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에서 올라오는 바람과 산골짝 바람이 뒤엉켜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상고대가 절경이었던 금수산
상고대와 매운바람이 좋아서 여러 번이나 찾았었다
제천과 단양을 중심으로 솟아 있는 산은 청풍호와 어울려
어딜 가나 절경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신록이 짙어져 가는 오월에 금수산에 간다
깊은 계곡을 푸른 잎으로 덮어 깊이를 재지 않아도 되며
높은 산을 푸른 잎으로 채워 그 험함을 보여주지 않으며
걷는 길을 푸른 잎으로 채워 햇살과 교감하게 하는 계절
그중에서도 산 좋고 물 좋은 금수산으로 간다
오월은 석가탄신일이 있는 달
나무마다 손바닥 만한 잎을 내밀고
오는 바람 가는 바람에 기도하듯 손을 비빈다
정상석은 나의 나무아미타불
南無山佛~ 南無山佛~南無山佛~
연두 연가 산의 슬하에 연둣빛으로 말하는 잎들이 산다 어린 손바닥 위에 무엇을 쥐여줄까 볼 통통한 햇빛은 손금을 쥐여주느라 하루종일 이산 저산을 넘는다 풀잎이여 연둣빛이여 시간 맞추어 나를 마중 나오셨는가 바라볼 때마다 숨이 막혀 어쩌지 못하는 순간 저 손짓에 이끌려 또 왔네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 어디로 갔는지 긴 그림자만 보이네 여러 해의 연둣빛이 한꺼번에 흘러가는 봄 오래오래 보고도 그리워할 여린 색 온몸에 풀빛을 묻힌 채 그늘에 앉아 갈 길을 묻지 않는다 산에 대한 언어 말고 잘 들리지 않는 언어에 귀 기울이는 그런 계절이 있더라 |
- 2024.05.19. 일/ 맑음
- 산행코스:갑오고개-용바위봉-단백봉-망덕봉삼거리-금수산-금수산 삼거리-상천휴게소
- 산행거리:약 9km
- 산행시간:10시~16시(놀멍 쉴멍 먹으멍~6시간)
갑오고개 주차장
동산과 금수산 갈림길에 위치한 갑오고개 주차장
주차장 바로 옆 제천치유의 숲이 있어서 활용도가 높은 주차장인데
오늘은 한적하다
산행팀은 치유의 숲 탐방팀과 헤어져 금수산으로 출발
산행시작
갑오고개, 국립제천치유의 숲:
충북 제천시 청풍면 학현소야로 590
청풍면 학현리 산 18-93
10시 산행시작
갑오고개는 제천시와 단양군의 경계에 있다
주차장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80미터 이동
전봇대 앞에서 산행은 시작한다
금수산과 신선봉으로 가는 입구
해발고도 500m
금수지맥 마루금을 절개하여 도로를 내어서
산행시작도 절개지에서 시작이다
처음에 10분쯤 가파르게 올라가는 듯하지만
이내 걷기 쉬운 느슨한 능선을 보여준다
느슨한듯한 능선은
이내 숨어있는 바위구간을 만난다
작년에 떨어졌던 낙엽 범벅구간이지만
그 위를 연둣빛 잎새들이 곱게 드리워져 있다
땀을 좀 흘리게 되는 구간이다
아직 여름은 제법 남았는데 등에 땀이 많이 난다
그래도 힘들만하면 보이게 되는 풍경들
소나무숲 사이로 건너편 단양땅 산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소백산이 흐릿하게 들어온다
40여분 치고 오르니 신선봉에서 조가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편안하게 늘어져있고
그 뒤로는 금수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산행시작 50분쯤 ~
용바위봉에서 한숨을 돌린다
하늘빛이며
이파리들 색이며 오늘은 오감이 행복한 날이다
등에 땀은 나지만 고지대의 잎새들은 아직도 연둣빛에 머물러 있다
여름이 오기 바로 직전의 계절
금수산으로 가는 길의 신록은 연둣빛이다
스며드는 햇빛이 좀 더 짙어지기 전
편안한 길을 걷노라니 소풍 온 것처럼 즐겁다
편안한 길도 있지만
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내리막길도 있고
내 마음과 같은 길이 어디 한 곳이라도 있겠는가
그래도 길과 길의 만남이 사람과 사람만남보다 더 쉽다
한두 번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스며들어 먼 길을 함께 한다
11시 50분 단백봉 도착
단백봉은 900봉이라고 한다
금수산과 신선봉 능선의 갈림길이다
자칫 신선봉 쪽으로 잘못 들어설 수도 있으니
이정표 확인을 잘해야 한다
단백봉 900 고지
제법 높은 곳이지만 갑오고개가 해발 500미터이니
이곳까지 힘들지 않게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연둣빛 그늘아래 둘러앉았다
