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각만 해도 기쁨이 가득찬 산으로 간다
일기예보를 몇번이나 들여다보아도 설악에는 하루종일 비가온다고 한다
가보면 무슨수가 있겠지싶어 무조건 길을 떠난다
새벽 5시
어둠이 가득한 아파트를 빠져나가 서울까지 2시간
간신히 시간에 맞추어 사당역에서 버스에 오르자 그제서야 단숨에 젖었다
혹여 늦잠자면 어쩌나 싶어 산행전날은 늘상 잠을 자는듯 마는듯하다가
버스에 오르면 단잠에 빠져든다.
설악동에 내리자 약간의 이슬비가 내리지만 산행을 시작했다.
바위 산행이라서 다른때보다 염려가 되는 산행이다
염려는 염려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머리로는 염려를 하고
가슴은 이미 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산을 잘 타는 체력도 아니면서 이토록 산을 향한 고집은 내려놓지를 못한다.
비가 점점 더 굵어지지만
같은 고집을 가진 친구들은 산에 진입한 이상 옷이 폭삭 젖어도 끝까지 목표한 산행을 이루고야 말았다.
설악산 울산바위(센터-피크, 웨스트-피크)
2017.9.17.일요일
사당역 7시 출발-설악동 10시도착
10시 산행시작 -오후 5시 30분 하산
날씨-하루종일 비
산행코스:설악동-신흥사-안양암-계조암 흔들바위-울산바위(센터-피크, 웨스트-피크)-설악동(원점회귀)
설악동
수없이 눈에 익은 풍경.
암봉은 하늘높이 머리를 들고 설악에 드는 이들을 반긴다.
오늘도 또다시 그 품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고자 한다
"조계선풍시원도장설악산문"
설악산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문은 2016년 5월에 세워진 문으로 현판글씨는 계명대 석좌교수이면서 서예가인 "김양동"의 글씨라고 한다
높이 14m, 가로 17m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설악산 출입문으로 들어선다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나 싶다
우산을 안써도 된다...제발 산행끝날때까지 이랬으면 좋겠다.
설악산 고정출연모델....
신흥사 입구를 지나서 울산바위로 가는 길
비가오는 날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도 좋지만 오늘은 갈길이 바쁘다
계조암까지는 평탄한 길
멀리 울산바위가 늠름하게 다가온다
비가 온탓에 숲길이 시원하다
제발 비가 오지않았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마음이다.
안양암安養庵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부속암자이다
1785년 (정조9년) 준경스님이 창건하였으며 1949년 비구니 이대덕 스님이 중창하고
1969년 비구니 임법지스님이 중수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건물들은 근래에 다시 지은 것으로 보인다.
안양암(安養庵)에는 강원 유형문화재 제 165호로 지정된 아미타회상도( 阿彌陀會上圖)가 전한다고 한다.
설악산은 바위가 많은산
신통방통한 바위들이 많다보니
석굴이 있고 유명 스님들이 기도처였다고 한다.
'신통제일나한석굴"
석굴입구 현판글씨이다.
둥글게 생겨서 목탁바위라고 하나보다..
그 목탁같이 생긴바위아래 석굴, 그곳에 부처를 모시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앞에는 두개의 바위가 일주문처럼 버티고 있다.
계조암繼祖庵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神興寺)의 부속암자이다.
652년(진덕여왕 6)자장(慈藏)이 신흥사의 전신인 향성사(香城寺)와 함께 창건하였다.
자장 이후 동산(東山)·각지(覺知)·봉정(鳳頂)이 주지직을 계승하였고,
원효(元曉)·의상(義湘)을 비롯한 많은 고승들이 계속해서 수도하였으므로 계조암이라 불리게 되었다.
거대한 울산바위 아래 있는 석굴사원으로서 그 구조가 특이하며,
오랫동안 자연의 석굴을 이용한 수행처로서 많은 수도승들의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현재 경내에 있는 석간수와 흔들바위가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석굴 뒤쪽에는 백여명이 함께 앉아 식사할 수 있다는 식당암(食堂庵)이라는 반석이 있다.
중창·중수의 뚜렷한 역사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1890년(고종 27)응화(應化)가 삼성각을 지었으며
1908년동암(東庵)이 이 암자를 단청하였고, 동고(東杲)가 후불탱화를 조성하였다는 기록만이 전한다.
석굴 내에는 아미타불상과 나반존자상을 모셨다.
[Daum백과] 계조암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설악산 계조암 삼성각
조선시대인 1890년(고종27) 응화(應化)가 세웠다는
삼성각에 모신 나반존자상은 영험하다 알려져있다.
