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50216.일. 영동 각호산-민주지산

kyeong~ 2025. 2. 18. 11:22

 

까마득히 잊을만하면 다시 가게 되는 민주지산 

민주지산(珉周之山)은 특이하게 산 이름이 네 글자다.

갈지(之) 자를 쓴 것도 다른 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고장의 사투리로 ‘민드룸 한 산’을 일제강점기 때 지도를 만들면서 한자로 잘못 표기한 것이

오늘의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한자를 무시하고 민주지산 이름만으로 처음에는 역사와 민족을 위해 붙여진 이름 같아 거룩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은 유래와 관계없이 '백성이 주인인 산’(民主之山)으로도 많이 불린다

1000 고지가 훌쩍 넘은 연봉들을 굽어 살피며 우뚝하게 솟아 있는 민주지산

지나온 길과 앞으로 펼쳐지는 능선이 훤하게 틔여 있어서 걷는 내내 속이 후련한 산이다

겨울 막바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산준령의 설경을 기대해 본다

 



산은 공전한다/ 梁該憬





산이 나를 품은 지 오래다
엄마 품 절반, 산의 품 절반
운이 좋은 편이다


엄마의 우주에서 벗어나
산의 등을 타고 가고 있다
바늘 바람이 가는 곳을 아는가
방황하는 눈발이 가는 곳을 아는가
미지의 우주를 향하여 가고 있다


잠시 멈춘 산봉우리
태풍의 눈처럼 멈춰진 곳
둥글게 밀려오는 산, 산, 산
저 무수한 산은 태양계
나는 빛나는 별
우주를 향하여 미친 듯이 갈 때
세상은 빛나는 별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중이다



2016.12.10. 민주지산 정상에서

 

 

각호산(1202m). 민주지산(1241.7m)

  • 2025.02.16. 일. 날씨: 맑음
  • 신갈정류장:7:30 출발
  • 도마령주차장:10:20 도착 
  • 산행시간:10:35~16:00(점심시간포함)
  • 산행거리:약 9km
  • 산행코스:도마령-상용정-전망바위-각호산-십자갈림길-1176.8봉-대피소-민주지산-쪽새골갈림길-잣나무숲-물한계곡-황룡사-주차장

 

도마령 (刀馬岺 843m): 충북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 산 4-127

각호지맥의 천만산과 각호산 사이의 절개지 49번 도로에 위치하고 있다

 

2층구조로 된 주차장

화장실(수리 중)

주차장에서 올려다보면 도마령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서 천만산(960M)으로 이어진다

각호산은 전망대 반대편 화장실 옆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도마령은 충북 영동군 황간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영동 최고봉 민주지산 자락에 있는 해발 800미터의 높은 고갯길로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이곳을 넘었다고 해서 '도마령( 刀馬岺 )'이라 지었고

'답마령'이라는 옛 이름도 전해진다

 

 

황간을 지나올 때에는 바닥에 눈이 없어서 이곳에도 겨울이 다 갔구나 싶고

삭막한 산행 후 정상에서 맛집뷰에 취할 참이었는데

840미터 고지에 위치한 도마령 주차장에 도착하니  눈이 가득하다

단체사진을 찍은 후

처음부터 아이젠을 장착하고 화장실옆의 계단을 따라 각호산 산행은 시작된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4분쯤 올라오니 상용정 정자가 기다린다

도마령을 가운데 두고 건너편에는 도마령 전망대가 있고

각호산쪽은 정자를 지어두었다 

산행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아무도 을씨년스러운 정자에서 쉬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용정은 상촌면과 용화면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2002년과 2003년 태풍으로 영동군 곳곳이 재해를 입었는데 이때 복구 사업을 하면서 상용정을 세웠다고 한다.

목재는 우리나라 소나무를 사용하였으며 화강암 암장 초석에는

우리나라 대표적 국악기인 대금을 형상화하였는데 국악의 고장 영동의 명소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한다.

