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2018.7.14.토. 계곡바우길(부연약수-->팥밭무기교)

kyeong~ 2018. 7. 14. 00:38

 

 

 

 

법수치에서

 

버스가 들어가기 힘든 마을에
산과 산을 밀어내고 물이 흐른다
계곡 이름은 '법수치'
고요한 산동네에

자갈을 부딪치며 물 흐르는 소리가
독경 소리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독경 소리가 들리는 듯한 계곡
물이 흐르는 길이 나의 길이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물길에 발을 디뎠다
발뒤꿈치만 한 돌들이 미끄러워서
발은 물고기처럼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자리를 찾는다
물속의 내 발을 디딜만한 자리가 만만치가 않다
기도하는 마음보다 더 집중하면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발을 밀어 넣는다
미끄러운 돌이 받아들이는 만치 걷는다
한 손으로 들어 올려도 되는 물속의 돌들
옹기종이 모여있는 돌의 세상에 발하나 들이미는 일이
돌을 들어내는 일보다 힘든 일인 줄 이제 알았다
물소리 바람 소리 뜨거운 햇빛 물속에 잠기고
오직 미끄러지지 않고 걸어가는 일이
법수치계곡의 기도이다

 

梁該憬

2018.7.14.강릉 계곡바우길에서~

 

산과 바다와 계곡, 삼위일체를 두루갖춘 강릉

어딜가나 둘레길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지역의 대명사처럼 둘레길 이름이 수두룩하다

내 인생에 가장 친근한 도시 강릉, 그리고 강릉의 바우길

몇구간을 걸어보긴 했지만 아직은 산을 더 찾고 싶어서 나머지는 남겨두고 있다

작년 큰 장마가 지나간후 강릉바우길 법수치계곡을 걷고 싶어서 왔었는데

계곡의 수량이 많아서 걷지 못하고

부연약수 근처에서 밥만 먹고 돌아섰다

버스길 양옆으로 오금이 저리게 깊은 골짜기의 물길을 빗속에서 바라만 보았었다.

산보다 더 깊을지도 모르는 저 계곡 사이를 언젠가는 걸어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 오늘 법수치의 청정한 길을 다시 걷게 되었다

혹여 비가 오면 또 포기하게 되려나 여뉘때보다 일기예보를 일주일전부터 살펴보았는데

다행히 비온다는 예보가 없어서 법수치트랙킹이 운명처럼 다가왔다.

 

법수치의 유래-

불가의 법수가 흐르는 것 같다는 전설로 인해 법수치 계곡이라 불리게 됐으며

형형 색색의 암반과 자갈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마치 독경을 듣는 듯하다는 뜻

 

 

인천 6시50분출발

버스의 진고개 내리막길 운행시 브레이크 이상으로 시간이 지체하여 부연약수 12도착

바우길 계곡트랙킹코스:부연약수 부근 가마소교출발-용소-합수교-팥밭무기교도착

12시-오후 5시 (물놀이및 점심시간포함 5시간소요)

 

♠부연약수접근 방법은 (인천에서 약4시간소요)

-영동고속도로-진부IC-6번도로 이용 진고개-59번도로이용 -머구재(급경사)오대산부연동휴양림-부연약수

-서울양양간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하조대IC-418번도로-59번도로-부연약수

 

♠계곡바우길은 수량이 많을 경우 위험한 구간이다

♠진고개에서 59번도로진입하는 머구재구간은 대형버스는 어렵고 24인승이하차량을 이용하여 하며

 

♠늘어난 수량으로 계곡트랙킹이 어려울경우

임도를 이용한 바우길을 걸어보는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길이다.

오지의 야생화의 만남이 하루를 즐겁게 할 것이다.

 

 

 

부연약수에서 계곡쪽으로 내려다보면 가마소교에서 출발하여도 되지만

부연약수에서 조금더 버스를 타고 가면 수로위를 지나는 작은 다리를 만나게 된다.

거기에서 차를 멈추고~

 

 

왼쪽으로 계곡으로 진입하는 길이 있다.

사람도 차량도 보이지 않는 심심산골 계곡이 허락하는 만치 트랙킹을 할 계획이다.