우리 팀 외에 아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단백봉 터에 넓게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산행 출발한 지 두어 시간
그새 출출했었는지 밥맛은 꿀맛이다
점심을 먹던 단백봉 주위에는 고광나무꽃이 지천을 이룬다
올라오는 길에 둥굴레꽃과 애기 나리꽃이 많았는데
산행길이 바빠 사진 찍을 여유가 없었다
밥 먹는 틈을 타 둘러보니 다른 야생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수두룩하게 밀어내는 잎들 때문에
길이 묻혀있지만 그들 틈을 헤치고 금수산으로 향한다
단백봉에서 금수산으로 가기 위해 골짜기로 내려서면 능강계곡(얼음골) 내려가는 길이 있다
금수산을 향하여
조용했던 숲을 열며 걸어가는 길
우리들이 언어만큼이나 무수한 잎들이 연두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새순이 올라올 때에도 가슴 설레게 이뻤지만
봄과 여름의 간이계절에 만나는 연둣빛도 참 이쁘다
오월은 석가탄신일이 들어있다
부처님의 광명이 온누리에 퍼지듯
햇살이 온천하에 골고루 나눔을 하고 있다
깊은 산속 이파리들 위에도 눈부시게 내려앉고 있다
애기 거미가 지은 집
햇빛을 받아 참 예뻤는데
거미줄이 가늘어서 잘 찍히지 않는다
육산인 듯 하지만.... 가끔 바위구간도 있는 산이다
관중(고사리과) 군락지
가장 원시식물에 속하는 양치식물이다
양치류가 보이면 왠지 오지 중에 오지로 온 것 같아
그 주변이 정말 신성해 보이기도 한다
오르락내리락
여기를 내려가면 능강계곡 얼음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삼각봉 같은 바위옆을 지나면....
상학주차장에서 올라오는 나무데크를 만난다
이곳에서 길을 열어주지 않아서
안전지대를 넘어서 산행을 이어야 하는데 이곳은 이정표도 없다
감각으로 이어서 가야 한다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산행이정표에 조금 소홀한 느낌이다
망덕봉 삼거리
우리 팀은 갑오고개에서 올라왔는데
이정표는 상학주차장으로 가는 것만 표기해 두었다
갑오고개에서 올라온 길과 상학주차장에 올라온 길이 만나는 지점에
길을 열어두지 않아서 철재 가드레일을 넘어오게 하더니
이정표도 제천 쪽만 안내한다
제천시와 단양군과의 협의가 없나 보다
산행하다가 길을 잃는 마음을 이들은 알까
망덕봉 삼거리 전망대
청풍호반과 그 주변의 산 능선들
오늘은 날씨가 맑아 멀리 월악산 영봉까지 깔끔하게 눈에 들어온다
수평선처럼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지만
녹색이 풍성한 계절에 오르니 작은 섬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것만 같다
같은 호수를 충주사람은 충주호라 부르고
제천사람은 청풍호라고 한다
지역별 입장에 대해
제천시에서는 충주호 수몰 지역이 제천 지역에 가장 많이 속해 있으나
명칭 결정 시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결정하였다고 주장하며,
충주호의 이름을 청풍면의 지명에 따라 청풍호(淸風湖)로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천시청에서는 지역 내 도로 안내 표지판의 충주호 표기를 '청풍호'로 바꾸었으며,
지역 단체에서는 청풍호 개명을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충주시에서는 인공 호수의 명칭은 댐(충주댐)의 명칭을 따라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반박하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가에서 발행한 지도 등에서 사용된 충주호 명칭이 국가지명 위에서 정한 명칭은 아니라는 게 확인되어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한편 충주호는 제천시의 이러한 입장에 힘입어 민간영역에서는 청풍호로도 함께 불리며
충주호가 인공적으로 조성되면서 여러 지역이 수몰된 측면이 부각되어
충주호의 탄금대 일원은 '탄금호'로 불리며
단양군 일원의 유역은 '단양호'로도 언급됨으로써 충주호에 대한 권역별 명칭 사용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망덕봉과 무명봉
