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에서
땅끝에 가면
그다음은 어디로 가나
갈 곳 없는 슬픈 짐승이 될까
멀고 먼 길 미루고 미루다가
언젠가는 가야 할 땅끝
끝이라는 말이 그냥 서글프다
날 선 달마산의 등줄기를 따라
발끝을 달래며 도솔암에 앉으니
길 끝에서 새가 되는구나
땅끝에서 하늘을 만나니
낮달이 되는구나
길 끝에서 돌아보는 길
비뚤비뚤하게 걸어온 길도
그림이 되는 지금
바위를 지나온 고된 발자국이
낮달처럼 가볍다
발자국을 투신해서 땅끝을 만나니
시간의 끝을 잃어버리겠다.
梁該憬
**이번에 다시 도솔암을 다녀오면서 2014.9.21에 쓴 시를 옮겨 보았다
(2017.11.18. 도솔암 둘레길 후기)
이젠 가을이 정말로 가나보다
다른계절이 떠나는 것보다 가을의 떠남이 유독 마음을 아리게한다
비우라 또 비우라 하지만
나뭇잎이 떨어질때 가슴 저 밑바닥으로 저며오는 공허감은 어쩌지 못한다
이럴때에
몸하나 누우면 가득차는 작은 암자 도솔암에 가보자
불꽃처럼 서있는 바위틈에 고도의 성처럼 서있는 도솔암
그곳에 있으면
해남땅 너른 들녘이 내것처럼 들어오는 곳
가진것이 없어도 내눈앞에 보이는 천지가 다 내것처럼 풍요롭다
인천에서 가장 먼 땅끝
어둠의 장막을 헤치고 집을 나선다
서울서 집근처까지 온 친구를 만나 해남으로 간다
촘촘히 나열되어 있는 바위가 병풍같은 곳
길아래 길이 있고
길위에 또 길이 있고
낮은 길, 가을이 물러서고 있는 통로를 따라 도솔암까지 간다
기세좋은 병정처럼 서있는 바위 위에
두세명 겨우 들어 앉을수 있는 작은 암자
석축을 쌓아올려 흙을 덮고 마당을 낸 암자
몇평 안되는 절집에 앉아서도 해남의 오밀조밀한 바다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내 모든것을 내려놓아도 무던할 것 같다.
달마산의 둘레길
땅끝마을을 걷는 4개의 코스중에
미황사에서 도솔암을 걷는구간 분홍색길 'D코스'를 걷는다
그저 도솔암에 또 가고 싶어서 길을 나섰는데
"해남 달마산, 천년의 신비길 열린다"
남도명품길 '달마고도' 17.74km를 개통하는 기념식이 열리는 날 찾아오게 되었다
미황사 마당은 발디딜틈없이 사람들이 빼곡하고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2017.11.18.토. 날씨: 맑음
인천 새벽5시출발-해남 미황사 주차장 10시도착
트랙킹시간:미황사전각 답사포함 5시간소요 오후 3시 마봉리버스주차장 도착
미황사-부도전-도솔암가는 숲길-너덜지대-마봉갈림길-용담-삼성각 -도솔암-도솔봉입구- 승용차주차장-아스팔트임도-마봉리 버스주자창
미황사 일주문
트랙킹의 시작이 되는 일주문이다
달마산을 오를때마다 먼거리탓에 무박으로 달려와서
컴컴한 밤 그저 여기가 미황사라고 전해들으며 달마산을 오르곤 했다
환한 대낮, 낮달이라도 보일것 같은 청명한 시간에 미황사 절집을 처음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주소:전남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1 구(지번) 주소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1 (지번)
- 전화-061-533-3521
미황사(美黃寺)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이다. 1692년(숙종 18)에 세운 사적비에 의하면 749년(경덕왕 8)에 의조화상(義照和尙)이 창건했다고 한다.
창건설화에 의하면 돌로 된 배가 사자(獅子) 포구에 이르렀는데, 사람들이 다가가면 멀어지고 물러나면 가까이 다가오는 일이 계속되었다.