머구재를 넘어오는 길은 급커브의 길

그 길을  힘겹게 넘어서 태양은 이미 중천에 떠오른 정오쯤 오지의 계곡은 시작되었다.

하지를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태양의 허리는 꼿꼿하게 늘어난 계절

땡빛을 벗삼아 계곡을 따라 물흐르듯 시간을 흘러보내는 날이다

 

 

수초가득한 물가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계곡을 걸어가야한다

길이라기보다 물이 되어 흘러가는 느낌

인간의 육체가 수분으로 이루어졌기에 물과의 하루는 천생연분처럼 즐거울 따름이다.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듯

물이 내려가는 방향으로 우리도 같이 흘러가듯 걸었다.

 

육안으로 수량이 적어보여도 바닥이 미끄럽고 생각보다 깊다

계곡옆으로 희미하긴 하지만 길이 나있고 이리저리 개울을 건너다니며 탐사한다는 느낌으로 걸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곡과 하늘만 바라보고 걷는 길

하루종일 시원할 수 있다니 오늘같은 염천에 복받은 하루가 될것 같다.

 

 

계곡의 뼈대라도 들어내듯 작은 바위들이 드러나 있는 곳은 더위도 식힐겸 물에 빠져서 첨벙첨벙 걸어갔다

바닥이 많이 미끄러워서 생각보다 조심스럽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물길은 바닥을 보며 집중을 하여 걸어야 한다.

우리일행말고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길

오기 힘든길, 그래서 귀한 길이다.

 

 

물가의 수초, 이 환장할 더위에도 전혀 지치지않았다

이것이 오지의 매력이다.

모두가 싱싱한 체력으로 숲을 일구고 한여름 더위를 잠재우고 있다.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 일게도

황폐한 마음은 열이 많고

고요한 마음은 늘 싱싱한 에너지가 저 깊은 곳에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우리 일행말고 한참만에 다른 사람을 만났다

다슬기를 잡는 부부...

 

얕은 것 같아도 고요한 물길 같아도

몸의 절반쯤은 빠진다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도 물의 힘이 대단하다

발바닥으로 중심을 잡으며 한걸음 한걸음 강을 가로 질렀다.

눈으로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는 자연의 마음은 다른 것이다.

사람의 잣대로 자연을 재지 말라

그래서 인간은 자연이 받아들이는 만큼만 걸어야한다.

 

물길이 검은 곳은 제법 깊은 곳이고 물살도 세다

햇빛이 거세고 물살이 세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피해서 걷는다

길이 없을 것 같은데 용케도 이러저리 길을 찾는 사람들

만물의 영장인지라 길을 찾는 능력이 대단하다

 

 

허리츰까지 차는 물을 건너서...

혹여 물속에서 넘어질세라 말하지 않아도 도와주려는 마음

그 마음때문에 함께 길을 나서고 함께 웃는 것이다

그들의 이름을 몰라도...

그들의 생각을 몰라도 ...

강에서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듯 손잡아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사진에서 물소리가 튀어나올것 같이 거센 물길이다.

어디에서 저렇게 몰려드는 것인지

하루종일 흘러도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저력

지구는 물의 힘

바람의 힘

태양의 힘이

사람의 오장육부처럼 할일을 한다.

 

 

거센 물길을 뒤돌아서 다시 한번

힘찬 기운이 흐르는 계곡 바우길

혼자서는 도저희 엄두가 나지 않는 길

누군가 손내밀어 주어야 걸어갈수 있는 길

그 손잡고 행복하게 걸어갔던 길

 

 

오랫만에 바우길 시그널을 만났다.

바우길이지만 바우길이 아닌줄 알았다

이정표도 없고 진입로도 없고

그저 알아서 해결하며 걷는 길이다

 

너무 알면 재미없다

몰라야 신기하고 재밌다

안내판이 없어야 다음에 또와도 처음인것처럼 걷게 된다.

 

 

계곡옆으로 희미하지만 길이 나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길이다.

그늘이어서 좋다

그러다 다시 물길로 내려서서 발목을 적시고

다시 그늘로 파고 들고..

 

계곡을 끼고 있는 길

습지라서 이끼류가 꽃을 피웠다.

