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7.8.26.토. 지리산(중산리-순두류-법계사-천왕봉)

kyeong~ 2017. 8. 26. 00:16

 

 

 

 

 

지리산 연가

 

모난 돌을 따라 언제 끝날지도 모를 길
남들이 올라간 길을 따라
거친 호흡으로 올라보겠노라
발등에 올라앉는 꽃을 어루만지지도 못하고

하늘만 올려다본다


가슴이 터질듯한 이 시간이
저 산 아래 삶보다 나은 거겠지
뒤처져서 오르는 길이지만
저울질할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이러다 가파른 길에 놓인 모난 돌이
닳을 때까지 오를지도 몰라


산꽃이 바람처럼 투명한 시간
지리산은 나를 목말을 태우고 간다
가도 가도 하늘만 건너가는 지리산
몇 날 며칠 하늘만 가득할 테지
푸른 하늘 때문에 다른 기억을 다 잃겠다
그다지도 푸르렀던 하늘 때문에 거친 호흡을 다 잊겠다.


지리산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만은
지리산을 다녀온 날이면
나 혼자 지리산을 다녀온 것처럼 신명이 난다

나만 본 하늘인 것처럼

나만 꽃을 본 것처럼.

 

梁該憬

2017.8.26.토.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고

 

지금쯤이면 구절초가 피었으려나

아직까지 산오이꽃이 남아있으려나

작렬하던 더위는 꼬리를 좀 내렸겠지

생각이 많지만

무작정 그넘의 지리산이 또 가고 싶은 것이다

꽃이 없어도 날씨가 더워도 무조건 오르고 싶은 날

모든 생각은 산을 가기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왜 천왕봉에서는 일출만 기억하는지

일출을 보기위해 까만밤을 지새웠던 기억만 난다

그 첫만남이 일출이었고 그래서 처음을 기억한다

이제는 푸른하늘을 기억하거나 투명한 바람을 기억하거나...그리하고 싶다.

다른날과 달리 배낭을 챙기면서 가슴이 뛴다

4시간여 긴거리가 오늘따라 더 멀다

지리산, 또 지리산...또 지리산에 드는 것이다.

그다지도 힘들게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야하는 지리산

그곳에 왜 또 가고 싶은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그곳에서 밀려오는 산능선과 우주의 중심에서 풍경에 취하는 그 몇분이 좋은 것이다

 

 

 산청분소(탐방안내소)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 345

두류동, 출발지점이다

보통 중산리 매표소에서 버스가 더 이상 진입을 할 수 없지만

이곳의 식당에 예약을 하고 산청분소까지 버스가 진입을 했다

 

 

여기는 산청분소가 있는 두류동

지리산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길

칼바위능선으로 가는 길과

버스를 타고 순두류까지 이동, 순두류에서 법계사를 거쳐서 천왕봉으로 간다.

순두류를 통해서 법계사까지 이동하는 길이 좀더 편하다

 

2017.8.26.토. 날씨 맑음

인천 오전 5시 20분 출발

산청분소 오전10시 30분도착-하산완료 오후 5시 10분 (6시간 40분소요)

산청분소에서-(버스로 10분가량 이동:2000원)-순두류-로타리 탐방소-법계사-개선문-천왕샘-천왕봉 (원점회귀)

 

두류동에서 순두류까지는 3.2키로미터 버스로 대략 10분소요

편도2000원

거리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법계사 신도를 위한 버스이지만 신도보다 등산객이 거의 이용한다.

 

 

순두류

중산리 산청분소(두류동)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순두류하차(10분소요)

여기서부터 법계사(로타리대피소)까지는 2.7키로

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는 가파른 길 2키로 대략 3시간에서 3시간30분 소요

(나는 사진찍으며 천천히  4시간 소요)

 

혹시 이쪽으로 하산을 하게될지도 몰라 막차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5시가 막차이다

지리산, 智異山, 지혜를 다르게 하는 산

그 속살을 따라 올라가보기로 한다.

 

 

초입 1km 들레길처럼 편안하다

한쪽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도 지리산의 숨소리처럼 힘차다

물소리만 들어도 산에 오길 잘했다, 잘했다를 되뇌이며 오르기 시작했다.

 

 

중산리에서 보통 장터목으로 오르거나

칼바위능선을 타고 오르고

이쪽길은 법계사를 가는 신도들이 주로 이용하던 길이다.

순두류방향의 길은 더 지리산답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생각을 많이 하게 길이다.

