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산에 오르면
하늘이 문을 연다
바람을 가두었던 문이었던가
하늘이 넓을수록 바람은 거세다
저 많은 눈을 갉아 먹고
오랜만에 찾아든 이마저 밀어내더라
고삐 풀린 바람이여
사방이 그대 가는 길이라
바람이 등을 떠미는 길을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길
그렇게 기세 좋은 바람도
소나무숲에서는 부서지더라
솔잎처럼 가늘게 부서지더라
부서진 바람은 햇살같이 빛나더라
다시 바람을 만나면
숲 하나 불러야겠다
梁該憬
2018.1.28.일
선자령에서 바람을 만나고
산을 좋아한다고 무작정 설레이는 것은 아니다
익숙함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인공지능처럼 저장된 길
오르고 내려가고 알아서 척척하는 발걸음이다
동행들과 떨어져 혼자서 걸어보아도
저안에 들었던 모든 생각이 잠을 잔다
너무 오랫동안 걸었던 길이라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
부부도 오래 살다보면 싫은것도 아닌데 아무 감각이 없는 것처럼
오랫동안 걸었던 길에서는 생각이 잠을 잔다
익숙한 품안에서 편하게 휴식하자는 마음으로 걸어간다.
2018.1.28.일요일 선자령풍차길(바우1코스)
인천 6시45분 출발-대관령신재생에너지전시관앞 9시 45분
산행시작10시-오후 3시도착:5시간소요
산행코스(약12km)
구대관령휴게소-양떼목장옆길-바우1,2구간분기점(국사성황당갈림길)-
샘터-계곡길-한일목장 갈림길-매봉방향-선자령정상-kt송신탑-국사성황당-대관령휴게소
대관령마을휴게소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14-304
눈많고 바람 많은 곳으로 유명한 이곳에 올해는 가물었나보다
길바닥이 흙길이다
겨울마다 눈에 대한 환상으로 이곳을 오는데 휴게소에 내리자마자
눈은 없고 추위와의 전쟁으로 산행을 해야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길 벌써 몇번째던가
눈많은 길도 걸어보았고
온갖꽃들이 치장한 길도 걸어보았고
비오는 날도 걸어보고 안개가 자욱한 날도 걸어보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쓸쓸한 이길도 기억의 한자리를 차지하리라
바우1길은 숲과 계곡을 함께하며 걷는 길이다
꽁꽁 얼어붙은 산간의 물길
이추운날 산에 오는 용기면 어딘들 못가랴
양떼목장 옆길이다
양떼목장에 눈이 덮히면 진사님들의 천국이 되는곳이다
설경사진1호로 각광받는 양떼목장에도 눈이 없다
여름에 오면 양떼목장주변 이길은 야생화가 지천이다
쥐오줌풀이 가는길 내내 길손을 반겨주는 길이기도 하다
양떼목장내부 이 소나무 아래에서 여름에 땀을 식히며 목장풍경을 하기 좋은 곳
눈도 없고 걷는 사람도 없고 겨울답게 을씨년 스럽다
그래도 눈덮힌 풍경과
여름에 푸른초원으로 그림같은 풍경으로 나를 즐겁게 햇던 옛날을 떠올리며 걸었다
함께 온 산우들께 여기가 설경과 푸른초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주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눈이 없으니 혼자의 추억으로 옛날을 떠올리며 걸었다.
풍해조림지
푸른침엽수에 눈이 가득 쌓이면 세상 어느트리가 이렇게 싱그럽고 아름다울까만은....
그 기대도 옛날의 추억으로 돌리고
그렇지만 삭막한 겨울에 싱그러운 초록을 만나니 마음이 청량하다
산길을 따라 갈래갈래 나누어지는 길
예전 영동고속도로가 없을때 골골이 걸어다니던 길인데
잊혀질쯔음 둘레길이 생기고 길이름을 얻었다
제궁골로 가면 숲이 원시의 숲 그대로다
그래서 치유의 숲이라고도 한다
선자령은 흔히들 가지만 제궁골로 가는 길은 거의 가지 않은 편이다
마음의 열을 식히고 여유와 낭만을 얻고 싶다면 제궁골로 가는 치유의 숲속으로 들어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관령에는 국사성황신을 모시는 신당이 두곳있는데
그중하나는 재궁골에
다른 하나는 kt송신탑으로 오르는 길옆으로 있는데 그곳에서 강릉단오제의 제를 지내는 의식에서 시작한다.
산신(山神)은 김유신(595~673) 장군이고, 국사성황신(國師城隍神)은 범일국사(810~889)다.
강릉단오제는 두 신에게 제를 지내는 의식에서 시작한다.
바람이 잦아들게 하는 조림지
넓지도 좁지도 않은 길이 마음에 든다
비료포대를 가지고 왔어야 하는데....
바우1길과 2길 나누어 지는 길이다
바우2길은 대관령 옛길이라고 해서 국사성황당과 반정을 거쳐서 강릉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걸어서 강릉까지 넘어가는 것도 옛길을 생각하는 의미가 될 것이다.