그 뒤로 단백봉~신선봉~조가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강으로 달려가고
또 그 뒤로 동산에서 작은 동산 외솔봉으로 내려온 능선도 강가에서 쉬고 있다
신선봉 미인봉 조가리봉(정방사)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좀 더 당겨본다
망덕봉 삼거리 전망대
우리의 벗들은 풍경에 취했는지 내려서질 못하고 있다
망덕봉삼거리 전망대에서 내려와 뒤돌아 본 풍경
이 암봉이 976봉
단양 적석면 방향
단양쪽은 석회공장들이 많아서 산중턱이 훼손된 곳이 많다
금수산 정상
망덕봉 삼거리에서 불과 300미터 거리다
코앞에 다가서니 후다닥 올라가고 싶어진다
잘 정돈된 계단이 있어서
오르기 수월하다
계단을 지나
녹색터널을 지나... 그렇게 다가선 금수산 정상
정상데크와 하늘과 바다 같은 산그리메들
금수산 병꽃이 시들어 갈 즈음
우리는 금수산을 오른다
금수산을 오르며 바라본 풍경
맨 앞 망덕봉 능선
중간 미인봉 능선
뒤 동산 능선
겹겹의 산 마루금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산은 바다와 같다
겹겹이 밀려오는 산능선이 파도와 같다
14년 전에 인사한 소나무
소나무는 그대로이고 작은 표지석에서
크고 둥근 표지석으로 교체되었다
단백봉을 출발하여 대략 1시간이면 도착하는 금수산 정상
2시쯤 도착해서 금수산 주변 풍경에 뛰어든다
2010년 금수산정상의 모습
금수산 錦繡山, 1016m 높이 1,015.8m. 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과 제천시 수산면에 걸쳐 있는 산. 월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단양에서 서쪽으로 33㎞ 지점에 있으며 치악산으로 이어진다. 국망봉·도솔봉과 함께 소백산맥의 기저를 이루며, 단대천(丹垈川)이 발원하여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금수산은 우리나라 인기 명산 100선 중 60위에 꼽히는 명산으로 남쪽 능선 790m 안부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가장 아름다운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는 801m 암봉이 있다.. 산기슭에는 용소가 있는데 장마나 가뭄에도 수량이 변하지 않아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한다. 또, 산속의 한량지는 한여름에도 얼음을 볼 수 있는 얼음골이다 금수산 얼음골은 4월 초에서 8월 초까지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를 전후해 얼음이 녹는다. 상천리 백운동 버스 정류장에서 약 10분 오르면 용추폭포[일명 용담폭포]에 이르고, 이곳에서 선녀탕으로 오르는 길은 온통 암반 지대이다. 선녀탕은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전설이 있어 붙인 이름으로 상탕, 중탕, 하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수구곡은 약 7㎞에 이르는 계곡으로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아 청풍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이 산에는 예전부터 자연생 약초가 많았는데 ‘비상풀’이라는 약초는 극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북쪽 산록에는 세 봉우리를 에워싸듯이 구축된 토석축(土石築)의 성터를 볼 수 있는데, 성 안에서 신라시대의 토기조각 및 기왓조각과 고려시대의 토기 등이 수집되고 있다. 약 5백년 전까지는 백암산(白巖山)이라 불렸는데 이황(李滉)이 단양군수로 재임할 때 그 경치가 비단에 수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하여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하였다. 제2단양팔경의 하나로, 삼림이 울창하며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고 산정에 오르면 멀리 한강이 보인다. (다음백과 발췌) |
팔을 양쪽으로 좌악 펼치고 어디로든 편히 가시라.... 인사하는 안내판
'상'자 들어간 주차장
비슷비슷하니까 확인 잘하고 하산해야 한다
아하....
