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구봉산 죽은 소나무

kyeong~ 2023. 9. 19. 15:52






구봉산 죽은 소나무/梁該憬

구봉산 윤회봉 앞에서
바람이 일거나 
눈이 오거나 
산에 좋아하는 맹신자를 기다리다
하늘의 처분에
병든 것도 모른 체 
요지부동 거처가 되었네

살아서 보금자리
죽어서 극락이 된 거처에서 
삭쟁이하나 떨어질때마다
선계에 드는 적멸
산에 올때마다 그 많은 나무 중에
금강송에 기대던 맹신도들
병들어 죽고 나니 
잡목이나 금강송이나

이제 그늘조차 만들 수 없는 몸이지만

꼿꼿이 선체로 해탈하는 죽은 소나무
가지가 불어질 때마다
성불의 목탁소리 들린다



2023.09.17.일. 영월 구봉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