 수가 없네
그래서 진달래는 소리 없이 돌아가겠지
진달래에 의존하여 알게 한 봄
봄이 다 지나갈 때쯤에야
돌아볼 것 같은 봄
그즈음에는 세상이 모두 꽃밭일 텐데
나는 웃음꽃이라도 피울수 있겠지.


梁該憬

2016.3.20. 조도에서 진달래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