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50119.일. 소백산(천동리-비로봉-어의곡)

kyeong~ 2025. 1. 22. 21:26

 

해마다 가는 소백산 

그래서 겨울이 올 때마다 참을 수 없는 그리움이다

최강 칼바람과 바늘침을 맞는듯한 따끔함은 중독성이 강하다

하얀 민머리 정상에 바람이 그린 명작과  설화 만발한 소백을 상상하면 미리부터 즐겁다

소백의 주봉인 비로봉에 서면 북으로는 국망봉과 상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남으로 연화봉을 지나 도솔봉까지 탁 트인 능선, 한눈에 들어오는 연봉들이 장쾌해서 좋다

마음 같아서야 죽령에서부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설원을 원 없이 걷고 싶지만

어디에서 오르든 비로봉에 올라서면 세상만사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선다

갈 곳이 있는 사람은 사는 게 즐겁다

기다림은 보살 같은 따사로움이라 한다

소백산을 향해 기다림의 처방을 받고 나니 

겨울 한복판의 시간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바람이 분다 해도/ 梁該憬

 
 
아무리 춥다 해도
가고 싶어 간다
북극점 같은 그곳에 서서
순환하는 산하를 보노라면
내 삶이 돌고 돌아
여기에 올 수밖에 없었던 약속이었나
아침과 저녁 빛깔이 닮았듯이
수년 전과 지금의 체온이 너무도 닮아
빙빙 돌아가는 북극점 같은 여기에서
산줄기마다 선을 긋고
내 삶의 층마다 선을 긋는다
 
산은 저렇게 달려가는구나
가파른 절벽을 다듬어가며
첩첩산중을 세상에 풀어 놓는구나
해는 또 저렇게 부서져 내리는구나
어느 날 내린 눈발이
부서져 내린 해의 분신이었는지도 몰라
 
이산과 저 산이 손잡고 순환하는 세상
여름과 겨울은 다른 계절이 아니라
세월의 도르래를 잡고 순환하는 중
겨울을 퍼 올리면 아래에서 곤함을 달래는 여름
여름을 퍼 올리면 순응하듯 낮은 곳을 향하는 겨울
그래서 여름에 와도 그곳이 좋더라
겨울에 와도 그곳이 좋더라
바람이 분다 해도 그곳이 마냥 좋더라

  

소백산 비로봉 1439m

  • 2025.1.19. 일.  날씨-맑음
  • 산행코스:천동리 주차장-천동탐방지원센터-천동쉼터-주목군락지-천동삼거리-비로봉-돌삐봉-어어국삼거리-어의곡탐방지원센터
  • 산행거리:12.6km
  • 산행시간:10:20~16:40(식사시간포함 6시간 20분 소요)

소백산비로봉으로 오르는 코스 중에 길기는 하지만 가장 무난하다

주차장에서 비로봉까지 넉넉하게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천동주차장- 천동삼거리(6.8km)

다리안 폭포는 생략하고 곧바로 소백산 산행이다

주차장에서 천동탐방센터까지는 아스팔트길이며

15분 정도 소요되며 거리는 600미터

 

 

설국을 기대하며 찾아왔지만

주차장에 내리면서부터 기대를 접어야 했다

아이젠을 할 필요도 없는 겨울 소백산

계곡에만 눈이 조금 쌓여 있다

 

 

천동 탐방센터

저곳에 지킴이가 있는 걸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주차장에서 600미터 올라온 지점이다

여기서부터 비로봉까지 6.8km

정면에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안내판을 보니 

수년 전 마등령에서 일대일로 만났던 멧돼지가 생각난다

그 후 산행을 혼자 하는 것은 되도록 삼간다

 

 

천동탐방지원센터옆에는 산행 경사도와 코스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코스는 외길이라 옆길로 빠질 길이 없고 비로봉에서 어의곡만 잘 찾아 나서면 된다

언듯보아도 완만한 경사도

눈이 별로 없어 아쉽지만 운동삼아 걷기에는 딱 좋은 경사도이다

 

 

천동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7.4km

어의곡에서 오르는 것보다 2km 더 길지만 급경사가 없어서 좋은 곳이다

얼마나 가물었으면 

지난 가을을 덮지 못하는 겨울이다

눈보다 더 많이 뒹구는 갈잎...

저 갈잎이 소백산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자양분이다.

눈이 많이 와야 잘 썪어서 흙오 돌아갈텐데...

 

 

눈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고...