정자의 기둥이 대금형상이라는 것을 거의 모르고 지나친다

 

 

정자에서 내려다본 남쪽사면

굽이굽이 내려가는 도로는

민주지산 휴양림이 있는 조동리 쪽 

도마령에 눈이 많이 쌓이면 저 구불구불한 길이 진입이 어렵다

어느 해인가 미쳐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서 도마령과 각호산을 포기하고 물한계곡에서 민주지산으로 오르기도 했다

 

 

서북사면을 따라 오르게 되는 각호산은 초입부터 눈이 제법 많다

영상의 기온이라 환상의 설경은 포기했지만

하루종일 눈길일 것 같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길 때문에

각호산 정상까지 호흡은 거칠게 이어진다

 

 

잠시 쉬면서 왼쪽으로 바라보니 잡목이 빼곡하다

각호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아래는  황간 방면에서 버스를 타고 지나왔던 둔전골 마을이 있다

며칠 몸살을 앓은 상태라 옷을 도톰하게 입고 산행을 했더니 등에서 땀이 난다

그래도 체온조절을 위해서 겉옷을 입고 산행하려니 둔하기 그지없다

 

 

1시간을 힘들게 오르니 전망바위가 쉬어가게 한다

남쪽으로 멀리 덕유산 스카이 라인이 이어지고 그 너머 가야산이 있다

이때만 해도 시야가 선명치 않아 덕유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조금 더 당겨서 찍어보지만 핸드폰의 한계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은 더 흐리다

흐릿한 시야지만 한 시간 만에 가슴을 뻥 뚫어주는 풍경을 만나니 산행의 즐거움이 살아난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오늘 가야 할 민주지산과 그 뒤로 석기봉과 삼도봉 능선이 이어진다

1000 고지 이상의 산은 장쾌하게 내어주는 산능선만 봐도 산에 온 값을 톡톡히 한다

 

 

이곳에 1.5km 표지판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도마령에서 각호산 정상까지 1.5km인데

중간즈음에 서있는 1.5km라는 이정표가 이해가 안 된다

 

 

조망바위에서 40분쯤 가파른 길을 오르면 각호산 정상이다

도마령에서 1.5km 거리. 1시간이면 족할 거리를 2시간 가까이 소모했다

각호산에서 민주지산까지 3km

 

 

충북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 각호산(해발 1,202m) 각호지맥 주산,

(구 표지석 1,176m)

2019년까지는 작은 표지석이었는데 2020년 민주지산과 각호산 표지석을 큰 것으로 세웠다

옛날에 뿔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에서 산의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산간오지에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산이다.

 

넓은 터를 지난 오른쪽 바위구간으로 들어서면 각호산 정상석이 있다

가장 후미에서 올라오다 보니 넓은 터에서 점심식사부터 하느라 인증사진을 찍지 못했다

점심식사 후에도 민주지산까지 욕심내느라 발길을 서둘렀다

 

 

각호산에서 50미터 아찔할만치 위험한 급경사 구간이 이어지고

다시 50미터를 오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 표지판에 쓰여있는 '현재위치 각호산' 때문에 이곳을 정상으로 착각하는데

표지판에서 100미터 거리에 마주 보이는 암봉이다

착각하는 사람 때문에 글씨를 각호산 글씨를 지웠는지도 모르겠다

 

물한계곡으로 가려면 황룡사 표지판을 보고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내려가면 배걸이봉(배거리봉, 1097m)을 지나서 각호골까지 험하고 급경사이면서 희미한 등로를 구간을 따라가야 한다

한마디로 물한리에서 이곳으로 만약 올라온다면 사족보행 핵가팔 된비알 코스다.

 

민주지산방향으로 500m 진행한 후 '십자로 갈림길' 이정표에서 황룡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하다

 

각호산 정상에서 민주지산까지 3km라고 쓰여있었는데

100미터 더 진행한 이곳에서는 3.4km......

이곳은 참 알쏭달쏭한 등로 표지판이다

 

 

갈림길 대형표지판에서 바라본 민주지산

저기 빤히 보이는 민주지산까지 3km, 후미기준 1시간 30분이면 넉넉히 갈 수 있다

100여 미터 가파른 하산길을 따라 설설 기다시피 내려갔다가 앞에서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로 올라가야 한다

 

 

급경사길을 정신없이 내려와 뒤돌아본 석기봉

사면에는 눈이 별로 없지만 능선길에는 눈이 수북하다

한쪽 사면은 눈이 거의 없고 한쪽 사면은 눈이 많아 반반치킨 같다

 