 

 

1km쯤 지나면 이제 지리산 돌계단의 시작이다.

지리산은 어디를 가나 돌계단으로 정비되어 있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가장 가파른 길의 시작이다.

 

 

작은 개울을 건너는 출렁다리

보잘것없는 작은 출렁다리도

제맘대로 생긴 돌게단하나에도 지리산에서는 왜그리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어렵고 힘든곳에서는 모난 돌하나까지도 소중한 법이다

 

 

 

키작은 조릿대 사이로

오름의 시작이다

어디서 저많은 돌을 모아서 오르는 길 내내 차곡차곡 길을 만들었는지

오름의 시작에서는 늘 일행들을 앞서보낸다

나때문에 늦은 걸음으로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고 미안하다

부담과 미안은 언제가는 마음의 빚이 되기때문에 홀로 힘듬이 좋다.

모난돌의 등을 타고 그 힘듬의 깊이를 홀로 재본다

 

 

 

법계사는 천왕봉으로 가는 마디같은 쉼터

모든 마디는 쉼터이다.

시작에서 천왕봉정상까지 몇키로보다는

여기서 법계사까지 몇키로

다시 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

이렇게 나뉘어서 오르면 길이 멀어보이지 않는다.

순두류에서 걸어서 어느새 법계사까지 반절이 넘는 길을 올랐다.

 

 

로타리 대피소

화장실이 있다.

이지점은 중산리에서 칼바위능선으로 올라온 길과 만나는 것이다

중산리에서 칼바위 능선으로 오르면  3.3키로

중산리에서 순두류를 거처서 여기까지 오르면  5.9키로

내려갈때 시간이 넉넉하면 칼바위 능선으로 내려가는 것도 좋겠다.

 

 

깊고 높은 산

가파르고 힘든산

체력과 시간을 잘 이용해야하는 산

그래서 하산시간과 걸리는 시간을 잘 참고해야 한다.

 

 

입산 시간도 자알 확인하고....

지금이야 알것 같아도

다시 왔을때 이 기억을 그때가지고 있을지는 모르는 일

그래서 메모를 남기듯 찍어두는 것이다.

 

 

로타리대피소의 샘

지리산은 중간 중간 물을 구할수가 있어서 좋다

그래도..혹여 더운 여름날 탈진이 일어날수도 있어서 배낭에 물을 충분히 준비했다.

 

 

지리산의 사찰

절집에 들어서 잠시라도 마음을 비우고 싶지만

느린 발걸음으로 그냥 지나간다

혹여 내려오는 길에 시간이 된다면 들리리라 .....

그렇지만 지리산의 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

법계사에 들르지 못한 것이 참 아쉬운 마음이다.

 

 

 

 

아, 드디어 겹겹의 장관을 본다

구름처럼 파도처럼 밀려오는 수많은 산능선들

그 많은 산능선의 중심에서 그저 멀건히 나도 풍경처럼 마음이 밀려다닌다.

 

 

너럭바위 휀스가 있고

기대어 쉬어본다

바람이 쓸고간다

지리산의 바람....

왜 그렇게 각별하게 고마운지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로 가는 길

그 힘듬을 위로하듯 지나가는 바람, 바람때문에 지리산을 오를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무 사이로

풍경사이로

틈만 나면 지리산 밖의 세상을 바라본다

밖에서는 지리산으로 가는 꿈을 꾸며 살고

지리산에서는 지리산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다

 

 

산오이풀

산오이풀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법 높은 곳까지 왔나보다

길가에 나와서 발끝을 스쳐가는데

가파름과 힘듬에 시달려 꽃을 살펴주지 못하고 지난 추억을 삼키듯이 그냥 지나간다.

 

 


산오이풀은 대개 오이풀보다는 좀 작은 편이다.

오이풀이란 이 식물의 잎에서 오이 향이 폴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수박 향이 난다고 해서 수박풀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참외 향이 난다고 하여 외풀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고산 중턱 이상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산 정상이나 중턱부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며, 키는 50~70㎝이다.

<<산오이풀 – 야생화 백과사전 발췌>>

 

 

 

세상은 원래 바다였던가

바다의 혼이 물들어 있는듯

온통 산너머 산....모두가 바닷빛이다

바다에서 우주는 태어났을지도 몰라....

그래서 멀어질수록 깊은 바다색이 되어간다.

