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7.10.14. 가지산~운문산 (무박산행)

kyeong~ 2017. 10. 14. 23:21

 

 

 

어둠은 나체다

 

숨을 멈춘 듯이 서 있는 나무를 지나

이 밤의 부표 같은 별을 지나

바닥에 우표처럼 붙어있는 낙엽을 지나

무수한 어둠이 지나간다

어둠은 옷을 입지않은 탓에 언제나 무색이다

어둠이 지나가는 자리

그 밤 내내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떨어져 나간다


옷을 입지 않은 것들은 형체를 알 수 없다.

누가 어둠을 본 적이 있는가

보았다면 옷을 입혀본 적이 있는가

바닥에 우표처럼 붙어 있는 낙엽을 밟던 시간

처음인 것처럼 오늘도 설렌다

조숙한 여인처럼 어둠에 맛 들겠다

 


어둠은 태양이 형벌이겠다

고난의 시간을 견디고

짙은 시간을 다시 만날때

그 날도 나뭇잎은 떨어져 나가겠지

옷을 입지 않은 어둠 때문에

나무, 돌. 별, 모두 벌거숭이다

 

梁該憬

2017.10.14.토 어두운 밤길 가지산에서...

 

 

 

온다는 편지도 없이 성큼 들어선 가을은

사정없이 온동네를 지나 내마음까지 휘저어놓은다

추석연휴를 알뜰히 사용하고도 들판을 향하여 마음

아무래도 마음을 고생을 시켜야 주저앉을것 같다

9시간짜리 산행공지에 탑승을 했다

영남알프스라 칭하는 가지산 운문산 코스다

신불 간월을 비롯해 에베레스트릿지 신불공룡릿지 등등...영남알프스로 이어지는길

그리고 박배낭을 메고 걸었던 영남알프스 환종주...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옛일이 그리워 마음은 이미 영남의 산줄기를 달려가고 있다.

일기예보에 날씨가 평년기온을 밑돌고 바람이 부는 날씨란다.

산능선을 걸으며 바람소리에 홀려볼만하겠다

더러는 귀신 우는 소리같은 산능선의 바람

산에 사는 정령들이 아우성을 치는 날이되겠다

그들이 굿판처럼 울부지는 길

제대로 흔들리고 홀리는 기분이 들겠다

가을이거나 겨울이거나....바람부는 산능선을 걸어가는 기분

홀림과 쏠림의 길에서 가을을 처량하도록 느껴보겠다

바람따라 밀려가는 하늘도 보겠다

마음을 고생시키고자 나섰던 길이 오히려 짜릿한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다.

걸었던 길이지만 잊으면서 살아가고 그래서 또다시 미지의 세계로 향하듯 걸어가는 길

인생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듯이 산행길도 누가 알고 걸어가던가요

그저 걸어가다보니  길이고

살다보니 그것이 인생이라 하더라구요.

짙은 가을 날에 인생의 한페이지를  써내려보고자 영남알프스로 향했다.

 

 

 

 

2017.10.13. 밤 11시 인천 부평역 출발

2017.10.14 새벽 4시 밀양시 산내면 석남터널도착

산행시간 -새벽4시~오후 3시 산행완료

날씨-대략 맑음

산생코스-석남터널-가지산-아랫재-운문산-딱밭재-범봉-삼지봉-팔풍재-석골사-원서리 석골교

산행길이-16키로

 

IN**석남터널 주소-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산 1-15

OUT**원서리 석골교 주소-경남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1230-54

 

 

주소-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산 1-15

 

인천 부평에서 금요일 밤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밀양 석남터널 휴게소에 새백4시에 도착했다.

별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산중의 밤이다.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시간

급한대로 표지판을 찍어두고 다음지도에서 위치를 찾아내었다

 

 

다음지도의 로드뷰 사진을 캡처한 것이다.

석남터널 밀양시 산내면 방향의 입구에서 출발이다.