등로에 가득한 눈길 산행

아침에 플라스틱 주방기구가 부러져서 괜히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각호산에서 민주지산까지 3km

날씨는 점점 맑아지고 

바람이 세차지 않아서 좋다

가도 가도 눈길을 오르고 내리고

민주지산과 각호산의 높이차이는 40m지만 체감상 민주지산이 훨씬 더 높게 느껴진다

 

 

각호산에서 500미터 진행하면 십자로 갈림길이 있다

황룡사가 있는 물한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는 곳

첫 번째 갈림길 보다 이곳에서 내려가는 길이 더 수월하다

오늘 민주지산을 오르지 않고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우리 팀 있어 신경이 쓰였는데

이길로 하산하는데 눈이 많고 미끄러워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잠시 쉬면서 뒤돌아보니 굴참나무숲에 가려서 봉우리가 전부 가려졌다

1200m 높이를 자랑하면서도 암릉이 없어서 순탄한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훤히 보이던 길, 금방 지나온 길인데 뒤돌아보니 길이 보이지 않는다

문득 내가 살아온 모습을 볼 수 없듯 사는 게 거울 보듯 빤한 게 별로 없다

 

 

눈밭에 머리 박고....

원산폭격하는 나뭇가지

이곳은 바람이 센가 보다 

댓잎이 너덜너덜하다

 

 

각호산을 출발한 지 40분

민주지산으로 제법 고도를 올릴 즈음 등에서는 땀이 난다

잠시 가쁜 숨을 돌리느라 뒤돌아보니 2개의 봉우리가 맞대고 있다 

각호봉, 대형 이정표가 있던  또 다른 각호봉에서 배걸이봉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이 선명하게 다가선다

밟았던 땅은 

잠시 전의 땅...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각호봉

저 각호봉은 두 번째 밟았고 민주지산은 이번이 5번째다

 

 

 

비바람에 이나무들도 살아가느라 얽히고설켜서 엉망진창이다

서로 섞여서 어느 게 내 가지인지 모르겠다

사람도 섞여서 살다 보면 친구생각이 내 생각 갖고 내 생각이 친구에게 전해진다.

물한계곡 쪽으로는 시야를 내어주지 않는다

시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민주지산 정상에 오르면 360도 미슐랭 뷰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눈이 만들어 놓은 계단길을 따라 한차례 급경사를 오르면

각호산에서 1km 지점에 각호지맥 무명봉(1176.8봉)이 있다

 

 

1176.8봉에서 삼도봉 방향의 풍경

깊은 골짜기와 가파른 봉우리를 이루면서도 

꽃이 피고 새가 울고 계절마다 할 일 다 하는 산천이다

 

 

각호봉에서 약 2km 지점 1시간 소요

도마령에서 각호산까지 쉼 없이 급경사라서 힘들었지만

각호산에서 민주지산까지의 길은 어렵지 않아서 수월하게  진행한다

 

 

설(雪) 장성...

3월이 멀지 않았는데 이 구역만 이렇게 많이 쌓였을까

스틱으로 쳐보니 단단한 장성이다

 

 

 

정상 300미터 전에 위치한 무인 대피소와 추모비

1998년 4월 1일, 천리행군을 진행하던 특전사 6명이 예상치 못한 이상기온으로 인하여 동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혹한으로 강풍과 폭설이 전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이날 체감온도는 영하 30도에 눈은 30cm까지 쌓였고 바람의 속도는 무려 55km였다고 한다

제대로 된 월동 장비도 갖추지 못하고 상부에서 떨어진 훈련 감행 명령에 전진을 감행하다가

순직한 젊은 군인들의 넋을 달래고 등산객의 조난을 예장하기 위해 2001년에 건립한 무인 대피소이다

 

 

드디어 민주지산에 도착했다 

3km의 거리를 1시간 40분 만에 도착했다

민주지산에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각호지맥의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올려다볼 때는 오르고 내리고 뾰족한 봉우리였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한결 순한 능선이다

 

 

민주지산에서 남쪽 방향으로 오른쪽 석기봉에서 백두대간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민주지산이 가까워올수록 푸르디푸른 하늘로 변해서 

상고대는 없지만 마음에 드는 정상뷰를 만날 수 있었다

 

 

 

민주지산珉周之山 1241.7m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설천면과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용화면에 걸쳐 있는 산.
소백산맥의 일부인 민주지산은 추풍령(秋風嶺)에서 남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의 도계를 이루는데, 산의 북쪽에는 각호산(角虎山, 1,202m)이,
남동쪽에는 삼도봉(三道峰, 1,177m)이 솟아 있다.
암석은 선캄브리아기의 소백산편마암복합체(小白山片麻岩複合體)에 속하는 호상편마암(縞狀片麻岩)이다.