멀리 하동방향...하동쪽 바다가 보이는 것도 같다

 

 

법계사에서 천왕봉의 중간지점 개선문

여기까지 오니 다온듯 반갑다

시작이 절반이다

오를까 말까 망설였지만 오르다보니 이렇게 800미터를 앞둔 지점에 와 있다.

 

 

천왕봉이 1915미터

여기가 1700미터..

이 높은 곳으로 오르는 사람들의 길라잡이 표지판

이 몇안되는 숫자가 때로는 가장 위안이 된다

얼마남지 않았음을....

가까이 왔다는 자체가 큰 힘이 된다

 

지루하고 먼 산길을 갈때 이정표가 나타나면 임을 만난듯 반갑다

여행후기를 위해 이정표를 남겨본다.

 

 

 

 

쓰러진데로

꽃이 피는데로

하늘이 푸른데로

자연스러움과 자여스러워 지고 싶은 마음이 함께 공존하며 지리산의 길은 이어진다.

 

 

지리산으로 들어오는 골짜기 풍경

산청땅~그리고 그 끝에 하동땅

산밖에 없는데 그틈을 비집고 사람들은 살아간다.

산너머 산, 산이 온통 세상을 지배하는 나라에 들어선 것 같다.

 

 

고도를 높여서 최종의 지점

계단이 터억 버티고 있다

그늘도 없고

하늘만 가득한 지리산

마지막 힘을 다해서 계단을 오른다.

 

 

힘들어도 옆으로 뒤로 앞으로 구경할껀 다하면서

렌즈에 다아 담을려고 욕심을 부려본다

손끝의 욕심때문에 지리산에 오려고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모든 풍경을 눌러보는 카메라 똥침!!

 

 

티없이 푸른 하늘이 지리산 끝에 펼쳐져있다

지리산의 하늘을 점칠수 있는 날이 있었던가

항상 흐리고 비가 내래고 ...

오늘처럼 맑은 날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갈자갈 발끝에 걸리는 돌

그 돌이 지리산을 지키고 있는것 같다

그 틈새로 환하게 웃는 산오이풀이 반갑다.

 

 

굽이굽이 다가서는 푸른 능선과

산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산오이풀

그리고 원없이 푸르고 맑은 하늘

마지막 여름 신의 은총처럼 지리산은 내게 다가섰다.

 

 

대원사쪽의 계곡이 흘러내릴것 같은 산줄기도 바라보고...

좀 늦더라도

저렇게 밀려오는 산능선의 오장육부를 느끼고 싶은 것이다

이리저리 살펴보느라 시간이 제법 지체 되었다

먼저간 이들이 지루하겠다.

 

 

지리산 아래 천왕샘

물한바가지 목줄기를 적셔본다

지리산이 내게 흘러내리는게야

지리산의 힘을 내게 넣어준거다

지리산 감로수를 마셨으니 내 몸엔 지리산의 피가 흐르는 것이다.

 

 

 

사람보다 훨씬 더많은 산오이풀

지금은 지리산의 최대 지배층이다

그래서 감사히 그 얼굴에 눈맞춤한다.

 

 

이제 마지막 계단

저기만 오르면 지리산의 최고봉 천왕봉이다

올려다 보기만 해도 성스러운곳

어서 올라야겠다

저 신령스런 천왕봉에 올라야겠다.

저기 천왕봉이 우주의 중심이다

우주의 중심에서 천하를 얻어보고 싶다.

 

 

 

지리산은 육산이다

육산은 수많은 먹거리리를 지니고 있다

많은 것을 인간들에게 나누어주는 산이다

그래서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고봉에 오르니 지리산의 일주문 같은 바위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

 

 

높은 곳, 그래서 큰나무가 없다

키작은 나무만 있다

그래서 하늘은 더 가까이 지리산과 지내고자 한다.

지리산 가까이 내려앉은 하늘때문에 푸른물이 흐를것 같은 하늘때문에

오늘 지리산을 오르는내내 원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암릉은 산정상에 조금 있을뿐

굽이 굽이 육산이다.

 

저 골짜기, 그리고 숲사이에 많은 생명과 먹거리가 숨어있을 것이다

저 고사목 부부같다

죽어서도 나란히 있으니 좋다

 

 

저 바위에 걸터 앉고 싶다

지리사에 목말을 탄것처럼...

이 하늘 좋은 날

이 바람 좋은 날

저 바위끝에 앉아서 무상무념 그저 지리산이 되고 싶다.