 

앞에 보이는 터널을 빠져나가면 바로 휴게소가 있는데 거기에서도 오르는 길이 있다

 

 

새벽4시 한밤중이다

헤드랜턴이 길라잡이역활을 한다

동행들의 불빛이 별이 내려앉은 느낌이다.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되지만 훌륭한 리더가 있기에 그저 즐겁기만하다

 

헤드렌턴을 깜박하고 왔는데 다행히 대장님이 여유랜턴이 있어서 걱정을 덜었다.

 

 

 

석남터널에서 가지산 중봉을 거쳐 가지산까지는 3.4키로미터 대략 2시간정도 오르면 된다.

어두운길이라

주변의 풍경을 익히지 못해 아쉽지만

앞사람만 따라가다보니 낮에 오를때보다 더 쉽게 오른다는 느낌이 든다.

 

가지산에서 운문산까지 개략적인 산행코스도 눈에 담았다

 

 

발빠른이들이 한참먼저 지나간길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여는 것처럼 어둠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596계단

중간쯤 오르니 계단이 있다

평소에는 계단을 싫어하지만

오르기 쉬운 나무계단이 있어서 밤길에는 이런 계단이 고맙다.

 

1키로...거의 다왔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걷다보니 가지산 중봉이 어딘지도 모르게 지나왔다.

사진에 보니 구급함이 있었다

 

 

대장님이 빌려준 랜턴 덕택에 바닥에 돌이며 나뭇잎이며 잘 구분하며 안전하게 오를수 있었다.

어둡지만 바닥을 보니

이곳엔 이미 완연한 가을이다

낙엽이 바닥에 가득하다.

또 한 조각의 세월이 이렇게 가는구나....

 

 

정상에 거의 다왔다

멀리 동이 트려나보다

검은하늘 한쪽에 붉은 빛이 돈다

산에서의 일출이 얼마만이던가...

일기예보에는 구름이었지만 제발 일출을 볼수 있기를 !!

 

빛한조각...그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저곳에서 어여 불덩이 같은 해가 쑤욱 솟아오르길 바라본다.

영원한 어둠은 없고

영원한 새벽도 없다

찰나의 풍경을 즐기려 이 놓은 산을 올라왔는지도 모르겠다

고봉에서 보는 푸른 산줄기들

그 봉우리들의 행렬 사이로 일출을 보는 일

그것이 무박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다

 

 

앞서서 오른 일행들

가지산 정상이다

가지산 정상은 바위로 이루어져있다

봄이면 주변에 진달래가 피는 곳이지만 

지금은 정반의 계절 가을이다.

지금은 약간의 억새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곳이다.

 

 

오늘 가야할 산중에 첫번째 봉우리 가지산

날씨가 춥다

얇은 우모복과 점퍼를 껴입고 찬바람이 불어오르는 산에 동이 트기를 기다렸다.

기다림은 언제나 설레임이다.

사람을 기다리는 일보다

산에서 동트기를 기다리는 그 설레임이 더 크다

적어도 나에게는.....

 

 

밀양시 산내면의 야경

 

S자모양의 길은 24번 국도

울산에서 남원과 광주로 가는 동서 횡단도로이다.

 

 

어둠속에 쌀바위가 보이고

그넘어 상운산도 보인다

안개가 너울너울 춤을 춘다

휘모리장단이 되었다가

안단데 안단테....느리게도 간다

그리고 호흡을 하듯 잠시 사라지기도 한다.

아침안개의 향연에 마음을 빼앗겨 정상에 우두커니 꽤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산은 내게 자꾸 오라한다

이렇게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그냥 자꾸 오라한다.

 

 

가지산加智山


높이 1,240m. 석남산(石南山)이라고도 한다.
이 산을 비롯한 운문산·고헌산·천황산·취서산·신불산·문복산 등

1,000m 이상의 높은 산들이 이 일대에 몰려 있어 태백산맥 남단부의 산악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반암은 화강암이며, 쌀바위에서 산 위를 잇는 능선은 기암괴봉과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쪽을 제외한 전사면이 비교적 완경사이며, 남·북서 사면에서는 산내천·무적천이 각각 발원한다.
산세와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아름다우며, 석남사·통도사 등 문화유적이 많아

이 산 일대와 통도사·내원사를 포함한 지역이 1979년 11월에 가지산 도립공원(면적 106.07㎢)으로 지정되었다.

