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250330.토. 통영 수우도

kyeong~ 2025. 4. 3. 20:43

 

오래전 수우도에 갔을 때에는 작은 어선을 빌려 5000원 뱃삯을 내고 건너갔었고

이정표도 없고 은박산 표지만 있을 뿐 수우도 해골바위를 몰랐었다

요즘 수우도를 다녀온 사진에 근사한 해골바위 사진이 등장한다

가봤다고 다 보고 온 것이 아니었구나

다녀온 지 오래되었으니 다시 한번 가보자

수우도에 피는 동백꽃도 보고 싶고 이맘때쯤 진달래도 피고 있겠지

수우도 진달래는 어떤 빛깔인지 보고 싶다

육지와 나누어져 있어서 섬이다

나누어져 있음은 그리움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늘 가보고 싶은 영역인 것 같다

섬의 길을 걷고 섬에 있는 모든 것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면

섬은 내 몸통 속에 사는 일부가 되는 것 같다

몸통 속에 숨어 있는 섬은 오장육부가 연육교가 되기도 한다

내 몸통 속에 떠다니는 섬하나 얻기 위해 수우도로 간다

 



동백/ 梁該憬
 
 
제 살 찢고 핀 동백 참 태연하다
마디마다 고였던 핏물이 터져
딱지 앉았네
어느새 동백은 가고
길에 떨어진 딱지
붉음, 그대로
 
내 몸에도 동백이 피려나
아니면 새가 둥지를 틀었는지
어깨 위에 앉은 새
 부리로 밤낮없이 쪼아댄다
언제 붉은 딱지 앉으려는지
 
언젠가는 어깨의 통증마저
동백이겠지
어깨에 앉았던 새 훌쩍 날아오르면
길에 떨어진 동백
그때도 참 붉겠다. 
 

수우도는 삼천포항에서 배를 타고 40분 정도 소요된다

수우도행 배는 삼천포항에서 오전 6시와 오후 2시 30분 2번 출항을 한다(2025년)

산악회에서 이용하기에는 시간이 맞지 않아 별도로 배를 빌려서 수우도로 갔다

 

서동 주차장: 경남 사천시 서동 322-77

삼천포수협활어센터 주차장이고

당일 임대한 배는 활어센터선착장에서 탑승하게 된다

 

※여객선을 이용할 경우 삼천포여객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 인천 오전 5시 출발
  • 삼천포 서동주차장 10시 도착( 경남 사천시 서동 322-77 )
  • 삼천포항 10시 20분 출발
  • 수우도 11시 도착
  • 산행시간:11시~오후 4시
  • 수우도 오후 4시 30분 출발-삼천포항 5시 10분 도착
  • 오후 6시 30분 삼천포 출발-인천  오후 11시 30분 도착
  • 산행거리:약 7km
  • 산행코스:선착장-수우마을-안부-고래바위왕복-신선봉-백두봉왕복-금강봉-해골바위왕복-은박산-몽돌해변-선착장

 

 

서동주차장에서 사량도 화살표 방향으로 활어센터를 통과해서 이동

아쉽게도 수우도 팻말은 없지만 사량도 표지판을 따라가게 된다

 

삼천포항의  아침바다

삼천포항에서 바라본 풍차전망대

 

수우도를 가기 위해서는 이곳 삼천포항에서 출발을 하는 일신호가 있다.

보통 비수기에는 하루에 두 편이 운행하지만 성수기에는 배편을 증편하여 운행을 하니

일신삼천포해운(055-832-5033)에 문의하여 전화 예약을 하면 된다.

 

일신호는 수우도를 경유해서 사량도로 향하는 배다.

보통 여객선터미널 창구에서 발권하는 식이 아니라 출항전날 pm17:00 이전에 전화 예약을 하고

출항 당일날 선착장에서 현금으로 왕복요금(15000원)을 지불하면 현장에서 종이에 도장을 찍고

수기로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해 주는 아날로그 발권 방식이다.

 

 

선착장에서 왼쪽 수우마을을 지나 방파제까지 주욱 가면 은박산으로 오르는 목재계단이 있다

대부분 시계방향으로 산행을 진행한다

 

수우도 풍경

삼천포항에서 40분 만에 수우도에 도착

 

수우도 선착장에서 왼쪽 수우도 마을을 지나 화장실이 있는데 볼일을 보는 것이 좋다

수우도에는 공중화장실이 시작점과 끝나는 지점 2군데 설치해 두었다....

 

 

방파제까지 걸어가면

은박산 들머리가 있다

수우도 은박산은 시계방향으로 산행하는 것이 수월하다

 

 

산행 들머리에 오르자마자 해맑은 동백꽃이 외지인은 맞이한다

수우도 동백은 바람으로부터 잘 지켜내었는지

빛깔이  곱고 꽃잎이 바람에 다치지 않고 온전하다

 

 

동백숲 속에 들어서...

고래바위를 찾아서....