남근석이 있는 상학주차장에서 올라온 사람들
환종주를 위해 이리가도 저리가도 상학주차장이구나!
우리는 반대편 상천주차장으로 고고씽~~
정상에서 바라본 적성면의 농촌마을
건너다 보이는 월악산 스카이라인
충주댐이 생긴 직후
단양에서 충주까지 딱 한번 유람선을 타보았는데 그 후 탈 기회가 없었다
강바람과 함께 청풍호반에서 강을 둘러싼 명산들을 올려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금수산이지만
청풍호를 가운데 두고 이산가족이 되었다
금수산은 월악산국립공원 주봉 외의 산이면서 100대 명산에 속해 있다
국립공원의 주봉 외의 산으로 100대 명산에 선정된 산으로
내장산국립공원의 백암산, 속리산국립공원 구병산, 가야산국립공원의 남산제일봉,
지리산국립공원의 바래봉과 반야봉 등이 있다.
망덕봉 삼거리 전망대와
금수산 정상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햇살아래 빛나는 청풍호반 풍경에 홀딱 반해
앞서간 사람들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한없이 늘어졌다
상천주차장으로 내려가려니
이정표에 갓처럼 씌워진 태양광 패널은 왜 있는 건지
산꼭대기에 전기사용할 용도가 갑자기 궁금하다.....
혹시 계룡산처럼 핸드폰 충전용 전기가 설치된 건가????
산길 구석구석
내민 가지마다 꽃송이가 한 줌이다
꽃길을 헤치며 올라왔던 금수산
꽃송이의 환송을 받으며 갈길을 재촉한다
올라올 땐 정상을 향한다는 즐거움으로 올랐는데
하산길 500미터는 가파르고 너덜길이다
내리막길이라 하여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금수산 삼거리에 도착하니 급경사는 잠시 매무새를 가다듬어 옆길로 안내한다
금수산 삼거리는 상천주차장과 상학주차장 갈림길이다
이정표도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국립공원 치고 길은 허술하다
금수산에서 상천휴게소까지 3.5km
오늘따라 지루하게 느껴진다
발끝에 차이는 돌부리 때문에 피곤을 느낀 탓일 게다
더운 여름날
2리터 물병에 얼음물을 채워와서
"내리막길에서도 더위를 식히게 해 준 분
고마웠습니다
오랜 산행 이력에도 항상 초보처럼 산에 온다는 그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마을길이다
상천마을에는 오디가 익어간다
며칠만 더 있으면 까맣게 익어갈 텐데
아직은 설 익어 한 줌 따먹지도 못했다
상천마을 들길 풍경
보문정사
연등이 곱게 흔들리는 절집
문간에서 마음속 삼배만 하고 그냥 갑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에 태어나신 석가모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는 아름다운 산에 귀의합니다
오늘은 금수산 절경에 귀의했습니다
<<상천마을 야생화>>
아예 산행팀만 있는 날은 마음이 단순한데
오늘은 산행팀, 둘레길 팀으로 나뉘었다
초반 30분은 어느 산이나 힘들게 오른다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면 둘레길로 갈걸 그랬나....
돌아가지도 않을 거면서 갈등을 하게 된다
길이 하나라면 무심히 갈길을 갈 텐데
선택의 여지가 있을 때에는 이래도 저래도 갈등이 남는다
산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생사 모든 일에 그렀던 것 같다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면서 어떤 것이 현명한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선택의 여하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여,
그래도 아직은 산이지
산 덕분에 즐거웠고
산 덕분에 건강했고
산 덕분에 갈 곳이 있지
때문에~ 보다
덕분에~ 산을 오르고 있지!
2024.05.19.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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