그러자 의조가 제자들과 함께 목욕재계하고 맞이하니 비로소 배가 포구에 도착했다.
배에 올라보니 금의인(金衣人)이 노를 잡고 있고 큰 상자 안에
경전·비로자나불상·문수보살상·보현보살상·40성중·53선지식(五十三善知識)·16나한·불화 등이 꽉 차 있고,
배 안에 있던 바위를 깨니 검은 황소 1마리가 나왔다.
그날 밤 의조의 꿈에 금의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인도 국왕으로 금강산에 봉안하고자 경전과 불상을 싣고 왔으나
금강산에 절이 가득해 새 절터가 없어 돌아가던 중인데 이곳의 지형이 금강산과 비슷하므로 소 등에 불상과 경전을 싣고 가다가
소가 머무는 곳에 절을 지으라"고 했다.
이에 다음날 소 등에 경전과 불상을 싣고 길을 떠났는데 한 곳에 이르러 소가 한 번 크게 울고 드러눕자 그곳에 통교사라는 절을 짓고,
소가 다시 일어나 가다가 마지막으로 머문 곳에 지은 절이 바로 이 절인데 소의 울음소리가 아름답고
금의인이 황금으로 번쩍거리던 것을 기리기 위해 미황사라고 했다고 한다.
그뒤의 사적은 알 수 없으나 1597년 정유재란 때 약탈과 방화로 큰 피해를 입었다.
1601년(선조 34)에 중창하고, 1660년에 3창했다. 1752년 금고를 만들고, 1754년 대웅전과 나한전을 중건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보물 제947호)·응진당(보물 제1183호)·오백나한전·명부전·요사채 등이 있으며, 사적비와 여러 점의 부도가 전한다.
[Daum백과]
일주문 편액 '달마산미황사'
수많은 절집을 들어서면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편액은 처음 본다
목판에 글씨를 새긴 현판을 달지 못하고
한지에 그림그리듯 아름다운 필체로 쓴 글씨
미황사의 첫머리 '아름다울美'를 돋보이게 한다
한지로 된 편액은 미황사의 아름다움이다.
나중에 혹여 현판으로 다시 달게 된다하더라도 저 글씨체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는다
참 멋진 슬로건이다
네가 웃으면 내가 웃을수 있고
내가 웃으면 가족이 웃고
가족이 웃으면 나라가 웃겠지.....그렇게 꼴라쥬를 해보았다.
일주문을 들어서니 사람들이 가득하다
해남의 둘레길 달마고도 개통식하는 날이다.
무심코 왔더니 해남의 잔칫날이다
떡도 주도 밥도주고...차도 주고...
이렇게 떠돌이 운명의 사람에겐 물한병 얻는 것도 얼마나 큰 고마움인지
일일이 물병에 담아주는 해남의 고소한 차를 마시며 길을 걷게 되었다.
미황사대웅전
미황사에 있는 조선 후기의 목조건물. 보물 제947호.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이며 단층 팔작지붕 건물이다.
잡석을 쌓은 높직한 기단 위에 둥근 주춧돌을 놓고 배흘림의 둥근 기둥을 세웠다.
그 위에 공포는 내사출목·외삼출목의 다포식으로 결구했다.
제공의 쇠서는 위로 가볍게 올라간 모양으로 18세기 이후의 보편적인 경향을 보여준다.
1982년 중수할 때 1754년(영조 30)에 중건했다는 상량문이 발견되었으며, 상량문이 묵서된 종도리는 해체해 따로 보관하고 있다.
[Daum백과] 미황사 – 다음백과, Daum
대웅전 주춧돌
주춧돌과 기동에서 천년세월의 저절로 느끼겠다
주출돌에 새겨진 거북이
참 특이하다
아래에 편집하겠지만 부도전 부도비에도 물고기와 게, 그리고 거북이등이 새겨져있다
다른곳에서 볼 수 없었던 미황사의 특별한 주춧돌이다
이 사찰을 짓던 목공은 해남반도의 바다를 그리며 이사찰을 이루어나갔다는 생각을 해본다.