숲속은 고요하다
선자령 능선길은 아마도 바람의 기세가 대단할 것이나
숲속은 공기는 차가우나 바람은 심하지 않다
제궁골을 한바퀴 돌아서 나오는 길이기도 하다
푸른소나무뿐만 아니라 청댓잎이 발등을 툭툭치는 길이다
푸른소나무숲과 청댓잎 꽁꽁언 개울물
동장군의 기세가 세찬 이겨울이지만 폐부 깊숙히 신선한 공기가 들락이니 좋다
속새가 눈속에서도 싱싱하다
고생대부터 이 지구를 지키고 살아온 식물이다
돌은 부서져 흙이 되어도 저 속새는 저렇게 겨울을 이기고 고생대 중생대를 거쳐 지금까지 지구를 지키는 식물이다.
여름이면 이 개울가에서 가져 온 과일을 나눠먹으며 더위을 식히기 좋은 장소이다
꽁꽁언 빙하의 선자령길
그래도 추억까지 얼어붙은 것은 절대 아니다
많이 걷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이렇게 빙하의 계절에도 꺼내볼 추억이 많기때문이다
유리병속에서 사탕을 꺼내먹듯이 추억을 하나씩 꺼내먹는 기분은 참으로 달콤하다
낙엽송과 자작나무가 섞여있는 숲
소박하지만 다이나믹한 길이다
목장깊, 소나무 숲길, 낙엽송길, 자작나무숲길
추운지방일수록 자작나무가 잘 자란다고 한다
고산지대의 추운 대관령지방
자작나무가 좀더 많았으면 싶다
이 산중에 왠 삽
혹시 미끄러우면 주변 훍이라도 파서 덮으라고 한 것일까
추억한삽뜨러 선자령으로 고고씽~
선자령정상까지 절반 쯤 걸었다
거의 평탄한 길
아무나 손잡고 와도 되는 길
겨울길에 바람마져 부서져 내린 숲속에서 홀로 걸어가는 그대
"
나무의 적이란 별명을 가진 속새
속새는 고생대 데본기에 전 지구를 뒤덮었던 식물로 오늘날 중요한 지하자원인 석탄의 원료가 되었다.
줄기에는 규산염이 있어 아주 딱딱해 목재를 연마할 때 연장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주석 그릇을 닦는 데에도 요긴하게 사용했던 식물이다.
그런 까닭에 목적(木賊)이라는 별칭과 주석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또 수많은 곁가지가 상자처럼 서로 겹쳐져 줄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상자풀이라고도 한다
속새는 제주도와 강원도 이북의 산지에서 자라는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물 빠짐이 좋지 않은 습지의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고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잘 자란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속새가 자라는 곳에는 우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옛날에는 속새를 믿고 우물을 파기도 했다.
[Daum백과]
구상나무를 조림한 지역도 있다
바람이 거센 지역이라
나무를 심지 않으면 황폐해질수 있기때문에
조림지역을 많이 만날수 있다
아무것도 아닌 풍경
한해살이 풀이 살다간 흔적이다
가는 몸매를 지녔어도 이 바람 많은 땅에서 꼿꼿이 서서 생을 마감하였다
아마도 숲의 품이 지켰을 것이다.
드디의 풍차다
선자령하면 풍차를 만나러 가는 길이도 하다
49대의 거대한 풍차가 풍경를 만들내는 곳이다
늘 안개가 끼고 잿빛 하늘이고....
그랬었는데
오늘은 하늘이 맑은 편이다
한일목장 주변 풍차지역이다.
지금부터는 어디를 보아도 풍차만 보이는 구역이다
마른나무가지뒤에도
소나무 뒤에도 그대 가는 길에도 모두가 풍차
풍차를 만나러 가는 언덕이다.
그래서 풍차 풍차 풍차....
수다스러워지니까 사진만 보여줘야겠다.
한일목장 갈림길
한일목장 풍력발전기
49대중 절반이 한일목장에 위치해있다고 한다.
이길은 높은 고지임에도 삼양목장이 이일대를 개발하면서 만든길이다
지금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걸었지만
딱 300미터만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음지라서 눈이 제법 푹푹 빠지는 길이다.
가다 뒤돌아부며 같은 풍경이라도 자꾸만 눈이 가는 풍경
대관령에는 양떼목장, 한일목장, 삼얌목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 보이는 구간은 한일목장
매봉쪽으로 더 가면 거대한 삼양목장 풍경이 나온다.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불면
능선마다 풍차가 저리도 많을까
바람을 만들어내는 풍차같기도 하고
바람이 풍차를 돌리는 것 같기도 하고
눈 많고 바람부는 날 혹시라도 눈에 빠질까 금줄을...
올라가다 뒤돌아보아도 참 많은 풍력발전기
총 49대의 풍력발전기가 있다고 한다.