석남사는 가지산 동쪽 기슭에 있으며, 경내에는 석남사부도(石南寺浮屠:보물 제369호)·3층석탑 등이 있다.


운문사·대비사와 함께 비구니 전문 수도장으로 유명하며, 노송과 단풍의 울창한 숲은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남쪽의 산내천 골짜기에는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氷谷:천연기념물 제224호], 구연·홍류폭포 등이 있다.

천황산 북쪽 기슭에는 요지군(窯址群:사적 제129호)이 있으며, 복분자 딸기·송이버섯 등의 특산품이 생산된다.
취서산 남쪽 기슭에 있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로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

경내에는 대웅전·금강계단(국보 제290호)·관음전·대광명전·국장생석표(國長生石慓:보물 제74호)·봉발탑(보물 제471호) 등이 있으며,

금강계단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이밖에도 백운암 등 여러 부속 암자가 있으며, 노송의 경관과 어우러진 비로폭포가 유명하다.

비구니의 수도장으로 유명한 내원사는 원효산·천성산의 각 사면이 맞닿은 깊은 골짜기에 있다.

 이밖에 원효암·홍룡사 등이 있다.

5, 7월에는 아랑제·밀양백중놀이 등의 민속놀이가 열리며 암벽 등반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관광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야영장 등이 갖추어져 있다.
울산시내와 언양에서 석남사까지 직행버스가 각각 운행된다.

[Daum백과] 가지산 – 다음백과, Daum

 

 

 

바로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북봉이다.

북봉너머 산줄기도 너울성파도처럼 밀려든다.

왜 이렇게 산이 많은건지

아무리 다녀도 끝나지 않은 산의 여정

그 이름만이라도 알고가자....다시 불러보는 산이름들

북봉 그리고 내원봉, 복호산....

 

같은 산줄기 같은 그림이지만 동이 틀때까지...자꾸만 바라보게 되는 산

빙둘러 흘러가는 산줄기에 중심에서 혼돈의 세계를 느끼며

그 혼돈에서 나를 찾는다.

 

가지산 다음에 가야 할 운문산 여기서 5.6키로..

제법 멀다

여기까지만해도 저 운문산만 가면 하산하는줄 알았다

모르는 것이 행복이요

첫번째 봉우리만 올라도 이미 다 오른것처럼 뿌듯하다

 

 

일출을 봐야하는데

안개의 마술쇼가 더 장관이다.

구름에 가려서 일출은 못보지만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안개의 사위에 마음이  따라다닌다.

 

쌀바위 방향에서 해가 뜨는데

일출보다 더 신령스런 안개때문에

그들의 마술이 끝날때까지 바람과 함께 정상에 머물렀다.

 

 

조금더 밝아졌다

쌀바위방향의 안개는 여전히 곤두박질 친다

발아래 운무도 좋고

바람따라 요동치는 안개도 좋고

신이 나에게 주는 최대의 선물이라 감사히 받아들인다.

 

 

산내면을 뒤덮은 안개들

면사포에 싸인 것도 같고...

동이트는 사이 불빛은 사라져간다.

 

 

중봉아래 골짜기로 내려앉는 안개들

기류를 따라 흘러가는 안개들

산의 보이지 않는 힘을 보는듯하다

산의 기운은 저리도 오묘하고 힘찬것이다.

바람과 안개의 힘을 빌어서 그 기운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지산 정상의 국기...

바람이 부는 탓에 깃발은 쉼없이 펄럭인다.

암봉이라 시야가 탁 트여있어서 주변 경관에 빠져들기 쉬운 곳이다.

대.한.민.국.만.세!!

온천하 펄럭이는 깃발처럼 그 끝에 서 있고 싶다.