응진전 뒷편 내려앉은 단풍이 어찌나 이쁜지...
요사채 지붕과 함께 늦가을 햇살에 붉게 빛나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져서도 빛을 잃지 않은 자연
자연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없다
이렇게 내려앉아서도 처연하게 아름다운 생앞에서
발을 멈추지 않을수가 없다
햇빛아래 빛나는 고요
붉어도 고요하다
바닥에서 갈길을 찾는 숨죽인 생각들
집을 떠나니
이렇게 마구 엉겨있는 잡초마져도 그림처럼 다가온다
세상사 어느것 하나 미운것이 없을것 같은 시간
많이 다니고 많이 비우다보면 퇴색한 잡초도 가끔은 그림으로 다가선다.
선과 선이 만나서 구도를 이루고
그 구도속에서 갈길을 얻는다
내가 걸었던 길들 저렇게 마구 엉켜있엏고 그 어딘가를 제촉하고 있었다.
절집의 감나무
까치밥을 많이 남겨 두었다.
감나무잎은 참 빨리도 떨어지나보다
마지막 잎새마져도 ......어디론가 가버렸다
앙상한 가지에 몇개 달려있는 감이 감잎보다 곱다
이곳에 또 오게되거든 편지또는 엽서한장 준비해와야겠다
사찰경내에 우체통도 있고....
절집 뒷모습마져도 정이간다.
사찰을 빠져나오면서 뒷모습도 한컷~
사찰풍경을 돌아보고 달마고도의 길을 간다
천년숲길이라고 하는 이길
발밑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와 풍경을 보러 들어가본다.
이길은 미황사를 바라보면서 오른쪽으로 부도전가는 길로 올라간다.
위로 올라가면 승용차주자창이 있고 미황사 요사채들의 모습이 귀를 쫑긋 세우듯 지붕이 보인다.
그곳을 지나서 지나서 부도전을 보고...도솔암방변 표지판을 따라가면 되는 달마산 둘레길이다.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는 5.7km
그리먼길도 아니고 숲길을 따라 아늑한 길이다.
편백나무도 있고
산자락을 타고 쏟아져 내린 바윗덩어리도 있고
그렇지만 잘 닦여진 길을 따라 달마산의 정취에 흠뻑 빠져볼수 있는 곳이다.
친향경적 표지판
새로 세운 표지판이다
멋을 내지않고 소박한 해남의 마음을 담은듯하다.
멋없음이 멋이되는 달마고도길이다.
이길은 단풍나무가 그리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을이 지나간길
드문드문 단풍나무가 고운모습으로 나그네를 반긴다.
부도전까지는 이렇게 아스팔트길이다 차량이 올라갈수 있는 길
도솔암과 부도전 갈림길
불자가 아니더라도 부도전에는 꼭 들러보시라
달마산을 바라보며....그 앞에 부도전
달마산의 모든 바위들이 불꽃처럼 일어선 모양이다..
그래서 불썬봉이라고 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부도전으로 가는 길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항아리형 부도탑
홀로 따로 있다
대부분의 부도전은 부도비만 사찰 진입로에 있는데
미황사 부도전옆에 제법 큰 전각이 있다
부도전을 관리하는 전각인듯하다.
미황사 부도전
부도전이 사찰입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황사에서 도솔암쪽으로 가는 길 근처에 있다
미황사와 좀 떨어져있다.
검색을 하던중
동국대학교 법보신문에서 그대로 옮겨온 글
대체로 부도전은 절의 입구에 자리해 있다.
대웅전을 지나서 절 뒤쪽, 산길을 한참 들어간 곳에 그것도 수십 기의 부도를 한꺼번에 모셔놓은 절은 매우 드물다.