저 높은 능선을 따라 거대한 많은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집념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에너지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는 우리나라다
이렇게 300미터 가파른 길을 올라오니 선자산이라 하지 않고 선자령이고 한 까닭을 알겠다
봉우리가 아니라 넓다란 들판이다
정상에 헬기장도 있고 거대한 백두대간 표지석과 기상관측시설물이 설치되어있다
선자령仙子嶺 1157m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와 평창면, 도암면 횡계리 삼정평 사이에 있는 고개.
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영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나그네들은 선자령으로 넘나들었다.
선자령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선자령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다.
[자연환경]
선자령은 백두대간을 이루는 영동과 영서의 분수계 중 한 곳으로 동쪽으로는 급경사, 서쪽으로는 완경사를 이루는 경계 지점이다.
특히 북쪽의 곤신봉과 매봉에 이르는 서쪽 지역은 남한강 상류가 되는 송천이 시작되는 곳으로
지형학적으로 대관령면 중에서도 고위평탄면에 속하는 산악지 중에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저평지를 이룬다.
[위치와 교통]
선자령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대관령에서 백두대간의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길과,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보현사에서 서쪽으로 올라 대공산성[일명 보현산성]을 거쳐 곤신봉에서 내려오는 길이 있다.
[현황]
선자령은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로서 과거 삼양축산이 개발할 당시부터 삼정평이라 하여 그 역사가 깊은 곳이다.
삼양축산이 개발한 도암면 횡계리 일대는 축산을 위해 백두대간에 이르는 산줄기 부분까지 비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최근에는 자연 생태 보존을 위한 여러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선자령 일대에는 풍력단지가 조성되어
새로운 산업 및 관광자원으로서 부각되고 있는 자연 청정 지역이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백두대간의 허리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은 많다
희미한 옛길처럼 희미해져가는 옛이정표
고위 평탄면을 이루는 선자령
겨울에는 눈이 장관을 이루고 (비록 오늘은 눈이 없지만...)
여름에는 초록빛 초지가 아름다운 지형이다
바람이 많아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어서 한바탕 달려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강릉쪽으로 바라본 모습
대관령에서 굽이 굽이 선자령으로 왔었고
이젠 다른 길로 선자령에서 대관령으로 회귀합니다.
연어일일사용권을 가진것처럼 회귀합니다.
대관령으로 가는 길
다른길이지만 여기도 역시 풍차 풍차 풍차..
높은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니 바람은 덜하다
높은 곳은 바람이 거세다
인상사도 그렇듯이....
더러는 낮은 곳이 평안하다
저 풍차가 있는 능선 아래 계곡길로 선자령을 향해 걸었고
내려갈때는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거세다
얼굴이 따끔따금하다.
선자령은 바람의 언덕, 바람의 천국이다.
사람들아 사람들아..
바람을 무서워 말라
노송은 나이들수록 바람을 가르는 솔잎이 많은 법
노송아래서는 바람도 순하게 부서져 내린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바람은
나를 통해 부서져 내리는 것이리라
춥거나 바람이 불거나...
생각보다 건강한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다
그 강한 한파가 전국을 뒤 흔들어도 어딜가나 산을 오르는 사람들
춥고 바람이 부는 길
둘이 가니 힘이 되지요
따뜻한 언어를 나누며 걸어가는 길
이길따라 백두대간길 지리산까지 걸어볼까요
대관령이나 용대리는 황태나 코다리의 고장이다
춥고 바람이 많아서 살집이 두꺼운 명태를 말리는데는 최적의 지형이다
황태의 고장에 왔으니 황태맛집에서 언몸을 녹여보았다.
대관령면에서 가장 이름있는 맛집
이주변에서는 명성이 있는 집이다
몇번 들러서 먹어본 집이고 맛도 괜찮은듯해서 다시 방문했다.
황태구이와 오삼불고기
예전보다 가격에 비해 부실하고 친절하지도 않다
여러대의 관광버스가 들이닥치다보니 그런가보다는 하지만 이정도의 메뉴이면
조용한 다른집을 이용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다.
일행에게 옛생각만하고 소개를 하고도 먹는내내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얼마나 추웠으면 버스내의 공기가 유리창의 성애를 벗겨내지 못하고
밖이 보이지 않았다
옛추억이라도 떠올리듯 유치창에 발자욱을 내보았다
익숙하게 아는 길
고향에 다녀오듯 하루를 보낸 선자령 풍차길
기대했던 눈은 없었지만
항상 안개와 구름으로 가득한 선자령
오늘은 맑은 편이라서 49대가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의 풍경을 볼 수가 있었다.
빙하시대를 지나는 선자령
높이 오른 바람의 힘때문에 등을 떠밀리다시피 내려온 길이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바람이 살고 있다가 한꺼번에 선자령으로 몰려들었는지
산을 그리면 하늘이 저절로 생기고
바다를 그려도 저절로 생기는 하늘
많고 많은 하늘 아래 바람이 전부 몰려 나온것 같은 하루였다
그래도 바람의 힘처럼 기운이 넘치는 하루, 바람아! 다시 또 함께 하리라.
2018.1.28.일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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