그래서 아이젠 없이 오르고 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오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시원한 소백의 공기가 온몸에 좌악 퍼지니 기운이 절로 난다

 

 

천동쉼터

주차장에서 대략 4.6km 거리

설렁설렁 2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오르는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이 폐쇄되었다 

소백산은 정상으로 오를수록 바람이 심한 지역이라서

넓은 터가 있는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천동쉼터까지는 넓은 길이였지만

이제부터 산길다운 길이 시작된다

보온병에 채워온 따듯한 불과 물과 식사를 한 후 다시 산행 시작이다

여기서부터는 제법 눈이 쌓여 있어서 아이젠을 장착하고 정상을 향해 오른다

 

 

민백이 대궐터

대원군과 명성황후가 대립할 때 명성황후를 추종하는 지방의 세력들이 은신하거나 세력확장용 지점으로 사용하던 곳인데

소백산에는 민백이 대궐터와 마당치 산성 뒤편 대궐터가 있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데

예나 지금이나 권력 앞에서는 아량이라는 것은 없다

대원군이 길을 터줘 민비가 시해되었다는데

만약 을미사변이 없었다면 역사는 어디로 흘렀을까

 

 

오매불망 기대하던 상고대는 없지만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는 위안을 하며 눈길을 오른다

그러고 보니 산에 와서 꼭 무엇을 봐야 하고 얻어야 하고.... 그건 아닌 것 같다

무심히 걷고 또 걸으며 내 안의 세상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힘듦을 이겨내 보는 것도 산행의 의미이리라

그동안 난 산에 대해 욕심이 과했던걸 새삼 느낀다

 

 

천동주차장 4.8km 지점 샘터

'음용불가'라 한다

맑고 깨끗하기 그지없는 이곳의 샘터가 왜 음용불가일까

그래도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싶었는데

산행 중 근육에 문제가 생긴 분이 샘터옆에서 쉬고 있어 그냥 지나쳤다

 

 

급한 곳이라고는 없는 길....

소백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전부 이런 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스틱과 아이젠에 찍히며 조금씩 무너지는 계단

이렇게 완만한 길에 목재 계단을 왜 설치했을까

 

 

드디어 조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로봉에서 서쪽, 충청도 방면의 산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월악산 능선이 있을 것이고 오른쪽에는 치악산이 능선이 있다

가운데쯤에는 금수산이 솟아 있다

 

 

죽어서 천년...

산꾼들의 이정표처럼 서있는 고사목이다

주무나무들의 조상 forefather~

파묻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나무의 무덤이다

스스로 자신의 비목이 되어 있다

 

사람들을 피해서 찍고 싶었지만 

고사목과 함께 풍경으로 남는 사람들이다

 

 

주목 군락지

이곳에 상고대가 피면 최고의 풍경인데 

뿌리 저 끝에는 봄을 움켜쥐고 있는 듯 푸르다

 

 

주목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왼쪽으로 어의곡 삼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저 평전에 눈이 쌓이면 바람이 그린  그림을 감사하는 곳인데

묵은 풀잎들이 누렇게 드러나 있다

바람작가의 명작을 구경하기에는 글렀다

 

 

정상이 가까워 오자 

음지에는 적설량이 제법 된다

오후 2시가 가까워오지만 아직도 정상에 닿지 못했다

그래도 발걸음은 재촉할 줄 모르고 설렁설렁 걷고 있다

 

천동삼거리-비로봉(0.6km)

 

정상을 600미터 남긴 천동 삼거리

비로봉과 연화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당연히 선택지는 비로봉...

안다는 것은 망설임을 주지 않아 좋다

초행길이라면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도 있을 것이다

 

 

천동삼거리의 전망대

백두대간 남쪽구간의 허리춤이다

'산맥'이라는 언어가 잘못사용되고 있다는 것도 여기서 알게 된다

산맥의 지리학적 정의는

'지반 운동, 지질 구조와 관련하여 직선상으로 형성된 산지'이다. 

노령산맥, 차령산맥, 태백산맥, 소백산맥등....

현재 대한민국의 산맥은 일제강점기  당시 지리학자인 '고토 분지로'에 의해 정립된 것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긴 산줄기다

남한구간 687km, 북한구간 955km, 총거리는 1642km이다

그중에 소백산 구간인 도솔봉 죽령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을 포함하여 45.3km이다

100리가 넘는 구간을 소백산이 차지하고 있다

 

 

천동삼거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소백의 연봉들

연화봉을 지나 도솔봉까지 시원하게 조망되는 날이다

아코디언 주름처럼 겹겹의 산줄기들을 지나 멀리 솟아있는 도솔봉은 

가본 지 오래되어 다시 가고픈 그리움이다

 

 

목재 가드레일을 넘어선 누군가는 풍경으로 서있다

경상도 영주 쪽 하늘은 흰구름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푸른빛이다

그 유명한 소백의 바람은 아직까지 마중 나오지 않고 있다

하기사 기별도 없이 왔는데 마중은 아무나 하나...