 

물살이 제법 센곳

여러사람이 합심해서 건너야 하는 곳

손에 손잡고 건너는 계곡바우길

함께 건너야하는 길

오랫동안 추억일번지에 남아 있을 한페이지다

사람의 풍경이 가장 따듯한 풍경이다.

 

 

이렇게 생긴 안내리번도 있고...

리번 비싸지도 않는데 많이좀 달아두지..

길이 어딘지 도무지 알수 없는곳도 많다

하여간 계곡을 따라 팥밭무기교까지 내려가면 된다.

 

깊고 넓은 곳

여기에서 즐거운 여름잔치를 했다.

각자 가져온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물장난을  원없이 즐겼다.

옷 젖는 것이 즐거운 하루

 

티없이 깨끗한 녹색

티없이 맑은 하늘

정처없이 행복한 우리들

 

다슬기가 제법 많다

시간 내어서 다슬기 잡으로 와야겠다.

제법 큰 다슬기들...인간의 손바닥에 올려졌지만

그들은 다시 강으로 돌아갔다.

 

우리들의 하루

클라이막스에 오른듯

용케도 사람의 마음은 유년을 기억했다

물에 들어서면 물장난만큼 재미난것도 없다

서로를 향해 원없이 물장난을 쳐보는 하루다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

부서지는 물의 파편들 다시 물이 되겠다

우리들의 물장난 다시 행복이 되겠다

배꼽빠지게 웃어보는 하루들

그들과 친해서가 아니다

자연에 들면 그들의 마음은 자연에 동화되어 한몸이 되어가는 것

목젖이 보이게 웃어재끼는 그대여!!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리라.

 

수면은 금새 고요를 찾는다

물은 경계가 없는 세상

돌이 들어간 만큼

사람이 들어간만큼 자리를 비워준다

그리고 떠나자리를 금새 메꾸는 가장 유연한 세상..

우리가 그토록 난리버거지를 떨었던 세상이 금새 평온하게 바꼈다.

 

 

놀만큼 놀고 다시 물길을 따라 내려갔다.

마음대로 생긴 돌이며

마음대로 부서지는 물이며

이또한 이날의 추억이고 풍경이었으니 남겨본다

 

 

몇번의 물길을 건너야 하는지 셀수도 없다

물이 깊으면 물가의 길을 찾고 그길이 막히면 다시 물을 건너 길을 찾고

용케도 법수치까지 길을 이어간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마음만 먹으면 길이되고 풍경이 된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강바닥

그러나 바닥이 미끄럽다

거센 장마라도 져서 물의 힘으로 미끌거리는 돌들을 닦아냈으면 좋겠다

깊지 않아보이나 생각보다 깊고

평온해 보이니 물의 힘이 세고

순해보이는 강바닥이나 조심히 발을 디뎌야 한다.

 

어쩌면 저리도 티한점 없는 하늘인지..

계곡위로 쏟아지는 불볕더위

산골을 흐르는 물이라도 차갑지가 않다

이 땡볕에 다행히도 물가를 원없이 걸을수 있어서

더운줄 모르겠다.

 

제법 거칠게 흐르는 구간

자연은 야생의 험한구간이 있어야 제맛이다

그래서 가끔은 길없는 구간이 스릴이 있고 생의 즐거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끄러미 한동안 소리없는 아우성같은 물의 흐름을 보았다.

 

 

저 물속에 앉아서 물의 힘을 느껴보았다.

더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힘이 되기도 하는 물길

세상에 무섭지 않은 자연 없고

변하지 않는 자연없고

내것인 자연이 없다.

 

 

 

꽃창포

더위에 다소 지친듯

단 한송이 홀로 피어있다.

 

좁쌀풀

이웃하는 다른 꽃

고양이가 개가 한집에 살듯

전혀 다른 꽃이 한마당에 피어 있다.

 

만약 가을에 온다면

붉디 붉은 단풍이 이 계곡부터 붉어 갔으리

사람이 그리워서라도 먼저 붉어 갔을 단풍잎

 

산수국

산수국이 수줍게 피어있네요

심심찮게 다가서 서는 야생화

꽃잎 몇장 안되지만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이 었으리라

 

바윗길이다

조금은 험하다

미끄러워서 동료가 물에 떨어졌는데 발이 닿지않는 깊이지만

 배낭의 부력작용으로 물에 떠올라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조금더 조심해서 신경을 바짝쓰고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바위와 바위사이로 용케도 길이 있어서 아래로 내려왔다.