이리저리 엉켜있는 숲이지만 

순서에 맞게 찾아오는 계절의 순리에 순응하하는 자연이다

 

 

자생하는 동백숲 속을 따라 고래바위로 간다

 

고래바위와 은박산 갈림길 안부

 

 

고래새끼 1마리 바다에 떠있는 듯한 풍경

고래처럼 생긴 저 섬은 "딴독섬"

 

 

안부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고래바위 정상석이 있다

이 바위는 대형 고래가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앞에 보이는 섬은 사량도....

사량도 앞에 보이는 작은 섬 "농가도"

 

고래바위 끝으로 내려갔다가...

건너편은 삼천포시

 

고래바위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와 은박산으로...

 

 

지금 서있는 곳은 신선봉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백두봉

 

백두봉까지 내려간 사람들도 있는데 

오래전에 내려왔을 때에도

이번 산행에도 백두봉은 바라만 보고 간다

 

 

4일 전 고흥에 내려왔을 때에는 한 겹의 옷이 더울 정도로 따듯했는데

오늘은 다시 기온이 내려갔다

그래도 소나무잎은 겨울의 짙음을 버리고 연한 봄빛으로 바뀌었다

 

 

수우도에 자생하는 동백은 꽃송이가 작고 바람에 꽃잎을 다치지 않아

앙증맞은 아기얼굴처럼 곱다

 

 

연분홍 진달래도 밝게 고개를 내밀고

 

송이째 뚝뚝 떨어진 꽃송이를 밟지 않으려 조심해서 길을 간다

 

금강봉

해골바위로 내려가는 길목

해골바위에 대한 이정표가 없다

고래바위에서 은박산 쪽으로 300미터쯤 이동 오르막지점에

소나무아래 돌무더기를 만난다

가파른 바윗길로 바다 끝까지 하산하면 해골바위를 만날 수 있다

 

 

아래쪽 분홍진달래가 가득한 봉우리 너머 바닷가에 해골바위가 위치한다

 

해골바위를 향하여 아래로 아래로...

 

바윗길이 끝나면 동백나무숲 급경사구간에 밧줄이 이어져 있다

 

바닷가 끝까지 내려갔다가

구멍 숭숭한 타포니 지형 해골바위로 올라가서 

구멍사이에서 갖가지 형상을 따라 사진을 연출한다

 

타포니(Tafoni, Tafone) 지형

암석이 물리적·화학적 풍화작용을 받은 결과 암석의 표면에 형성되는 요형(凹型)의 미지형을 풍화혈이라고 하는데, 

타포니(Tafoni, Tafone)는 풍화혈 중에서도

특히 암석의 측면(암벽)에 벌집처럼 집단적으로 파인 구멍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풍화혈은 해안이나 화강암 산지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비가 내린 후 물이 괴거나 그늘이 져서 주변보다 습하기 때문에 입상붕괴가 선택적으로 촉진될 수 있는 부위에 형성된다. 또한 역암, 사암이나 석회암에서도 형성되며, 특히 건조지역에서는 이의 발달이 인상적이다

 

 

 

해골처럼 생긴 부분을 따라 캡처

 

풍우 작용으로 바위 전체가 조형이며 거대한 바위 절벽은 마치 벌집처럼 파여 있어,

요철미가 남해안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다.

해골바위로 불리는 수우바위, 은박산과 백두봉, 금강봉 구간이 서로 밀치듯 붙어

거의 한 살림을 차리다시피 하는 특이한 외양이다. 

 

 

마지막 구간을 두고 그냥 건너다만 보았다

왜 갑자기 발길이 멈추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바라만 봐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서 더 이상 가지를 않았다

아마도 먼 훗날 다시 가고 싶어 한다면

저 구멍 숭숭 난 바위까지 올라가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일 거다

 

 

산우들이 바위틈에서 사진놀이를 하는 동안

나는 홀로 되돌아 올라와 버렸다

가끔 기이한 풍경을 앞에 두고도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도 어느 정도 선을 긋고 더 다가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던 만큼

산행에서도 완벽하게 다 이루지 않을 때가 있다

 

 

산우들이 해골바위에서 즐기는 동안

홀로 산길을 되돌아 올라오며 동백숲의 풍경에 마음을 두었다

 

 

동백그늘아래 앉아 보았다가

 

수우도 주민보다 훨씬 많은 동백꽃숲에서 넋을 놓고 쉬어본다

나무가 모자랄 지경으로 와글와글 떼를 이루는 동백꽃

 

동백꽃과 백두봉의 사진도 연출해 보고

 

놀며 놀며 올라온 금강봉 원점

해골바위로 간 산우들의 배낭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골바위로 간 산우들이 오기 전

호젓하게 진달래 흐드러지게 핀 길을 걸었다

마치 이 섬에 혼자 온 것처럼 살방살방 걷노라니 

나의 진짜 주소는 집이 아니라 길인 듯 걷고 있다

한쪽은 낭떠러지 

한쪽은 흐드러진 진달래꽃숲

어느 쪽에 마음을 두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이다

 

 

지나는 바람에게도 말을 건네고 있을 진달래

목젖 다 드러내고 할 말 다하고 있다

저리 혀 빼물고 할 말 다하다가 아쉬워서 봄을 어찌 보낼까

진달래가 말을 건네는 동안 미쳐 답을 못했는데....