사람들은 길이 길이 이름을 남기기를 좋아하나보다
이름도 남기고
영혼도 남겼을까?
인사유명...꼭 그래야만 했을까
흔들바위
누가 얹어놓은것처럼
언제보아도 신기하다
삼성각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울산바위로 오른다
여기서 울산바위까지는 1키로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울산바위로 가는 길 계단앞에서 사선을 넘어....
설악산
바위를 쌓아올린 거대한 석탑같다
어디를 가나 집채만한 바위들이 진을 치고 있다
비가 점점 굵어진다.
잠시...산을 오를 것인가...망설여지는 순간이지만
나나 친구들이나 산에 미쳐 있다
마음과 머리가 따로 논지 오래 되었다.
안개가 짙다
이 좋은 풍경앞에
두번오기도 힘든 이 풍경앞에
안개가 밀려온다
저 소나무 시공을 넘나드는 스님같다
허공에서 속세를 향해서 기도하는 기도승같다.
4발로 오르는 산행이다
곰처럼 어슬렁어슬렁 급할것도 없이 산을 오른다.
비는 점점 굵어오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싶어서 그냥 산을 오른다.
가파른 바위길
그래도 친구들과 오손도손 걸으니 그 발걸음이 가볍다
이렇게 작은 석굴도 엎드려서 지나고
재밌다.
이 동굴속에서 좀 앉아있고도 싶다
그렇지만 동굴을 빠져나가 계속 전진전진...
여기도 저기도 수려한 바위천국
그런데 비를 맞은 카메라가 속을 썩인다
촛점도 못잡고 셔터도 스톱이고 답답하다..
무조건 다 담아야 하는데 말이다
이러한 풍경을 언제 또 담을수 있을지...
수도승처럼 서있는 바위도 있고
수도승을 지키듯 홀로 서있는 나무도 있고
카메라가 작동을 멈추어
이리저리 달래가며 혼신으로 찍어본다.
안개가 없었다면 이 얼마나 멋진 풍경일까
안타깝기 이를데 없다
내마음도 달래지 못하는데
날씨야말로.하늘이 조정하는 건데 어쩔수 없다 싶다가도 야속하긴하다
그래도 아찔함과 스릴과 절경의 도가니로 우린 비를 맞으면서도 행복하다
하나도 같은 바위가 없다
아무리 보아도 다 잘났다
내가 젤 잘났어...라고 외치듯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저 포효하는 모습이 멋지다.
카메라가 속을 썩이지만
옆에서 친구가 여기도 찍어봐
저기도 찍어봐....친구가 좋긴하다
무엇하나라도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고맙다.
소나무와 바위
천년궁합
소나무를 키우는 바위
저 우직함이 수천년을 저렇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허공을 걸어가는 것 같다
속세를 벗어나 수도승이 되어 허공을 걷는것도 같다.
옹기종기 모여앉은 나의 벗들
수려한 풍경앞에
잠시 쉬어가야지
세상이 안개천국이지만
하늘아래 앉아 있는 것처럼 평화롭다
첩첩바위
수많은 바위군상앞에서 우린 그저 행복하다.
미시령쪽에서 내려오늘 길도 보이고
속초앞 바다와 들판이 보이는 곳인데
사진이 몹시 흐리다
천상의 휴게실 같은 곳
그곳에서 우린 한동안 시계가 멈춘듯
세상이 멈춘듯 그렇게 지냈다
저 바위선을 타고 우린 어딘가 흘러가는듯했다.
우리가 떠나고 텅빈그자리
비는 자박자박 내려앉는다
새한마리 없는 그런 산중이다.
동서남북
사방팔방...
나의 시선은 고정이 안된다
여기저기 바라보느라 갈길이 느려진다.
천태만산의 바위군상앞에서
자연의 멋진 조각솜씨에 반하고 또 반하는 중이다.
언제 이곳을 또 올수 있을까
다시 온다고 해도 또 다른 얼굴이 반길것 같은 곳
하나하나 눈에 넣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절대 흙한줌 없을 것 같은 바위틈에
고독하게 살아가는 저 천년송
바위처럼 단단한 육질로 변해가고 있으리라
어뜨캄 좋아...
안개때문에 그 좋은 절경이 이렇게 밖에....
아쉬워도 참 아쉽다.
금방이라도 툭 떨어질것 같은 바위
누가 발로 차면 떨어지겠지만
누구나하나 건드리진 않았다.
자연의 힘 그대로
사람은 사람의 마음 그대로...
작은틈..곳곳이
신은 바위에 조경을 참 잘해두셨다.
높은곳까지...안개를 먹고 사는 나무를 심으셨다.