 

 

 

가지산을 떠나 운문산으로 가는 길이 되는 산줄기

저 아래 헬기장이 보인다.

안개때문에 운문산도 가리고 다 가렸다.

 

 

 

가지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안개

그 안개에 미쳐서 바로 아래 산장에 일행들이 잠시 내려간 시간에도

 나는 산정상에서 그들이 사라질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산에 올때마다...처음 온것처럼...

그리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것처럼 온마음으로 대한다.

 

 

가지산 정상의 이정표와 북봉

오른쪽 내원봉 그 뒤가 복호산이다.

 

 

가지산 정상의 대피소

운문산이 안개에 덮여 있다

날이 맑다면 그 뒤로 왼쪽에 구천산

오른쪽에 운문산 그뒤로  화왕산 또 더 맑다면 지리산이 조망되기도 하는데.....

 

 

안개낀 세상

혼돈의 우주

저카오스의 세상에서

산은 질서를 지키고

그 질서속에서 기암할 풍경을 무한히 내어주고 있다.

 

 

첩첩산중

산의 왕국에서

오늘 허락된 산의 나라에 갈 것이다

가장 많은 산을 보유한 왕국에 들어선듯

산악인에게는 방문할 왕국이 많아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겹겹의 양파껍질같다

저 껍질을 언젠가는 다 벗겨내고 싶다.

결국 저 껍질과도 같은 산줄기를 다 벗기면

저 멀리 또 도망가는 혼돈의 우주....

다 벗기고 나면 아무것도 없을 것을 알겠지만 그래도 눈물나게 그리운 저 겹겹의 산줄기들이다.

 

 

일출의 힘보다 더 거센 안개의 풍경

수없이 셔터를 누른탓에

그래도 그 하나하나...신비의 세상속에서 경험했던 순간이라

그냥 모두 모아둔다.

아니본 사람들이야 그풍경이 그풍경이겠지만

신비롭던 30여분의 광경이 잊을수가 없다.

 

 

동이 트고 조금씩 안개가 사라져간다.

산내면을 바라보는 정상석

산내면을 바라보는 어느사람

모두가 풍경이 되어 가지산을 기억한다.

 

 

가지산의 표지석군들...

어느사찰의 비석들처럼

줄지어 가지산을 안내하고 있다.

한편 다 걷어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바닥에 인식표정도 적어두고

무거운 표지석은 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둔다

누워있는 정상표지판....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운문산으로 떠나기전

산내면 방향의 풍경들

노랗게 익은 이삭들과 아직도 시퍼런 산줄기들

바로앞에 보이는 산은 송곳산

산과 들판이 서로 섞여  산이 섬인듯

들판이 강물인듯 유유히 떠있다.

 

 

가지산 정상 바로아래서 산장...

주인장과 동고동락하는 견씨

사람들과 친근하다...

오고가는 사람들과 친하게야 지내겠지만

친구가 없다는 것이 안스럽다

그도 그리운 이가 있겠지...

왠지 외로워보인다

 

 

2시간 가량을 어둠을 헤치고 올라와

안개와 함께 놀다보니

배가 고프다

아침요기를 하고

어디로 가야하나....

운문산까지 5.6키로

 

다시 또 걸어가보자

 

 

영남알프스군 중에서 신불산쪽은 억새가 많지만

가지산 운문산은 억새가 거의 없다

맛배기 억새처럼...헬기장 주변에 핀 억새, 그 곁을 지나 운문산으로 향한다.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더니

억새가 앙상하다

털빠진 짐승같다.

 

 

억새와 운문산

가까운듯 보이지만 저기까지 5.6키로 2시간 30분정도 가야 한다.

 

 

뒤돌아~가지산 안녕

언제 또 올지 모르지만

그 기억은 잊지 못하지..

첫번째 봉우리가 언제나 가장 많은 애정과 기억을 남긴다.

 

 

깊게 내려앉은 가을길

갈잎이 가득한 길을 따라 평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소박한 들꽃도 웃고

기분도 업 업 업....

 

저기 절벽의 그대...