미황사 금강 스님은
“미황사의 부도는 원래 대웅전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군데에 자리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남쪽과 서쪽에서만 부도들이 보이나 옛날에는 동·서쪽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고 말했다.
why? 다시 금강 스님의 전언. “어느 노스님이 옛날에 ‘미황사는 우리 한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절이라서
스님들의 부도를 많이 세워서 반도의 수승한 기운(氣運)이 바다로 풍덩 빠지지 않도록 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답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비과학적으로 들리겠지만 옛 사람들의 지극한 조국애랄까, 뭐 그런 느낌을 얻는 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이런 흔적때문에
천년숲길이라 명명했는지도 모르겠다.
해남달마산 미황사에는 스물 여섯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오리 한 마리에 게가 다섯 마리, 거북이 여섯 마리, 거미 한 마리, 그리고 물고기 다섯.
호랑이 넷과 방아찧는 토끼, 사슴도 있지. 뭍과 바다, 숲에서 각각 살던 이들이 여기 미황사에서 와글 와글 사이 좋게, 오손도손 살고 있다.
절에 웬 동물들이냐?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무려 3백년 가까이 살고 있다. 정말이다.
어디서 이들을 볼 수 있냐하면 놀라지 마시라.
부도전(浮屠殿)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미황사에는 총 34기의 부도와 탑비가 있다. 부도만 28기다.
지엄한 스님들의 사리를 넣어둔 곳에 엉금 엉금 기어 다니는 게를 조각하다니. ....
혹자는 미황사가 바닷가에 있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바닷가에 있는 절이 어디 한 둘인가. 게와 물고기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도란 도란 수다 떠는 부도가 있는 절,
미황사에는 심지어 대웅전 주춧돌에도 게와 거북이가 사이좋게 노닐고 있다.
너무나 무서운 척 하느라 도리어 웃음 짓게 하는 귀면(鬼面)과 이웃한 극락조는 또 어떻고?
용맹한 호랑이는 기를 쓰며 붙어있거나 옥개석 지붕에 기어올라서 납작 엎드리고 있다.
따로 뚝 떨어져 있는 항아리형 부도
단풍과 어울려 그림처럼 서있다.
부도전에서 주욱 올라가면 달마산 정상 불썬봉이나 작은 금샘으로 오를수 있지만
편하게 걷기로 한날
다시 뒤돌아 100미터쯤 내려와서 도솔암으로 향한다.
길을 잘 조성한 모습이다
오늘이 달마고도 개통일
해남을 찾는 명품길을 열었다.
편백나무가 있는 길...
자연의 훼손을 막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길을 닦았다고 한다
해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배려의 손길을 보는듯하다.
구간별 번호도 써두고
아주 소박한 이정표가 맘에 든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비바람에 지워질것 같은 예감이다
다시 손본다는 것 예산과 결재가 필요한 나라...
첨부터 선명하고 지워지지 않게 조성하는것이 좋을듯 싶기도 하다.
너덜지대
무던하다고 느껴지던 길에
갑자기 와르르 쏟아져 내린듯한 너덜지대를 만난다
산위에서 성벽이 무너지듯 쏟아져 내린 돌들
그래도 흙을 덮어서 길을 내어두었다.
한때는 날선 풍경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달마산 일부의 품이 되었다
해남반도 서정리
바다를 향해서 기어나가는 산들
해남의 산들은 높이는 낮으나 성깔이 있는 산이다
기암괴석들이 무리를 이루는 산이라 높이를 보고 쉽게 오르리라는 상상은 금물이다.
길을 가다가 쉬어갈때
맥놓고 앉아 있다가도 이런 안내판이 나오면 이곳에 온 의미를 되새기려 조금이라도 읽어보게 된다.
천년숲 옛길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 하늘끝 신비로운 암자 도솔암, 달마대사의 전설이 내려오는 달마산.
하늘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태고의 땅, 해남 달마산이 남도명품길로 거듭난다.