 

 

600미터 남은 정상을 향하여

죽령에서 출발하여 여기쯤 오면 다리가 아파서 올라가기 힘들어하는 구간인데

오늘은 종주가 아닌 단축산행이니 이 길이 편하고 좋다

 

 

상월봉과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저쪽도 눈이 별로 없다 

아... 올해는 대둔산에서 상고대를 보긴 했지만 

만족할만한 상고대를 못 보고 지나가나 보다 

 

 

비로봉의 서쪽 단양 방면의 하늘은 구름층이 두껍다

그래도 금수산이 있고 그 너머 월악산이 있을 테고....

추억의 산줄기들이 겹겹으로 이어진다

 

 

비로봉  ( 毘盧峯)

소백의 이름에 걸맞게 하얗게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아쉽다

저너머는 경상도 풍기방향이다 

저 아래 금계저수지가 쪼끔 내밀고 있다

경상도 땅에서 오르려면 비로사에서 오르거나 초암사에서 오르거나....

 

이 능선을 경계로 왼쪽은 충북땅

오른쪽은 경북땅이다

 

소백산맥의 모든  봉우리가 불교와 인연이 깊다 

묘적봉 도솔봉 연화봉 비로봉..

이산을 걷는다는 것은 수행이요 깨달음의 여정이다

소백산맥 최남단에 위치한 봉우리 묘적봉

묘적이란 참선으로 삼매경의 오묘한 경지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불교용어다

 

비로봉(毘峯)은 우리나라에서 10번째 높은 봉우리다

비로봉이라는 이름은 금강산, 치악산, 팔공산등 내로라하는 산들의 최고봉에 붙어 있다

여기서 '비로'는 불교의 '비로자나불 (毘盧遮那佛 )'의 앞자로 최고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비로봉을 향하여~

 

이제 감상은 그만하고 정상으로 가즈아~

내 인생의 정상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정상에 닿지 못해서

부지런히 걷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하고 있는 동안의 정상이 아니라 산에 오르는 동안은 정상을 향한 소망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뒤돌아보니 같은 세월을 걸어가는 산우들이 뒤따르고 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같은 나이로 태어나 

소백산이라는 2차원공간에 시간을 입힌 세월을 함께 걷고 있으니 

3차원의 기적 같은 인연이다

 

 

어서 비로봉 정상에 서야 하는데 

저 연화봉으로 하는 능선을 다시 돌아본다

소백을 그렇게 오면서도 천문대나 비로봉에 올라 별을 보는 것을 한 번도 못해봤다

야간 산행에 대한 용기도 없고 무섭기도 해서다

이러다 못하고 말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미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도솔봉에 데 대한 애착 때문에  당겨서....

 

 

소백산 비로봉

높이 1,439.7m.
소백산맥에 솟아 있으며 주봉은 비로봉이다.
죽령 남쪽의 도솔봉을 시작으로 제1연화봉·제2연화봉·국망봉 등이 연봉을 이루고 있다.
1987년 12월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320.5㎢이다.
월전계곡의 제1·2·3폭포, 비로봉 남쪽에 비로폭, 석륜암계곡·죽계구곡 등의 경관이 뛰어나며,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남서쪽 능선에 있는 소백산 주목군락(천연기념물 제244호)이 절경을 이룬다.
소백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제2연화봉의 동남쪽 기슭에는 내륙지방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높이 28m의 희방폭포와 신라시대 643년(선덕여왕 12)에 창건한 희방사가 있다.

부석사는 공원의 가장 동쪽에 위치하며, 경내에는 부석사무량수전(국보 제18호)·부석사무량수전앞석등(국보 제17호) 등 많은 유물이 있다.
죽령은 제2연화봉 남쪽 약 4km에 있으며, 이들 사이에는 천체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있다.
희방사-연화봉-비로봉, 풍기읍 삼가리-자연굴-비로폭포-철쭉길-비로봉, 순흥면 배점리-죽계구곡-초암사-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실제로 소백산은 큰 명산으로 주봉인 비로봉은 수많은 야생화의 보고이다. 희귀 식물인 왜솜다리가 자생하고 있는 지역으로 봄 이면 철쭉이 만개한다.
가을에는 단풍이 그리고 겨울에는 백두대간 위에 설화가 만발하는 아름다운 절경을 보기 위해 1년 내내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탐방코스로는 초암사 코스, 삼가동 코스, 희방사 코스, 죽령 코스, 도솔봉 코스 등이 있으며 탐방하기 전 입산 시간 지정제 및 탐방로 통제 현황 정보를 꼭 확인한 후에 등산을 시작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탐방코스인 삼가동 코스는 2시간 40분 소요되는 코스로,
소백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비로봉과 왜솜다리, 푸른 초원을 감상할 수 있다.

 

비로봉은 언제나 사람이 많다

경상도와 충청도를 오가는 장터 같은 마당이다

이 표지석은 풍기사람들이 1000만 원의 기금을 모아 세운 것이라 한다

문득 드론택시한 대 장만하여 주막을 차려볼까...