뒤는 절벽

앞은 평탄면

어쩌면 살아가는 이자리가 뒤돌아서면 절벽일지도 모르겠다.

앞에 보이는 평탄한 세상에서 행복해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행복과 절벽이 공존하는 것이다.

 

 

운문산으로 가는 길

다시 내리막길이다

꽤 긴 거리를 내려오다가

뒤돌아...그 길을 한컷

 

 

거의 다 내려왔나보다

제법 긴 내리막을 내려왔다

'아랫재'다

1.5키로, 운문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생각보다 그리 힘들지 않은 오르막

길이는 길지만 1시간 가량 오르면 된다.

 

가지산과 운문산 그리고 삼양리로 가는 삼거리 안부이다

 

운문산 가기전 안부 아랫재에는 환경감시초소가 있다.

 

감시하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운문산으로 가는 길

평지길과 오름이 적당히 섞여있어서

쉬엄쉬엄 올랐다.

 

 

설익은 단풍이 반겨준다

가지산과 운문산은 조망을 즐기기 좋은 산행이다.

영남알프스하면 생각나는 억새가 있는 구간도 아니며

가을이면 생각나는 단풍군락지가 발달한 것도 아니다

산을 오르면서 틈틈히 주변 경관을 즐기며 산행하기 좋은 곳이다.

 

 

험하지 않은 등로이지만

이렇게 나무계단도 있다.

오르기 좋은 폭의 계단....수북히 쌓여있는 낙엽

긴 추석연휴를 보내고 나니 가을의 한복판으로 순식간에 들어섰다.

 

 

운문산의 암봉도 보이고

보이는 것은 죄다 찍어서 남기는 이 손끝의 끼...

 

 

아름드리 나무가 없는 산이다보니

잡목사이로 바위에 올라

조망을 보는 사이 힘든지를 모르겠다

운문산을 오를때까지는 절대 힘들지 않았다

 

뒤돌아...저 멀리 새벽에 올랐던 가지산이 보인다

 

 

양파의 껍질같은 산의 껍질들

저 껍질들을 모조리 벗겨내는 날이 있을까

희망사항이지만...

오르다보니..

걷다보니..

이산도 저산도...참 많이도 갔다.

오른지 얼마되지 않은 가지산...어느새 저만치 멀어져가다니

세상에 내것이 어디있나...그저 머물다 가는 것이다

 

 

정상이 보인다

그아래 약간의 억새밭이 있다.

지난밤 바람이 좀 불더니 앙상항 억새로 변해가고 있다.

 

바람에게 내어준 그들의 영혼같은 세포들

 

 

운문산아래 갈대밭에서 바라본 산내면

 

 

영남알프스 아래 바위옆에서

쉬어가는 시간

저아래 산내면 들녘과 마을이 어쩌면 그리도 평화로운지...

구불구불 산도, 길도, 논밭도....

구불구불 가는 길은 항상 여유가 있다

그래서 지금 내려다보이는 저풍경이 그다지도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운문산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가을색이 짙은 풍경

가을을 걷는 그대...

이 가을이 참으로 행복하시길..

산으로 오르는 길이 영원하시길...

 

 

정상직전의 운문산 표지석

왜 정상에 세우지 않고 바로 아래 세워두었을까

바람이 많아서 일까

 글씨체가 멋지다

 

이곳에 오르는 사람이 많을때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나누어서 찍기 좋겠다.

 

 

 

운문산 (雲門山)=호거산

높이 1,188m. 태백산맥의 지맥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백운산(白雲山:885m)·가지산(加智山:1,240m)·억산(億山:944m)·지룡산(池龍山:659m) 등이 있다.

지질은 편마암과 화강암이 대부분이고, 낙엽송·주목·소나무 등의 침엽수림과 참나무·고로쇠나무·엄나무 등 활엽수림이 주종을 이룬다.

특히 북쪽 천문지골로 내려가는 계곡은 수림이 울창하게 덮인 심산 계곡을 이룬다.