 

 

진달래숲을 벗어나 산매화가 피어있는 길을 만났다

 

 

복숭아꽃 같기도 하지만 

내 눈엔 매화꽃

 

오랫동안 혼자 걷다가

뒤돌아보니 우리 산우들 해골바위에 숨었는가

아무도 오지 않고 있다

 

 

한고비 올라서서 은박산인가 했더니 무명봉

은박산은 한참 더 가야 하나보다

 

 

동백숲

지는 꽃이라도 밟지는 말아야지

남녘의 섬

이맘때쯤이면 어딜 가나 동백꽃이 가슴설 레게 한다

 

 

비처럼 아래로 흐르는 동백나무가지

줄타기하는 삐에로 같다

 

 

드문드문 산객을 만나기도 하지만

부지런히 갈길을 재촉하는 바람에 말을 건네지도 못했다

 

 

산벚꽃도 강물처럼 흘러간다

 

 

어머... 수줍어 말도 못 하고 나뭇가지뒤에서 몰래 피고 있다

 

 

은박산 진달래

바다 건너 보리암이 있는 남해 설흘산을 바라보는 진달래

 

 

경사도가 느슨한 수우도의 산능선

은박산 정상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어서

산우들을 기다리며 진달래 감상에 들어갔다

올 들어 가장 화려하게 핀 진달래를 만났다

 

 

수우도 은박산 196m

 

수우도 樹牛島

수우도는 섬의 형태가 소처럼 생기고, 동백나무 등 나무가 많아

나무 수(樹), 소 우(牛) 자를 합쳐서 예로부터 수우도라고 불렸다고 한다.

수우도는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고도 불리는데, 동백꽃이 피는 3~4월 초봄의 광경이 아름답다.

수우도는 풍우의 작용으로 바위 전체가 조형이며, 균열 및 요철의 미가 남해안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다.

흔히 해골바위라 알려져 있는 수우바위의 숭숭한 모습, 섬 해안 50m 거리를 두고 붙어

거의 한 살림을 차리다시피 한 단독섬과 독섬개, 옆섬개, 잠여 등의 바위들,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버거운 특이한 외양의 바위들 등 수우도는 유난히 기암괴석이 많은 섬이다.

섬 주변의 물 밑바닥 여건이 좋아 가을 기운이 느껴지는 9월이 되면

감성돔을 낚으려는 낚시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진달래 꽃밭 은박산에서 바라보는 남해군

 

 

은박산에서 바라보는 사량도

 

 

사량도 그 너머에 통영군이 길게 에워싸고 있다

 

 

다른 곳보다 색이 참으로 고운 은박산의 진달래다

 

 

 

수우도 동백숲

은박산을 내려와 해안을 타고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동백군락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작곡가가 수우도에 놀러 왔다가

동백에 반해 작곡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답고 수령이 오래된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다.

 

 

조금 전에 흠뻑 취했던 진달래는 그새 잊고

무성한 동백숲에서 삼매경에 들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한 숲에

길은 외길

손잡고 둘이 걷지도 못하겠다

 

 

바닥에 떨어진 꽃이라도 

붉을 대로 붉은 꽃이 좋아서 

조용히 그 자리에 앉아 본다

 

 

현호색

 

 

 

 

몽돌해변

해초 냄새 물씬 나는 수우도

 

 

 

수우마을

방파제에서 배를 기다리는 동안 바라본 수우도 마을 풍경

마을 안길에는 담장에 그림도 그려놓았다

아늑한 수우도 마을

가구수가 얼마나 작은지 여객대기소도 몇 사람만 들어가는 작은 규모다

 

 

일신호 시간 맞추어 수우도에 들어오는 배를 타고 삼천포로 돌아간다

 

 

삼천포항 도다리쑥국 최대맛집 

여행의 마침표는 맛집에 찍는다

이만기 싸인이 근사하게 쓰여있는 도다리쑥국 맛집

1인분에 2만 원

봄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봄 속의 별미 도다리쑥국을 먹고 나니

이번 봄은 기운이 불쑥 솟아 나는 느낌이다

 


수우도에 오랜만에 온 탓일까 사뭇 낯설다

무던한 섬인 걸로 기억했는데 

둘쑥날쑥 개성이 뚜렷한 지형을 나타낸다

서커스를 하듯 물구나무서서 외줄 타는 동백꽃이 아름답다

초록숲에 빼꼼히 내미는 동백이 좋아서 해골바위를 잊을뻔했다

해골바위가 궁금해서 왔는데

낭떠러지를 건너지 못했다

무작정 멈추고 싶었고 이유는 모르겠다

벌집 같은 바위구멍사이에 벌처럼 들어박혀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낭떠러지를 건너지 못하고 돌아서고 말았다 

나는 벌집처럼 파여있는 사람의 마음을 해결하지 못한다

구멍 숭숭 난 타인의 마음에 들어가 꿀벌이 되지 못한다

강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다 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사이에 강을 두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20250329. 토. 통영 수우도에서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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