해남군은 송지면과 북평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달마산 일원에 달마산 둘레길‘달마고도’를 조성했다
2년여의 사업기간을 거쳐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을 주제로 개통하는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시작해 큰바람재, 노시랑골, 몰고리재 등 달마산 주능선 전체를 아우르는 총 연장 17.74km의 걷기 여행길이다.
잠시 쉬면서 물을 마셨으니 다시 걷는다
친구와 둘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오붓해서 좋다.
평탄한 길이라 무심한듯 하여도
발밑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느낌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특별한 예기거리가 생각하려하지는 않는다
그저 걷고 그저 보고....
의미가 많은 것도 좋겠지만
되도록 작은 생각으로 걷는다면 이세상이 훌훌 편해지기도 한다.
캐나다에서 살면서 가끔식 한국에 나오는 친구
멀리서 온 친구와 캐나다 이야기를 들으며 오붓하게 걸었다.
도솔암, 마봉리, 미황사 삼거리이다
여기서 도솔암을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내려와 마봉리 버스주차장으로 가면 거리는 가깝다
도솔암에까지 갔다가 도솔암뒤 고갯길에서 오른쪽으로 도솔암주차장을 경유하여 임도로 내려오는 길이 조금더 멀지만
도솔봉에 올라볼 수도 있고
주변 수많은 기암괴석의 멋진 풍경을 볼수 있어서 도솔암주차장을 경유하는 코스를 권하고 싶다.
삼거리에서 도솔봉으로 오르는 길은 갑자기 급경사를 이룬다
200미터정도 급경사를 이루지만
로프를 설치해두어서 잡고 오르다가 땀이 날즈음이면 어느새 도솔암이 눈앞에 다가선다.
등에 땀을 흘린후 만나는 풍경 그맛을 느껴본자만이 안다
밋밋하게 오르는것보다
숨이막힐듯이 온힘을 다해 올라서 저 땅끝까지 보이는 시원한 풍경을 만나는 재미에 기를 쓰고 오르고 또 오르는 것이다
산이란 뒷산을 오르나 지리산을 오르나
쉬운산은 없고
힘듬의 끝은 있다
그래서 산길을 걸을때에는 길이를 재거나 높이를 재는 것보다는 무던하게 가라고 말을 한다.
용담 표지판
아마도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들어있는 샘일것 같은데
그냥 지나쳤다
달마산에는 금샘 작은금샘,용담 세개의 우물이 있다.
도솔암 삼성각
전각앞에 전망대를 설치하여서 도솔암의 멋진 풍경을 편하게 바라볼수 있다.
예전에 왔을때보다 손을 많이 본듯하다
안전에도 그렇고 이왕온거 편하게 걸을수 있게 손을 봐준것에 감사한다
삼성각에서 바라본 해남반도
저 들판에 가을걷이가 끝났나보다
황금색으로 물들었을때 찾아왔던 기억때문에 도솔암을 잊을수가 없었다
도솔암
고도의 성처럼 자리하고 있다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이 수도한 곳이라고 한다.
몇평되지도 않는 바위에 땅을 고르고 석축을 쌓아서
한사람 누을만한 집을 짓고 수도를 했다
누울수 있는 땅 몇평이면 세상이 내것이다
바다에 잠길듯 말듯한 해남반도
해남반도를 타고 오를듯한 용같은 파도
그 파도를 실어나르는 바다
바람소리가 무섭게 지나가는 날에도 저기 고도의 성은 세월을 지키고
지금은 내가 그곳을 바라보고 있다.
도솔암 兜率庵
기세좋은 암릉위에
사뿐히 앉아 있는 도솔암
달마산의 암릉을 따라 걷다가 대미를 장식하는 도솔암
도솔암의 풍경때문에 달마산을 찾는 이가 많을 것이다.
도솔암은 불교에서 부처로 태어나기 위해 거쳐야 되는 곳,
즉 도솔천에서 비롯한 명칭으로, 기도 발원을 많이 하는 암자이기도 하다.
달마산 산행을 하다보면
도솔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고개에서 아래로 100미터쯤 내려서면
바위성 위에 사뿐히 앉아 있는 암자를 만날 것이다.