산정은 북동-남서로 길게 뻗어 있다.

대체로 정상에서 남서쪽으로는 급경사이고 능선이 짧은 반면, 북동쪽으로는 능선이 길고 완만하다.

또한 서쪽과 북쪽 사면에서는 산내천(山內川)과 무적천(舞笛川)의 계류가 각각 발원한다.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수림 등으로 경관이 뛰어나며,

특히 북쪽 사면의 청도군 내에는 유서깊은 절과 암자들이 조화를 이루어 일대가 1983년 12월 운문산군립공원(16.48㎢)으로 지정되었다
북쪽 사면 아래에운문사(雲門寺)가 있고, 서쪽 사면 아래에는 고찰인 석골사(石骨寺)가 있다.

 

 

 

 

산을 오르느라 카메라 노출이 돌아간지도 모르고 그냥 눌렀다

노출이 과한 정상석 사진..

뭐 이것도 그때의 상황사진이니까.

 

호랑이가 살았던 산인지...

운문산옆에 호거산이라고 적혀있다.

 

 

 

 

운문산에서 시간을 보내며

억새핀 가을을 본다

저 가벼운 깃털같은 세포를 만들려고 일년을 비와 바람과 햇볕을 벗삼았다.

가벼움과 비어가는 느낌

쉽게 내어줄것 같은 하얀 영호같은 세포들

바람이 불때마다 그들은 잃어가는 것인지 비워가는 것인지

 

 

 

한없이 푸른 하늘과

한없이 푸른 산과

그 푸름을 향해 달려가는 억새들

 

 

정상의 표지석들

우린 억산방향으로 갈 것이다.

운문산에서 억산 바로 아래 팔풍재까지 가는 동안 우리들의 하산점인 석골사의 표지판이 많다

석골사로 내려가는 길이 너덜너덜.... 편한 길이 아니라서

좀더 편하다고 판단되는 팔풍재까지 돌아서 석골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운문산에서 300미터 내려온지점

여기서도 석골사 표지판이 있지만 딱밭재로 가는 길...

칼바위 능선을 즐기는 길이다.

딱밭재로 가는 길 초입이 바위 뒤로 있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암릉에 올라 정상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가을을 본다.

조금씩 물이 스미듯 가을이 스미는 산하

 

 

아래에 조금 편한 길을 두고

암릉길을 선택하여 잠시 짜릿한 묘미를 느낀다.

영남알프스하면 평탄한 능선을 따라 억새길을 연상하지만

영남알프스에도 성깔있는 암릉구간이 제법있다.

딱밭재로 가는 길

편한길을 두고 암릉길의 짜릿함이 보너스를 얻은 느낌이다.

 

 

멀리 억산이 보이고

억산 바로아래 팔풍재에서 우린 석골사로 내려 갈 것이다.

영남알프스의 시작점 억산...힘이 되고 시간이 된다면 저기 억산까지 오르면 좋은데

범봉까지 더가는 것도 마음은 징징거리고 있는데 꿈같은 이야기다.

 

 

 

칼바위 능선에서 주변 경관을 보며 즐거워하다가

마지막에 절벽을 만났다.

그래도 뒤돌아 가지않아도 될 밧줄이 놓여있다

구세주 같은 동앗줄이다..

먼길을 걸어온탓에 길지 않은 절벽임에도 발에 힘이 빠져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동안 겁이 났다.

 

영남알프스는 억새로 유명해서 순한산이라고 알고 있지만

숨겨진 암릉이 제법 있다.

신불에베로릿지, 신불공룡릿지를 즐겨본 탓에

그보다 힘든것은 아니지만 범봉으로 가는 길에 이런 짜릿한 릿지가 숨어있다.