바위와 바위를 조심조심 건너며
기품있는 멋진 바위를 다시 돌아보며....
오던길을 뒤돌아보는 것도 좋았었는데
오던 길을 뒤돌아 멋진 암릉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천길 낭떠러지위에 서있는 기분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무섭지만 누구하나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풍경에 취해있다.
아마 날씨가 맑았다면 새처럼 날고 싶었으리라
절벽과 절벽을 건너간다.
산에 오는 사람은
어쩌면 들짐승의 피가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바위와 바위를 타고 용감하게 잘 건너가고 있다.
처음가는 길임에도 익숙한 길처럼 잘 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혹시 멧돼지였어나?
아님 들개였었나?
전생이 들짐승었을지도 몰라...
가면서 또 가면서 내려다 본 같은 풍경
조금더 갔으니 각도가 다르다 싶어 또 남기고 남긴다.
제발 산을 내려가기까지 카메라가 이렇게라도 찍을수 있었으면 좋겠다.
안개속에서
높은 바위위에서
시공을 넘나드는 스님같은 기분도 든다.
조심조심 바위너머를 바라보았다
저 바위 사이로 속초바다가 보이는구간
들판도 누렇게 보이는 구간
야속하게도 사진은 허락을 안한다.
울산바위센터피크 최종점
저 높고낮고 긴 바위 행렬들
우린 저 험한 길을 걸어오면서도 행복했다
길인지 아닌지
그 발바닥 반쪽만 올려놓을수만 있다면
길을 갈수 있고 행복했다
사는 것이 힘들다고는 했지만 지금까지 우린 참으로 행복한 삶을 누려왔으리라 생각된다.
뒤돌아보니 이 얼마나 훌륭한 길을 걸어왔던가.
비바람과 안개가 우리 가는 길을 덮었지만
우린 참 잘 해내고 걸어왔다
가고자하고
해내고자하면 모든길이 지나고 나면 멋지고 행복한 걸음이었다.
친구의 덕으로 이 훌륭한 길을 멋지게 걸었고
두고두고 자랑삼아 꺼내어볼 길이 되었다.
하산하여 서봉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계단바위
어쩌면 저렇게 차곡차곡 계단을 만들듯 바위가 형성되었는지
우린 저기에 나란히 앉아서 잠시 야상곡(野想曲)을 듣는것처럼 즐거워햇다.
밤야(夜)자가 아닌 들야(野)
들판위의 협주곡을 듣는 관객이 된것처럼 앉아있었다.
저기 계단에 옹기종기 앉아있고
산상의 음악회라고 열고 싶다
비가 오는 날
우리만의 산상의 음악회를 열고 싶은 날이다
비는 이미 잊은지 오래다
우리만이 바위천국을 열며 걸었다
마지막 이곳에 앉아서 지나온 길을 자축하며 음악회라도 하고 싶은 곳이었다.
울산바위 웨스트-피크
안개가 너무 짙다
비가 오는 바람에 시간이 너무 지체 되었다.
발걸음 빠른친구 세명만 올라갔다오고
아래서 바라만 보는 풍경
3년전쯤 서봉만 산행을 했던적이 있어서 그리 아쉽지는 않다.
날씨가 맑은 날...다시 또 행운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하산하는 길
평평한땅에 누가 일부러 만들것처럼 저렇게 굴같은 바위들이 있다.
일부러 기도하듯 몇바퀴 돌아보는 친구도 있었다.
혹시라도 이 길을 잊을까 싶어
하산하는 길 연신 바위를 남겨본다
가장 많은 바위들이 출연한 산행이 아닌가 싶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바위
천의 마음을 가진 내가 바위와 원없이 친한 하루였다.
하산하는 길
비는 여전히 내린다
비의 끈기나
산을 오르는 나의 끈기나 막상막하다
비옷을 입었어도 푹 젖었지만 다행히 체온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권금성쪽의 풍경도 한컷..
오랫만에 사지근육을 모두 써야하는 암릉산행을 했다
비가 제법 오는터라 바위가 미끄러웠지만
그래도 조심조심 안전산행을 하고 돌아서 나오는 길
이렇게 아찔하고 멋있는 산행때문에 멀어도 또 따라 나서고 하는 것이다.
친구들을 위해 멋진 코스를 보여준 리딘친구의 마음에 대해 깊은 감사를 하며
영원히 남을 설악의 풍경을 남겨본다.
힘을 쏟은만큼 얻는 풍경과 즐거움은 정비례한다
힘들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버거움이 오더라도 반드시 끝은 있고
그 끝에는 내일을 향한 꿈이 달려오고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2017.9.17.일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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