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2018.12.25.화. 소양강 둘레길 3코스

kyeong~ 2018. 12. 25. 19:38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에 갔다가

소양강 둘레길3코스를 걷기로 했다

춥기로 소문난 강원도 인제..

강한 한파가 한바탕 몰려간 소양강은 꽁꽁 얼어 있다

코끝이 쨍하게 시린 강바람을 타고...강기슭을 따라 조성한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특별하게 조망이 있는건 아니지만 강위로 미끄러지는 바람과 함께

오르락 내리락 두어시간 걷다보면  등에 땀도 조금나고 걷는 재미가 솔솔한 길이다.

 

시간이 되면 2,3코스 이어서 걸어도 좋겠지만

자작나무숲을 갔다오는 길이라 3코스만 걷기로 했다.

 

 

2018.12.25. 화

날씨: 영하, 흐림

소양강 둘레길 3코스

 

군축교-조림리마을-위령탑 :5.8키로

2시간 소요

 

 

군축령아래 군축교에서 출발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산 94-1

 

바로 옆에 새로난 인제대교가 시원하게 뚫려 있어서

지금은 차량통행이 폐쇄된 군축교이다.

 

다리건너에서 왼쪽으로 진입하면 소양강둘레길 1코스이다

 

군축교에서 시작하는 3코스 들머리

이곳은 3코스 끝지점이기도 하지만 2코스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보통 인제 위령탑에서 출발해서 지금 이곳을 지나 2코스를 걸어서 38대교까지 걷게 된다.

 

 

아직은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서

가을의 끝무렵같이 낙엽이 수북한 길이다.

이길은 소양강둘레길중에 가장 나중에 조성한 길로

절개지가 많아서 데크설치와 가드레일등...조성하기 힘들었던 길이라고 한다.

 

 

낙엽이 길에 가득 쌓여 있어서 미끄러운 길이다.

미끄러질때 중심잡기 위해서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발목위까지 올라오는 낙엽들...

이많은 낙엽들이 다들 어디로 가야하나...

 

오르락 내리락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 길이지만

낙엽이 많아서 미끄러지는 사람들이 있다.

낙엽사이에 서리라도 맺히면 정말 조심조심 해야 한다.

 

 

군축교에서 900미터쯤 오니

강물이 손에 닿을듯 보인다.

그늘길이라 여름에 온다면 무척이나 시원한 길이되겠다.

한여름 산에 오르지 말고 이길을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골짜기를 건너는 다리

작은 다리 일지라도 이 산중까지 이송하고 손질하고

제법  긴시간과 수고가 따라야 길이 만들어진다.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이 이용하고 걸어서 건강한 삶을 이루어야 겠다.

 

 

둘레길 바닥에는 눈이 없는 강은 꽁꽁 얼어있다.

같은날 같은 시간에 얼면서도 다른 무늬를 내는 소양강

같은 곳을 흘렀다고

같은 곳을 보았다고

다 같은 삶이 아니고 다같은 풍경이 아닌듯하다.

 

 

 

병풍폭포라고 하는데

미니어쳐같은 작은 폭포...

사실은 눈이 많이 와서 녹아내린 물이 많을때에는 제법 큰 빙벽폭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올겨울, 아직까지는 적설량이 없어서 흘러내릴 물이 없으니

고드름이 앙증맞다

 

 

쭈글시고 앉아서

한동안 이리저리 찍어보았다.

송글송글 이슬처럼 솟아오른 물방울이 이쁜데

햇빛이라도 빛나면 더 이쁠텐데....표현하기 무지 어렵다.

 

 

소양강 둘레길 중에 이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질러서..

한장더 올려본다.

이리저리 찍어보았는데

사진의 길은 너무 멀로 험난하다...

 

 

참나무 나이테도 찍어보고...

 

 

다시 허리를 펴고 걸어보는 길

참 시원하다

겨울인데도 오장육부가 뻥 뚫리는 기분처럼 시원한 길이다.

겨울에 냉면 먹는 기분이랄까.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것같은 절벽길에

저렇게 데크를 설치해서 길을 조성하였다.

없으면 아니걸어도 되는 길

있어서 감사히 걸어보는 길

한없이 조성되는 길....길 ...길...

우리나라는 길의 천국같다.

 

 

겨울이라 앙상한 길이지만

여름이거나...봄이거나...신록이 산들거릴때 이길을 걷는다면

강물처럼 기쁘게 걸어가리라.

 

 

나무를 자르거나 절벽을 건드리지 않고 길을 내었다.

조심해서 머리 부딪치지 않게 가려고 약간 수구렸는데

배낭의 시틱이 걸려서...뒤로 넘어질뻔했다.

배낭의 스틱 조심하세요!!

 

 

저건너에도 데크길이 잘 조성 되어 있는 소양강 둘레길 1코스이다

3코스와 1코스는 소양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나무의 잔가지가 그리는 실루엣도 이쁘고

얼음이 얼면서 그린 잔무늬도 이쁘다.