도솔암
단단하게 지은것도 아니고
어긋나있는 문틈으로 바람이 드나들것 같다
마당에 일주문처럼 나무한그루 도솔암의 세월을 같이하고 있다.
도솔암의 현판을 좀더 가까이서..
현판의 글씨들을 보노라면 조상들의 멋을 알수가 있다
요즘 컴퓨터 자판으로 일률적으로 서류처럼 쓰는 뽑아낸 글씨가 아니라
각기 다른 필체로 전각의 향기를 더하는 현판
그래서 더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솔암 내부
가지런한 경전과 목탁
스님은 어디로 가셨는지...
하기사 관광객이 많아서 여기서 수도하는 것은 잡념이 들겠다.
혹여 혼자 기도를 하여도
혼자가 아니라 좋겠다
세분의 부처가 함께 하고 있으니...
언젠가 내가 이 절집에서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볼 수있을까
늘 당일로 지나가고 만다
지붕옆에서 허리를 꺾어 하늘로 향하는 나무
자연의 이치가 이렇게 자연스럽다
말해서 알겠는가 보여서 알겠는가
느낌으로 다른것에 거스르지 않고 스스로 비껴가며 사는게 나무인 것이다.
도솔암 마당에서 바라본 마봉리 풍경
거대한 바위가 담을 이루는 곳
그 돌담넘어서 해남의 들녘을 담고 있다
마봉리 저수지가 보인다.
산이 있어도 평화로운 호남의 너그러움이 보이는듯하다.
마봉리 저수지는 1,2,3제까지 있다.
날이 맑다면 달마산은 삼면이 바다
해남반도를 이룬다
굵직굵직한 섬 진도와 보길도 완도를 조망할수 있는 곳이다.
산행을 하지 않고 도솔암에 목적을 두고 둘레길을 걷는 탓에 그저 도솔암에서 바라보는 바다에 만족을 한다.
도솔암을 받치고 있는 바위
불꽃을 닮았다.
봐도 봐도
또 봐도 좋은 풍경
어느 암자에서 이만한 풍경을 만날수 있을까
우리나라에 도솔암이 몇곳있다.
그렇지만 이만한 풍경을 지니고 있는곳이 있을까
미황사라는 본절보다 도솔암이라는 암자가 더 유명한 이유는
탁트인 풍경때문에 그러하리라
다음에 또 온다면 진달래 송이송이 피어나는 그날에 오고 싶다.
마당에서 바라본 바람막이 같은 바위암릉
저기 바닥을 내려다보면 순하디 순한 해남땅이건만
산은 이렇게 기세좋게 하늘로 향하고 있다
도솔암을 돌아서 나오면서...
오르는 계단도 전각도
모두 엉성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의지한체 저 바위에서 잘 견디고 지낸다
작은 절집에서
우주만한 풍경을 만났다.
덕택에 작은 나의 육신속에 드넓은 바다와 들판이 숨을 쉰다.
달마산과 도솔암이 갈라지는 저 고개를 넘어서...도솔암주차장길로 조금더 돌아서 마봉리 주차장으로 간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면 쉽게 마봉리로 갈수도 있지만
달마산의 신나는 기세를 좀더 맛보기 위해서 뒷길로 돌아서 내려간다.
도솔암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욕심을 내어서 똑 찍고 또 찍고...
아...이런 욕심도 내려놓을 날이 온다는 것을 알지만...
청죽과 함께 도솔암
저 절집만 보아도 절집이 도닦는 스님같다
스님을 향해서 묵념하듯 서있는 바위들
아....정말 저곳이 나는 좋다.
도솔봉과 도솔암 주차장이 있는 길을 향하여
달마산은 안녕...
언젠가는 또 찾으리
오늘은 그리운 마음만 놓고 간다.
달마산에서 뻗어내린길
험한길은 다 지나고 편한길을 따라
그렇지만 암봉들은 기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뒤돌아 불썬봉을 바라보며...
