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230521 소백산 철쭉

kyeong~ 2023. 5. 25. 01:25

 

 



소백산 철쭉/梁該憬


소백이 주신 땅
너른 초원 위에 
연분홍 곱게 차려입고 
누구를 기다리나
멀리서 보아도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아
겨울날 이 자리에서 
눈 속에 빠지던 발의 깊이만큼
기뻐서 울컥
이번 봄날은
비로봉에서 연화봉까지 길다


격렬한 바람이 하늘을 흔드는데
고요한 저 빛깔은 소리를 쓸어 담네
가장 낮게 앉아
바람에 누운 풀잎들의
등불이 되는 연분홍
낮게 앉아도 
연분홍 등불아래 그림자 있네
그림자 끌어안고 누운 풀잎
아무리 길어도 좋은 봄날

2023.05.21.소백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