 

 

중산리쪽에서 올랐으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중산리쪽의 풍경

그래서 아는만치 보인다고 했던가

 

지리산 정상의 풍경

못생긴바위들이 지리산의 수호병처럼 서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도

우리는 또 다른 곳을 찾아서 가야한다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길을 향한 이정표 앞에서 선뜻 어디로 가야할지를 말하지 못하겠다.

 

 

화관을 드른듯

천왕봉은 산오이풀를 가득 두르고 몰려오는 산들을 맞이하고 있다.

저렇게 이쁘게 꽃을 피우고 있는데

산이며 바람이며 아니 쉬어가는 것이 있을까

 

이곳에 온것 만으로

얼마나 큰 행복을 얻는 것인지

오름의 힘듬보다는 정상에서의 환히가 항상 더큰 법이다

더 큰 행복의 얻음을 위해 오름의 힘듬은 작은 수고 일뿐이다.

 

 

지리산은 나를 무등을 태우고

가도 가도 하늘뿐인 세상을 향해 떠나고있다.

광활한 우주를 향하여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상 어디쯤에 초막하나 있었음 좋겠다

큰맘먹고 와야하는 이에게 하룻밤 묵어 갈 수있으면 참 좋겠다

 

올라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

힘듬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풍경으로 돌아온다.

 

 

천왕봉

 

남한에서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1915m)로 지리산의 주봉이다.

천왕봉과 덕평봉(1522m) 사이에 있는 세석평전은 10여대의 헬리콥터가 앉을 수 있는 고산의 평원이다.

지리산에는 노고단의 구름바다, 피아골의 단풍, 벽소령의 밝은 달, 칠선 계곡 등 10경이 있다.

이중 천왕봉의 해돋이는 8경에 해당한다. 끝없는 구름 위로 치솟아 오르는 붉은 해가 장관이다.
그러나 바위로 된 정상 주변을 둘러싼 변화무쌍한 구름 때문에 해돋이를 보기 힘들어 3대가 원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천왕봉 동쪽 기슭에 있는 법계사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1444m)에 있는 절로 보물인 법계사 3층 석탑이 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이르는 마지막 관문은 통천문이다.

천연암굴로 되어 있어 사다리를 타고야 올라갈 수 있는데 부정한 사람은 출입할 수 없다고 한다

<<다음백과 내용 발췌>>

 

 

지리산 智異山

 

높이 1,915m로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산이다. 행정구역상 전라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다.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이라고도 한다. 국립공원 제1호로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크다.

8·15해방부터 6·25전쟁을 거치면서 삼림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비교적 원시상태의 자연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대한제국 말에 동학교도들이 피난하여 살았으며, 여순반란사건 후 좌익세력 일부가 머물렀고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패잔병이 거점으로
삼기도 했다. 오늘날 각종 민족종교의 집산지가 되고 있다.

지리산은 불교문화의 요람지로서 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쌍계사 등에 국보급·보물급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노고단, 피아골, 반야봉, 세석, 불일폭포, 벽소령, 연하봉, 천왕봉, 섬진강, 칠선계곡의 절경이 지리10경으로 유명하다.

[Daum백과]

 

 

정상에서 바라보는 중산리 방향

 

 

하늘만 푸르러도 좋은데

푸른 산능선만 봐도 좋은데

아니 아무것도 없어도 좋은데

이렇게 산오이풀 가득 피우고 있는 천왕봉을 만나니

꿈처럼 기쁘다

 

새털구름이 인다

아마도 가을이 다가서고 있나보다

세월은 속절없이 흐른다지만

벌써....가을이 오는건지 구절초가 피는 걸 보니 영락없는 가을이 오는 것이다.

 

 

지리산은 힘이다

이곳을 올 힘이면 세상 모든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지리산은 희망이다

이곳에 갈 수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는 날이 즐거운 것이다

지리산을 가기위해 손꼽으며 살아간다.

이번에 왔으니 또 언제 다녀갈까

 

 

 

그토록 푸른 하늘과

그토록 아름다운 산오이풀을 두고 이제는 내려가야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래서 마음에 가득담은 지리산과 함께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 내려간다.

 

 

지리산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산오이풀....그대 잊지 않겠네

세월만큼 지리산에 대해 기억할 것들이 많아진다

별빛도 그립고

새벽에 찾아들던 산의 정령같은 기운도 그립고....

그리고 더러는 산오이풀과 구절초도 그리울것이다.

 

 

 

지리산의 팔월은 산오이풀의 축제다

정상부에 능선을 따라 산오이풀이 가득하다

저꽃이 물러가면서 구절초가 가득하겠지만....