드론 항공택시로 유명한 아처에비게이션이나 조비에비에이션 주식에 열심히 투자해야 하나..... 하하하하

 

 

비로봉 마당에 둘러쳐진 목재가드레일을 따라 돌며 360도 소백의 풍경을 감상한다

1열에 서서 신이 주신 풍경을 직관하고 있다

 

 

이쪽은 영주 방면

초암사와 비로사가 있는 방면이다

산이 높으니 골도 깊다

그래도 1000 고지가 훨씬 넘는 정상을 편안히 오를 수 있는 곳은 소백산뿐이다

 

 

 

원래 소백산맥 중에는 ‘희다’ · ‘높다’ · ‘거룩하다’ 등을 뜻하는 ‘ᄇᆞᆰ’에서 유래된 백산(白山)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 작은 백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 소백산이다.

 

어떤 이는 태백보다 작아서 소백이 아니라

백두산보다 작아서 소백이라 한단다

믿거나 말거나

빼어난 암릉하나 없지만 야생화의 보고인 소백은 언제나 엄지 척이다

 

밋밋한 봉우리에 어디서 저렇게 돌을 모았는지 산에 오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저 이정표며 돌탑에 상고대가 입혀지면 사진을 찍느라 발길이 멈추는데

눈이 없다 보니 정상석 인증만 하고 얼른 내려가는 분위기다

 

아무리 따듯한 날씨라 하여도 소백산 정상의 바람은 대단하다

더워서 벗었던 외투와 모자를 다시 입고 사진을 찍는 동안 손이 무척이나 시리다

 

 

눈이 있는 곳을 찾아 바람의 발자국을 살펴보았지만 

심술쟁이 햇빛이 지우고 있는 중이다 

우연히라도 좋아.... 남아 있는 그림을 만나게 해 주오~

 

비로봉-어의곡(5.2km)

민배기재와 돌삐봉을 지나

국망봉- 상월봉-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며 하산 시작

 

 

돌삐봉 앞에서 잠시....

 

 

비로봉에서 민배기재로 내려섰다가 돌삐봉으로 다시 올라서는 능선

바람이 가장 억샌 구간이다 

잔뜩 웅크리고 얼른 통과하는 산꾼들이다

 

 

어의곡 삼거리 

국망봉으로 빠질 수 있으니 이정표 확인

 

 

어의곡으로 내려서며....

 

 

이곳에 흰 눈이 쌓이면 

바람이 휘몰이 장단으로 그림을 그리는 곳인데 

한겨울인데 어찌 이리도 눈이 없을까

내일이 대한인데 말이다

누운 풀잎 사이로 겨울이 밀려나고 새순이 올라올 것 같은 날씨다

저쪽 하늘가에 노을이 살짝 있어서 시계를 보니 3시에 가깝다 

서둘러야겠다

 

 

어의곡 쪽으로 짙은 구름층이 선을 그리고 있다

운평선이라고 해야 하나...

하늘에도 서로의 경계가 있다

 

 

어설픈 설경이라도 남겨야지

25년의 1월을 추억하기 위해

 

 

철쭉꽃이 피던 곳을 지나...

 

 

자작나무 숲을 지나...

 

 

잣나무 숲을 지나...

 

 

비로봉에서 대략 2km 진행하면

500미터는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가파른 구간을 힘들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쉼터가 있다

 

 

또 한구비 계단을 내려서면 

그때부터는 완만한 길이 어의곡 탐방지원센터까지 이어진다

 

 

오후 4시 40분 어의곡 탐방소 도착

13km에 가까운 눈길을 걸었지만 

소백산은 피곤한 줄 모르게 한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대략 6시간이면 여유롭게 산행할 수 있다

 

지리산이 어머니 품과 같다고 하지만 

소백산도 마음을 훤히 보여주는 친구 같기도 하다가 

유순한 어머니 같은 산이기도 하다

 


주말마다 오르는 산이지만 

오늘도 안전하게 산행을 마친 것을 자축한다

산행을 마치고 아이젠을 벗어 흙과 물기를 털고

스틱을 접어서 배낭에 넣는다

수없이 해왔던 일이지만 산행 마무리를 하는 시간

전에는 정상에서 내려오기 싫어 끝없이 걷고 싶었지만

요즘은 차곡차곡 마무리를 하는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라 했다

잘라버리면 버려야 하고 풀어두면 재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어느 작가가

'다리를 불태우지 마라. 그 다리로 강을 몇 번이나 건너야 할지 모른다.'

위에서 말한 다리는 강 위에 다리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동음이의어 사람의 다리도 잘 달래고 어루만져서

강을 건너듯 산을 수없이 건너다녀야 한다

산행 보조도구로 사용했던 스틱과 아이젠을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나와 함께 하는 모든것들이 소중한 순간이다

 

20250119.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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