민주지산의 남쪽 사면은 무주군 설천면으로 무주남대천(茂朱南大川) 유역에 속한다.
동쪽과 북동쪽 사면은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으로 초강천(草江川) 유역에,
서쪽과 북서쪽 사면은 충청북도 영동군 용화면으로 무주남대천의 지류인 용화천(龍化川) 유역에 속한다.
이와 같이 민주지산 전체는 금강의 집수구역(集水區域)이 된다.

민주지산은 무주 구천동에 가까우나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산에 오르는 방법으로는 황간을 경유하여 상촌면 물한리 한천마을에서 옥소를 지나 쑥새골로 진입하는 방법과 영동을 경유하여 용화면 조동리 상촌마을에서 각호골을 지나 고자리재로 진입하는 방법이 있다. 


 

 

민주지산( 之山)은

산세가 부드럽고 덕스럽게 느껴지며,

굽어볼岷, 두루周, 갈之 자를 쓰는 것으로 보아,

각호산, 석기봉, 삼도봉 등 많은 연봉들을 거느리면서, 이들을 두루두루 굽어 살펴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2019년까지는 낮은 표지석이었는데 새로운 표지석과 인사를 나눈다

주변 산을 거느리는 듯 거대한 표지석이 늠름하게 서있다

 

나의 귀여운 인형들과 함께 왔던 추억을 떠올리며

예전 표지석을 소환했다

 

 

정상에 산객들이 많아서 인증하기 어렵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360도 뷰를 바라본 후 서둘러 하산한다

정상에만 오면 내려가기 싫다

멍하니 이곳저곳 바라보고 싶다

그 많은 산야를 바라보면서도 머릿속에 그저 좋다는 생각만 가득할 뿐 달리 감동을 전하지 못하겠다

 

주로 한천마을에서 삼도봉으로 올라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찍고 하산을 하거나

역으로 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 순으로 산행을 했었는데

오늘은 도마령에서 각호산을 찍고 여기까지 왔다 

이젠 석기봉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일행을 따라 하산하기 바쁘다

 

 

하산을 하면서도 뒤돌아본 민주지산

여전히 정상석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지를 않고 있다

명산은 어디를 가나 정상석 인증이 가장 힘들다

 

 

하산은 일단 석기봉 방향으로

2시경 도착해서 15분 정도 머물고 하산길에 오른다

민주지산에 오던 중 가장 짧게 머물고 하산하다

 

 

급경사하산길

아이젠을 신었으나 무차별 미끄러진다

스틱보다는 밧줄을 잡고 쩔쩔매며 하산

정상에 다 왔다고 환호하고 기쁨과 함께 즐겼지만 돌아서는 길이 만만치 않다

명산은 정상을 그냥 내어주지 않는다

 

 

정상에서 100미터 내려온 지점 

쪽새골삼거리에서 물한계곡으로 긴 하산길이 시작된다

잠시 급경사 하산길을 걸어서...

 

3~4분쯤 내려오면 

그때부터 물한계곡까지는 어려움 없이 하산할 수 있다 

순백의 길

사는 길이 티 없이 맑은 길이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다 흰색만 있으면 그것 또한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

 

고산지대라서 이곳에도 야생화가 많구나

다른 꽃은 많이 보았는데 박새꽃은 잘 모르겠다

검색했더니 많이 봤던 꽃인데 이름을 몰랐다.

