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260413~15 제주여행1day(가파도 청보리축제)

kyeong~ 2026. 4. 22. 15:56

 

 

올 들어 제주여행을 부쩍 많이 하게 된다

지난겨울 두 번의 한라산등반에 이어 이번 봄에는 꽃들로 가득한 제주도 인근 섬을 다녀볼 생각이다

 

그 첫 번째 섬여행은 가파도이다

섬안의 섬 가파도

작은 섬이고 바람이 많은 섬 

청보리축제라는 이름으로 근래에 인기가 많아졌다

김포공항에서 7시 30분 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제주터미널옆 숙소에 2박 3일 짐을 맡기고

제주터미널에서 모슬포 운진항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비가 그쳐야 할 텐데 비가 많이 쏟아질까 봐 걱정이 앞선다...

가파도 근처 마라도에 갔을 때 별로 볼 것이 없어 가파도는 갈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섬과 청보리밭, 생각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이 연상되어 4월이 되면서 기대를 하게 되었다

제주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돌고 돌아 2시간여 만에 모슬포 운진항에 도착했다

비는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점심시간즈음이라서 그런지 배가 고파온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배가 출발한다 

1시 30분 출발하는 배를 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여객터미널 안 국숫집에서 요기를 했다

 여인네 5명의 들떠있는 웃음소리는 비가 와도 그칠 줄 모른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에 위치한 섬.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5.5km 지점인 최남단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의 사이에 있는 섬이다.
섬의 모양이 가오리를 닮아 가파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최고단은 높이 해발 20m 정도이며 면적은 약 0.84㎢로 마라도보다 약 2.5배 더 크다.
모슬포구 운진항에서 여객선이 운항한다. 
제주의 부속섬중에 4번째 큰 섬이다
낮은 언덕 하나 없는 평평한 섬이다.
 봄이 되면 청보리밭이 장관을 이룬다.
바람이 많이 불어 기상상황이 좋지 않으면 배가 끊길 수 있다.
 
◇헨드릭 하멜이 표류한 섬이기도 하다.
 
제주도청에서 가파도를 친환경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들기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풍력발전기 설치와 태양광 보급사업을 진행하였다.
이후 가파도의 친환경에너지 전력 자급률은 최대 70~80%까지 오르며 성공할 것으로 보였지만
가파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음식점 등의 시설이 증가하여 전력 수요량이 급증,
이에 따라 전력 자급률이 40%로 떨어지면서 도로아미타불. 결국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마라도와 마찬가지로 가파도 역시 북방에서 날아오는 철새들과
남방에서 날아오는 철새들이 잠시 쉬어가는 해상 휴게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외부에서 유입된 고양이들이 이런 철새들을 사냥하면서 야생조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철새들 중에는뿔쇠오리처럼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종도 있다.
 
2021서귀포 해역 지진 당시의 진앙과 가장 가까운 거주 지역이었다.
진원지와의 거리는 대략 3~4km 내외.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남쪽에 위치한 섬이다.
섬 최남단의 위치는 북위 33° 09' 49''.
국내 최남단의 교육 기관인 가파초등학교가 있다.
 마라도에 있는 가파초등학교마라분교장은 2016년을 끝으로 학생이 없어 휴교 중이다
 
 
 

모슬포 운진항 방파제

비는 내리지만 너무나 고요하다

물고기 머리에 올라탄 저 동자는 바다로 헤엄칠 기세다

 

모슬포 운진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최남단해안로 120

(지번) 대정읍 하모리 646-20

마라도와 가파도행 여객선은 

이곳 모슬포 운진항에서 출발한다 

축제기간이 아닐 때에는 현장 발권이 가능하지만

가파도 청보리 축제 기간에는  미리 예매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배를 타고 들어가면 나오는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고

축제기간에는 나오는 시간을 30분 앞당기기 때문에 섬에서 마음껏 즐길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https://island.theksa.co.kr/

(한국해운조합 여객선예매)

 

한국해운조합 여객선예매

 

island.theksa.co.kr

가파도 체류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가파도에서 나올 때 출발시간을 확인 후 시간을 꼭 맞추어 나와야 한다

 

우리 일행은 13시 30분 가파도 출발, 15시 20분 가파도 출발

1시간 50분간 가파도의 시간을 얻었다

출발 전부터 정해진 가파도 체류시간이 몹시 불만이었지만

일행이 있어서 따지지도 못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가파도 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

 

가파도는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먼저 가파도에서 어느 곳을 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와야 한다

이번 우리 일행은 섬둘레가 4km 정도라서 1시간 50분이면 넉넉할 줄 알았는데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가파도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가파도 중간길을 택하지 않고

가파도 섬 한 바퀴를 돌아보기로 했다

실비가 내리고 있어서 섬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이 길은 우리 일행이 전세 낸 듯 즐거운 발걸음으로 출발했다

 

 

꽃 좋아하는 친구덕에 

섬에 핀 야생화에도 눈이 가고....

 

 

가파도 해변에도 화산탄이 굳어서 검은 해변을 형성하고 있다

우중의 날씨에도 어선들이 몇 대 그림처럼 떠 있다

 

 

갯무 꽃이 핀 가파도

오늘 기대했던 청보리보다도 먼전 만나서 환하게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해 준다

 

 

저 바위에 어떻게 갔지?