산행동료가 찍은 사진 옮겨온것

 

 

희희낙낙 즐기던 칼바위의 끝

절절매며 밧줄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

함께 하던 산우가 찍은 사진을 옮겨왔다

 

즐거움끝에 만나는 절벽

그 절벽마져도 즐겁게 내려간다

삶에서 만나는 절벽...어쩌면 그것이 절벽이 아니라

즐기며 넘어가라는 신의 선물이라 생각해야겠다

 

 

딱밭재

운문산과 팔풍재의 딱 중간지점이다

언젠가 밀양 얼음골에서 이고개를 넘어서 운문사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낙엽이 모두 떨어진 늦가을이었는데....

또 이길을 오리라는 상상을 못했는데...

그 안부를 지나고 있다.

 

여기서 석골사로 그냥 하산하고 싶지만

팔풍재까지 그냥 진행이다.

 

 

딱밭재에서 다시 오르막이다

가지산을 지나 운문산만 오르면 오르막이 끝난줄 알았는데

제법 긴 오르막의 시작이다.

이젠 힘듬이 느껴진다.

힘들면 습관처럼 들고 일어나는 '궁시렁 궁시렁'의 주문을 왼다

 

 

또다시 긴 시간을 오르다가...그래도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힘듬을 줄이려 했다. 힘듬을 수없이 견디고 가다보면 끝이 없는 것은 없다

아직도 힘듬앞에 주저앉아 본적은 없다

그래서 힘듬이라는 것은 견딜만한 순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휴식을 필요할때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쉴 수 있음이 참으로 다행이다.

 

 

범봉... 962미터

운문산에서도 호거산이라는 글자가 표지석에 있었는데

또 범봉이다

이산에 정말 호랑이가 많이 살았던걸까?

호랑이와 친한 이 산줄기....

 

 

 

범봉에서 다시 내리막....내리막 길이 지그재그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나무사이로 멀리 억산이 보인다.

억산 바로 아래 팔풍재에서 석골사로 하산하는 것이다.

어서 억산이 가까이 다가서길 바래본다.

아마도 이지점이 삼지봉(904m)일 것이다.

 

 

드디어 팔풍재이다

팔풍재라는 안내가 없어서 잠시 헷갈렸다.

딱밭재에서 1.8키로 진행해온 지점이 팔풍재이다.

억산 바로 아래 지점...

이제 그다지도 기다리던 하산이다.

석골사까지 대략 3키로...

 

 

물이 마른 골짜기

그다지 험하지 않은 길이다.

단지 발바닥이 열이나고 아플뿐이다

작은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싶지만 좀 뒤처진 탓에 꾹 참고 그냥 진행이다.

 

 

조릿대 길도 있고

계곡을 건너고 한참이나 내려가는 길

남쪽의 길에는 이런 조릿대길을 자주 만난다

겨울날 소복소복 눈이 내려있으면 어찌나 싱그럽게 느껴지는지...

 

 

운문산 갈림길

이리가도 저리가도 오르는 길은 운문산으로 갈 수 있다.

오늘의 하산점 석골사까지는 1.1km

거의 다 왔지만 갑자기 멀게 느껴진다.

1km가 갑자기 멀게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

발이 무거울대로 무거워진 까닭일 것이다.

 

 

여기서 하마트면 다시 운문산 방향으로 오를뻔 했다.

갈림길에서 갑자기 석골사 표지판이 사라졌다.

위로 올라가면 억산, 오른쪽은 운문산, 왼쪽으로 가야 하산점 석골사이다.

 

 

천년 고찰 억산

사찰 탐방을 유난히도 좋아하지만

사찰을 돌아볼 마음의여유가 없다

새벽 4시에 출발하여 2시가 넘어가는 시간..

너무 긴 시간을 걸었더니 사찰 탐방을 할  기력이 없다.

 

 


석골사 石骨寺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원서3길 167    
오래 전부터 스님들의 수도처로 이름난 사찰,

석골사는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운문산에 자리잡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 통도사의 말사이다.

560년(신라 진흥왕 12) 비허(備虛)가 창건했다고도 하고 773년(혜공왕 9)에 법조(法照)가 창건했다고도 한다.

비허가 작은 암자를 짓고 보양(寶壤)과 서로 왕래하며 수도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므로,
비허가 절을 창건하고 법조는 중창한 인물로 추정된다.