긴 잎 여로의 일종이다

이곳 물한계곡은 여름에도 많이 찾는 곳이다 

여름에  이곳에 온다면  야생화도 눈여겨봐야겠다

 

 

1000 고지 이상의 산은 하산길 기본이 5km라고 봐야 한다

다행히 등로가 험하지 않아서 눈길을 기분 좋게 하산한다

눈이 덮이니 자갈도 없고 발에 걸리는 것이 없어서 좋다

 

 

하산길 4.6km 

아직도 절반도 못 왔지만 완만한 길이라 남은 거리는 1시간이면 족할 것이다

제법 내려왔지만 계곡에 눈이 쌓여 물소리를 못 듣겠다

쪽새골 청정수 흐르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말이다

 

 

오늘 함께한 우리 산우들

산행을 참 잘하는 친구들

그래서 난 언제나 후미에서 헐떡거리며 쫓아가지만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아래로 갈수록 조금씩 물길이 보이지만

수량이 많지 않나 보다 잠자는 숲처럼 고요한 골짜기다

 

 

석기봉으로 올라서 민주지산 또는 삼도봉으로 가는 사람도 있고

민주지산에서 석기봉을 찍고 이곳으로 하산하는 이도 있다

민주지산과 석기봉, 삼도봉에서  내려오는 골짜기를 타고 물한계곡의 청정수를 이룬다

 

 

드디어 물한계곡 맑은 물

손을 내밀어 충북 영동의 차가움을 느끼고 싶다

맑은 물이 좋아서 등산화만 살짝 넣어봤다

 

 

 

삼도봉 갈림길

 

 

삼도봉(1176m)은 전라. 충청. 경상의 3개의 도를 아우르는 봉우리다

전라도와 충청도 그리고 경상도를 섞어 놓은 사투리는 어떠할까

3도의 사투리가 특징이 확연히 다른데 중간적인 언어가 궁금하다

 

이곳에서 삼도봉까지는 3.8km

민주지산보다는 800미터 더 먼 거리이다

 

 

물한계곡을 따라 느긋한 걸음으로 하산을 한다

시원하게 뻗은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

상수원보호휀스를 지나....

황룡사 출렁다리를 건너....

 

물한계곡은

충청북도 영동, 경상북도 김천, 전라북도 무주의 3도에 걸쳐있는 삼도봉과

북으로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등 해발 1,100~1,200m의 고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깊은 골을 만들었는데

이곳이 바로 물한계곡이다.

물이 하도 차가워서 한천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마을 상류에서부터 시작해 무려 12km의 물줄기를 이어간다.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황룡사에서부터 용소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여름이면 물한계곡은 많은 피서객이 찾아오는 곳이다 

 

 

민주지산 황룡사

사단법인 불교사상연구회에서 신구암이라는 절을 복원하여지었다고 한다

불교의 대중화

불교의 생활화

불교의 현대화라는 창건이념을 간직한 사찰이다

 

 

맑은 물이 끝이 없다는 의미를 가진 물한계곡 표지석 앞에서

무거웠던 아이젠을 벗고 스틱을 정비하여

3분 정도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면 주차장 있다 

화장실과 식당이 있는 무료주차장이다

 

 

주차장옆 물한 2리 유래비

물한 2리는

한천:계곡 상류에 있고 물이참

가정(가래점): 가래(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나  무를 팔던 가게를 가래점이라 함

중리(중말) 물한리 중간에 있음

이 3개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400년 전에는 화전민이 살았고 1920년경 일제시댕의 천금광과 하화금광이 있었는데

아픈 역사와 가난한 산촌의 애환이 담겨 있다

 

10km도 안 되는 산행거리를 5시간 30분을 소요했다

시간은 예상보다 많이 썼지만 산행 후의 몸은 가뿐하다

 


각호산을 올라갈 때에는 오늘 컨디션은 꽝이구나 싶어서

각호산만 산행하고 물한계곡으로 하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각호산에서 점심을 먹고 민주지산으로 가는 팀에 대책 없이 따라붙었다

이는 산행 경험이 몇 번 있는 산이라 무작정의 힘을 믿게 되어서다

경험접근이 알고리즘처럼 반드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단한 용기를 갖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경험은 유전자(본성)가 하는 일에 물리적 영향을 미쳐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꾼다고 한다

즉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과 '경험'이

'행동 후성유전학'에 담긴 혁명적 함의를 알 수 있게 한다

고로 나는 오늘 컨디션보다 경험에 의지하여 산행을 하였고

난조였던 컨디션을 경험이 커버했다

 

20250216.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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