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빈 가지 / 梁該憬 무수한 가지들이 단풍잎을 빼곡히 들고 있네 그중에 잎을 갖지 못한 나뭇가지 무성한 단풍잎에 묻혀 보이지 않네 지난여름이 얼마나 힘들었길래 붉은 잎 한 장 내밀지 못하네 하필 마른 나뭇가지에 새 한 마리 앉았다 가네 떠나는 새를 향해 흔들 잎이 없어 단풍잎 사이로 고개를 묻네 밤새 돌아누워 붉은 잎의 등을 긁으며 흐린 하늘 속으로 숨어든 새를 기억하네 그래도 붉은 잎 아래서 밤을 맞이하니 그게 어디야 단풍마저 지고 나면 그 아래가 전부 벼랑이지 마른 나뭇가지, 새에게는 잠시 길이었지. 20231101. 수 우이령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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