멀리 완도대교가 보인다
저 다리를 건너면 완도땅이다.
다시 돌아서서
마봉리로 내려가는 임도길이 보인다
도솔봉 아래로 유유히 흘러내려가는 길
앗 누가 저렇게 돌을 올려놓았는지
올라가기 힘들었을텐데...
원래 저리 쌓여있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누가 올려놓은 것일까
사람키보다 훌쩍 높고
절벽지대라 위험한데...
돌을 놓고 가는 것
내가 이곳을 지나갔다는 흔적 같은 것
어쩌면 이곳에 마음을 놓고 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이곳에 무엇을 두고 가나...
거대한 공룡의 이빨같은 산
잠시 걷는 동안에도 자꾸만 걸음을 멈춘다
해남 달마산에 올때에는 거리에 맞춰 시간을 계산하지 마시라
조금더 시간을 잡아서 삼면의 바다와 불꽃처럼 타오르는 바위의 조화를 마음껏 구경하고 가시라
도솔암에서 도솔암 주차장은 산길을 따라 600미터가량 떨어져 있다
청미래덩쿨과 바위
섬같은 산
산에서 보니 날씨가 뿌옇다
미세먼지가 문제긴 하다
섬에 가지 않고 육지에서 이만하게 탁트인 풍경을 주는 산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해남의 백미 달마산
또다시 즐겨보리라
아무리 보아도 설악을 옮겨놓은 것 같다
공룡처럼 날카로운 저 바위들
주변산들은 순한 능선을 이루건만
달마산의 암릉들이 유독 날이서있다.
어쩌다 날선것에 이리도 마음을 주고 사는 것인지
어쩌면 날선 마음이 지니고 있어서 서로 통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도솔봉 입구
도솔봉에 올라서 해남의 둘레길 마지막 경치를 볼까하다가
그냥 임도로...고우 고우
가을 나무 사이로 잠시 바라본 도솔봉
송지면 통호리 방면의 풍경
산자락 아래 저수지
산을 타고 내려오는 물을 가두는 곳인가보다
지도를 찾아보니 통호저수지다
여기저기 요즈음은 저수지가 참 많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친구와 커피와 빵을 먹고
이제 하산길에 오른다
아스팔트 임도라서 걷는재미는 덜하다
흙길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행히 햇살이 즐길만하다
만약 더운날이었다면 힘들었겠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달마산
아래로 내려오니 바람이 순해진듯해서 걷기에는 좋다
영원히 기세좋은 것도 없고
영원히 순한것도 없는 바람, 그 바람때문에 오늘 모자를 날릴뻔 했으나
바위에 걸려서 모자를 찾았다.
올려다보니 바위천국이다
저 바위사이로 걸어서 내려온 것이다.
수천년 저기 고정으로 서서 산을 지휘하고 있다.
기분좋은 하산길
기분좋은 색깔로 나부낀다.
지금 우리의 삶이 저 빛깔같이 고운것이다.
언제라도 떠날수 있는 자유와
벗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길
내가 이곳을 떠나가는 것처럼
저 잎도 언젠가는 떠나가겠지만...
저기에 잎이 돋아나듯이 내가 언젠가는 또 이곳을 걷겠지
도솔암으로 가는 길을 안다는 것은
길에 대한 자유와 행복을 꿈꾸는 나에게는 엄청난 행복이다.
2017.11.18. 토. by gyeong~
'photostory- 路'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1.6.토. 정선 하늘길 '운탄고도' (0) | 2018.01.06 |
---|---|
2017.11.26. 강천산 가는 길에(메타쉐쿼이아, 담양댐, 고추장마을, 강천산현수교) (0) | 2017.11.30 |
2017.10.28.토. 합천 해인사 '소리길' (0) | 2017.10.31 |
2017.4.15.토. 금산 홍도화마을 (0) | 2017.04.15 |
2017.1.22.일. 예천 삼강주막과 회룡포 (0) | 2017.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