걷는 것도 좋지만 손꾸락을 열심히 움직여야하는 카메라가 있어서 더 좋다

사물을 좀더 가까이, 좀더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강은 아래로 내려가고

우리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인제방향으로 올라가고 있다.

예전 이근처 살때 소양강에서 쏘가리와 메기 낚시를 했던 기억이 난다.

 

 

데크조성을 위한 절개지

해빙기에는 돌이 굴러내릴것도 같아...무조건 조심조심

 

 

우리나라는 어딜가나 용은 뗄래야 뗄수 없는 신같은 전설

조금이라 신성스럽다 싶으면 용이 자주 등장한다.

하늘을 신성시 하는 조상들의 순수한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여름에 강바람이 부는 날

저 소나무아래 용바위에 앉아있고 싶다.

 

 

용바위를 지나....

인제위령탑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듯하다.

날씨가 춥다보니 걷는 속도가 제법 빠르다

쉬지 않고 휘리릭 지나가버리니 말이다.

 

 

멀리 보이는 마을이 조림리 마을

물안개가 이쁘게 피어오르고 강물을 오고가는 작은 어선풍경의 이뻤던

사진이 가끔 올라오던 곳이라 반갑다.

 

 

 

응달길이라 눈이 조금 남아 있지만

경사진 길이 아니라서 아이젠 없이 무사히 걸은 길

강기슭을 따라 우리말고 다른 사람이라곤 전혀 없는 길을 걷자니

예전에 많이 걸었던 느낌의 고향동네 길처럼 좋다.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들끼 손잡고 부비부비~~

 

 

이름은 모르지만

담아본 겨울 소경

 

 

발자국인듯...아닌듯...

비뜰어지지 않고 잘 걸어간 길

 

조리미마을의 강가~

두텁게 얼었던 얼음이 맥을 못추고 있다.

아무리 두꺼워도 세월에 맥못추는 얼음...

 

 

방학중인 나룻배~

 

휴면기의 밭에서 지나간 흔적을~

오미자밭에서~

 

 

위로 올라가면 가넷고개길

우린 인제방향으로 오른쪽 둘레길을 다시 접어든다.

지금까지 3.8키로 걸었고

위령탑 목적지까지는 2키로 더 가야한다.

 

 

 

거의다 왔나보다

멀리 인제시내가 보이고 사구미교도 보인다

저기 사구미교를 건너서 강건넛길을 걸어서 처음 출발했던 군축교까지 다시 되돌아 걸아갈수 있다.

 

 

이런 둘레길은 특히나 낙석을 무지무지 조심해야 한다.

해빙기에는 특히나 ~

외딴길은 혼자보다는 동행과 함께 걷기를 권장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한컷 찰칵

카메라 똥침 놓은 일이 나의 낙이라..어쩔수가 없다.

 

 

항상 떠나는게 삶이다보니

길만보면 그져 내 분신처럼 좋다.

저 길이 왜그리 좋은지

일촌 친구처럼 느껴지는 길~

 

어느곳에선 5.8키로

여기의 이정표에선 5.3키로~

어느게 맞는지...

하여튼 오늘도 길하나 내게 안겨주어서 그것만으로 좋다

아는 길은 꼭 내게 천금만금 재산같이 느껴진다.

 

 

사구미교아래 우리가 타고 가야 할 버스가 대기중...

하여튼 시간은 lte급이다.

어쩌면 이렇게도 빠르게 지나가는지

 

 

자유 수호희생자위령탑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항거하다 희생된 민간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위령탑

 

 

 

 

 

마릴린먼로 In위령탑

 

원주국토관리청은

 "마릴린 먼로가 1954년 미군 부대 위문 공연을 위해 인제를 방문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고 밝혔다.

동상은 영화 '7년 만의 외출' 속 뉴욕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치마를 붙잡는 마릴린 먼론의 대표적 포즈를 형상화했다. 

 이 동상 제작과 설치에 약 5500만 원이 들었다.

"군에서 (마릴린 먼로 동상을) 신청해서 세워졌다고 한다

 

6.25는 잊을수 없는 우리의 역사이고 전쟁에 지친 미군과 우리의 병사를 위해

세계적 명배우의 방문은  큰 위안을 주었던 일이기에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어떤이는 상업성이라고 하지만 힘없던 시절 잠시나마 환호의 도가니로 끌어주었던 대스타의 방문은

잊을수 없는 역사의 기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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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을 깊게 높게 멀리 걸어도 좋지만

두곳을 부지런히 맛보는 것도 재밌다

아침에는 쌀밥먹고 점심에는 매운탕먹는 느낌이랄까

순백의 숲에서 나무속살까지 하얄것 같은 숲을 걷다가

강물을 따라 걸어가는 일

인제 근처에서 살았던 적이 있지만 이런 절벽같은 강기슭에

길이 생기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살았다고 해서 정말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몰랐던 강섶 길을 따라 순백으로 변한 얼어붙은 강을 보며

하얀숨만 쉬는 물고기가 잠들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얀 물고기처럼 숨쉴때마다 하얀숨소리가 나는 하루였다.

 

2018.12.25. 인제를 다녀오다가..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