암석이 수려한 길은 아니다

버스가 들어가기 어려운 오지에

길이 없는 길을 물길을 따라 걷는 구간이다.

한번 걸어보면 풍경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걷는재미에 취해서 다시 오고 싶어지는 구간이다.

어딜가나 인간천지인 세상에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고 우리들의 세상인듯 걸어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 법수치 계곡길이다.

 

노루오줌

제법큰 꽃송이다

마치 내가 왕이로소이다 하는 것처럼

야생화가 많은 길은 아니지만

드문드문 눈을 즐겁게하는 이쁜 친구들...

 

길에서 내려다본 계곡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산우들

처음본이도 있고 낯익은이도 있는데

다들 오래된 산우처럼 편하게 이야기하고 물장구를 친 사이다.

산을 오르고 길을 간다는 것은

함께 걸어가는 동안 정들어가는 사람이 재산처럼 늘어나는 일

날마다 정을 얻는 삶이다

 

뚝 떨어져서 혼자 걸어도 길은 사람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 같다

길을 가는 자의 뒷모습이 늘 아름다운 포커스가 되기도 한다.

 

수초의 뿌리가 물길을 따라 아래로 뻗고 있다

강바닥이 미끄러워 자리 잡지 못하고 아래로 뻗고 있는 것일까

우리도 강바닥이 미끄러워 조심조심 아래로 흘러가는 중이다.

 

계곡과 교감하는 사이

사람과 정들어가는 사이

하루를 원없이 즐기는 사이

오늘의 계곡 끝지점에 온듯하다.

 

 

법수치계곡의 이름을 따서 법수치길

계곡을 걷다가 가장 먼저 만난 집

합실골이라고 하는 마을의 민박집이고 주인장 이름은 김대기氏

 

강원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길 1176

 

 

합실골의 가장 끝집이다.

 

어떻게 이 깊은 길의 끝까지 찾아들었을까

과연 여기까지 민박을 하러 오는 사람은 있는 걸까

깊은 골짜기지만 집은 참 잘 지은듯하다.

 

승용차 정도는 지날만한 길을 따라...팥밭무기교까지 고우

 

 

(주)미림연수원   

강원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길 1160 

도로명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길 1160
미림 연수원이 나오고...다시 걸어서...
합수교을 건너고 다시 걸어서..

합수교에서 바라보니..

멀리 별장같은 집도 보이고...

물좋고 공기 좋으니..

멋진 별장같은 집이 좋은 터에 자리를 잡나보다..

 

5시를 넘어서는 시간 아직도 태양은 빛나는 힘을 가졌다.

산란하는 7월의 햇빛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늘 마무리를 하는 시간은 아쉽기만 하다

언젠가는 일을 그만두게 되고 그때는 원없이 걸어보려나

집에 갈 생각않고 걸어보는 일...그것이 가장 큰 희망이다. 지금으로선.

 

드디어 팥밭무기교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로 1080

 

이동네에 팥밭이 많아서 동네이름이 팥밭무기...

그이름을 따서 팥밭무기교라고 한다.

 

팥밭무기교옆의 주택에 지번이 있어서 찰칵~

이안에도 깊숙한 집이 한채 있나보다...

나도 이런집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몇일씩 묵으면서 산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걸으보는 것...

몇밤자고 나면 싫증이 날지라도 말이다.

 

 

길이 좁아서 미니버스를 타고 왔다

오늘 고생좀 했죠...저 버스~~

괜히 이런길을 가자고 해서 미안했습니다 버스기사님!!

 

이세상에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겠고

이세상에 이런 길이 있는지도 모른 사람이 더 많겠고

이세상에 날 알아도 아는척 안하고 있는 사람이 더많겠고

이런길이 있어도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날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에서

이길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길을 간다는 것

이것은 몇천만분의 경우의 수겠지만

태어날때부터 이렇게 살아갈 것이라는 운명이었을 것이고

그 운명을 열심히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 였다.

 

2018.7.14. 토. 법수치 계곡 트랙킹을 마치고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