 

 

가을이 오고 있음을.....

은빛머리 찰랑이는 가을 풀....

 

 

지리산 정상에 대나무가 박혀있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자료내용

대나무 못(죽목:竹釘)을 설치하는 작업이 추가됐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들이 인근 지역주민들의 옛 이야기와 학계의 연구자료(토양. 식물) 등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와 조사 끝에.

땅 속의 원활한 공기이동과 일정한 습도 유지를 위해 대나무 고정못을 박아 놓는 공법을 사용한 것이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이승찬 자원보전과장은 “이러한 대나무 못들은 과학적으로는 고산지대의 온전한 식생 복원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복구 중인 지역에 탐방객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한다.

 

 

누군가 산은 내려가기 위해 올라간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지만

산을 내려갈때마다 그 말이 늘 생각난다

왔던 길 그대로 다시 내려간다

천왕봉에서 내려감의 시작 계단 내려서면서 하동땅까지 주욱 보이는 산아래를 바라보았다

기분좋은 풍경, 그 여운때문에 이곳에 오기를 한없이 꿈꾸나보다.

 

 

올라갈때 보았던 고사목 두그루

저들은 부부였을까

나란히 멋지게 폼나게 서있다.

 

 

남들보다 뒤쳐져서 뛰다시피 내려왔다

순두류에서 두류동까지 마지막 버스가 오후 5시이다

숨가쁘게 내려왔더니 그래도 20여분 시간적 여유가 있다

산속에는 어둠이 빨리 밀려오기때문에 하산을 서둘러야함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지리산 산청분소 주자창

지리산 거북이 산장 식당건물과 하산하려는 등산객들이 줄서있다

택시를 부른 모양이다

 

 

하산후 눈에 들어온 시조

순두류로 가기전 두류동에 큰 바위에 새겨져 있다

눈에 익어서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다.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 듣고 이제 보니,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겼에라.
아희야, 무릉(武陵)이 어디메뇨, 나난 옌가 하노라.   /남명선생

 


1561년 남명 선생은 61세의 나이로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 보이는 덕산 사륜동(絲綸洞)으로 들어왔다.

현재 산천재가 있는 곳으로 이 마을 사람들이 ‘실골’이라고 부르는 사리(絲里)이다.

고려가 망하자 녹사(錄事) 벼슬을 하던 한유한이라는 사람이 지조를 지키고자 이곳에 피신해 살았다.

조선 임금이 한유한을 부르자 그 길로 이곳을 떠나 하동 악양방면으로 가 숨어살았는데,

그가 살던 방에 “한 조각 임금명령 골짜기로 들어오니(一片絲綸來入洞)/

비로소 이름 인간 세상에 떨어진걸 알겠네(始知名字落人間)” 라는 시구가 적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래서 이 마을 이름이 사륜동이 되었다고 하며. ‘사륜’은 임금의 부름을 뜻한다.

이 마을 앞을 흐르는 강이 덕천강인데, 양단수(兩端水)로 더 알려져 있다. 남명선생이 지었다고 전하는 ‘두류산가(頭流山歌)’ 때문이다.

 

 

지리산 거북이 산장식당

055-973-8934~5

 

혹여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싶거나

중산리 버스정류소에서 산천분소까지 바로 올라오고 싶을때 이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숙박을 하면

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산행후에는 모래알도 맛있을 것 같다

힘든 산행 그 땀의 댓가가 모든 음식을 맛있게 한다

산나물에 슥슥 비벼서 한양푼을 뚝딱했다

어딜가나...난 밥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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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은 산에 대해 망설임이 앞서고

어떤날은 무작정 무엇에 홀린듯 산으로 간다

산은 망설이고 계획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홀려서 다니고

힘들어도 그 끝은 언제나 행복감이다

산은 실망을 준적이 없기때문에 

무작정이 참 잘 먹히고 있다.

그 높은 산정상에 올라 천하를 얻은 것같은 순간을 즐기기 위해

오르고 또 오르는 것이다

높거나 낮거나 그 오름은 언제나 내안의 모둔 호흡을 총동원하지만

그 댓가가 솔솔하다

정상에 올랐다는 뿌듯한

천하를 얻었다는 착각

마음은 무녀처럼 춤을 춘다

오늘도 천왕봉에서 다시 또 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내 삶의 부록같은 산행, 그 부록에 지라산을 첫번째 장에 올려본다.

 

2017.8.26.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