태조 왕건(王建)이 고려를 건국할 때 경제적인 도움을 많이 주어, 고려 건국 후에는 암자를 9개나 거느릴 정도로 발전하였다.

한때 석굴사(石窟寺) 또는 노전사(老澱寺)라고도 불렀다.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활약하던 곳이었으며,

1753년(영조 11) 함화(含花)가 중창한 뒤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오다가 1950년에 불에 탔고,

1980년대에 복원하여 오늘에 이른다.

건물로는 대광전과 칠성각·산신각·요사채 2동이 있고, 유물로는 석조아미타삼존불과 절구·석탑 재료 등이 전한다.

이 중 석조아미타삼존불은 대광전에 있으며, 석탑 재료는 기단과 보주 등만 발굴되었다.

 

* 석골사에 전하는 전설 및 이야기 *

석골사에는 주지와 상좌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옛날 주지와 상좌가 이 절에 머물렀는데, 상좌의 인품과 학덕이 주지보다 높았다.

이를 불쾌하게 여긴 주지는 지팡이로 마법을 걸어서 상좌를 강철이로 변하게 하였다.

강철이란 독룡(毒龍)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초목이 말라죽는다는 괴물이다.

강철이로 변한 상좌는 억울함을 참으면서 열심히 불도를 닦았다.

1년 뒤 강철이는 옥황상제에게 하늘로 오르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하자, 화를 내고 몸부림을 쳐서 번개가 번쩍이고 우박이 떨어졌다.

그 바람에 인근의 농작물이 죽었고, 이후 매년 보리가 익을 무렵이면 강철이가 몸부림을 쳐서 인근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운암 인근에는 제2의 얼음골이라 불리는 자연동굴이 있는데,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는 『동의보감』을 쓴 허준이 이곳에서 자신의 스승인 유의태를 해부한 곳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석골사가 처음 세워질 당시에는 석굴사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곳은 오래 전부터 스님들의 수도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Daum백과] 석골사 –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석골사를 빠져 나와서

원서마을 석골교까지 걸어가야 한다.

아스팔트길..

산행후 아스팔트길을 걷는 것....정오를 넘어서 2시경의 진한 햇빛아래서는 더 싫다.

버스가 들어올만치 넓은 길이 아니니 버스가 있는 석골교까지 마지막 스파트를 했다.

 

 

밀양은 얼음골 사과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다

그리 오래된 나무는 아닌듯 한데

도로를 따라 밀양의 사과나무가 가을 볕에 몸을 익히고 있었다.

저거 하나 딱 따먹고 싶은 충동이 이는데.....

아마 저 사과밭에 주인이 있었다면

사던지 얻던지...사과하나 먹었을 것이다.

이마을끝 석골교에서 11시간의 긴 산행은 끝났다

무박이고 길고 힘들고...그래도 즐거운 기분

산이 가진 무게만큼이나 산행후의 뿌듯함이 거하게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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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터널에서 가지산과 운문산 범봄을 거쳐

원서마을 석골교까지 16키로

오랫만에 참 긴 산행을 했다.

가지산~ 운길산만 생각하고 왔다가

범봉까지 넘었더니 체력에 오버를 했다.

그래도 오랫만에 긴 산행을 하고 나니 몸이 개운하다

아직도 더 많은 산행을 해낼수 있다는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시작'은 앞으로 계속되고

'끝남'은 미지수다

굴렁쇠처럼 굴러서 산을 넘고 넘어서 지구 한바퀴를 돌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마음을 넘는것보다 산을 넘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을 읽거나 넘는 일을 도피하기 위해서

그토록 산을 죽자고 넘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기억하는 일이 아직도 힘든 것은 사람의 마음을 넘지 못하고

뒤돌아서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도피의 생활이 산으로 산으로...또 산으로 들게 한다.

산으로 가는 일을 끝내는 날....그때, 사람들의 마음을 기억하려고 노력할지도 모르겠다

 

2017.10.14.  by gyeong~운문산에서의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