혹시 파도라도 치면 어쩌려고

산 좋아하는 사람들 비 오는 날도 산에 간다고 늘 한소리 듣는데

낚시꾼들도 낚시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전혀 보름달처럼  생기지는 않았는데 보름바위라고 신성시하는 곳이다

산타는 우리 친구들 왔으면 저 바위에 올라가려고 했을 텐데 말이다

 

 

마을을 향하여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나 큰 파도를 막는 담인 것 같다

섬마을의 아담한 풍경이 멋스럽기까지 하다

 

 

비가 점점 더 내린다

그래도 소나기가 아니라 다행이다

우리들의 천국 같은 섬에서 사진 찍고 노느라 한 바퀴를 다 돌아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길은 바다로 나가는 길

시간이 된다면 저 끝까지 나가보고도 싶지만

그럴 여유가 너무 없다

 

 

가파도의 시간

북방에서 날아오는 철새들과 남방에서 날아오는 철새들이 잠시 쉬어가는 해상 휴게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가파도

우리도 잠시 쉬었다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철새의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생 백년초가 실하게 자라고 있다

 

 

갯무가 더 이쁠까요

우리 친구들이 더 이쁠까요

 

 

꽃이 좋아서 방방곡곡 쉼 없이 돌아다니는 친구

 

 

밭과 밭

집과 길

경계는 모두 돌담이다

 

가파도는 탄소 없는 깨끗한 섬으로

전봇대를 지중화해서 태풍에도 정전이 되는 일이 없다

전봇대가 없어서 가파도의 풍경은 유난히 깨끗해 보였던 것이다

 

 

해안길을 걷다가 아무래도 섬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섬을 가로지르는 길로 들어섰다

식당, 카페, 빵집등 사람들이 제법 많은 가파도 마을 안쪽이다

마을을 지나 푸른 밭이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더니

카페 마당에 사진 찍는 명소가 있다

 

 

교회당과 갯무밭

여자친구들이 좋아할 멋진 풍경을 만났다

 

 

마을 벽 장식물

 

 

드디어 그 유명한 가파도 청보리밭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가파도는 산이 없고 해발 20미터 평지로만 이루어진 섬이라

어디를 보아도 뻥 뚫려 있다

 

 

지붕이 이쁘게 단장된 마을과 보리밭

아직 이삭이 피지 않아서 

푸른 초원처럼 느껴진다

5월 초에 와도 보리밭 풍경은 아름다울 것 같다

 

 

조성한 갯무밭이 아니라

편하게 살고 싶은데로 자라고 있다

푸른 초원에 꽃그림을 그리는 갯무의 정성에 우리는 그저 행복하다

 

 

여긴 보리  이삭이 피기 시작한다

 

 

빗물에 젖은 보리밭

 

 

갯무밭에 놀지 않고

홀로 집 나와서 보리밭에서 놀다가

비를 쫄딱 맞은 갯무

이뻐서 쌤통이라고 할 수도 없다

 

 

가파도 보다 더 남쪽 마라도가 보인다

마라도 보다 

가파도는 2.6배 더 크다

 

가오리(가파리)를 닮아서 가파도가 되었고

섬의 형상이 마치 말(馬)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마라도(馬羅島)라고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가파도는 어디 한 곳 막힌 곳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혼자와도 될 만큼 평온한 섬이다

해발고도가 고작 20m 남짓인 낮은 섬

해수면과 거의 맞닿아 있어서 바다높이에 자신을 맞춘듯한 가파도이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하늘을 품는 섬이다

억지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섬

그래서 거친 바람도 무던히 스쳐가는 곳이다

가파도를 걷고 나면 하심(下心)과 연결된다

파도와 싸우기보다는 그 흐름을 몸으로 받아내는 섬이다

 

 


높은 건물 하나 없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은  비움과 무위를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완벽한 배경이다.

가장 낮은 섬에서 만난 시간은 단순히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철학을 배우는 것만 같다

 

 

 

가파르게 달려온 인생이라는 시간을 버리고

짧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도 여유를 얻는다

비가 와도 웃는 갯무꽃

바람이 불어도 여문 씨앗을 품는 보리처럼

절반만 보게 했던 가파도의 풍경은 다음을 기약한다

 

 

보리밭에 갯무꽃이 앉았어도 

그것을 탓하지 않고

가파도 사람들은  뽑아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비가 와서 그런가

가파도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가파도 사람들 같은 보리밭에 

갯무처럼 무성하게 웅성거리는 타지 사람들

이 섬은 청보리철에는 한바탕 시장통처럼 난리법석이다

 

 

가파도는 곳곳이 아름다음이 가득하다

갯무밭으로 시작해서 

청보리밭이 마음을 흠뻑 이끌더니

이제는 유채꽃 밭이다

이 섬에 와서 참 잘 보고 간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했다

 

 

0.84㎢ 넓이의 가파도

이 보리밭에 있으니 호남평야처럼 넓게 보인다

잠시 끝이 안 보이는 보리밭에서 말도 안 되는 비교를 해본다

 

 

가파도 상동우물

주민들의 삶 중심에 있었던 상동우물

가파도 상동마을에는 약 150여 년 전, 마을 주민들이 직접 판 상동우물이 있다.

초기 이곳은 귀중한 식수와 빨래터 역할을 하며, 마을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현재는 더 이상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못하지만, 그 시절엔 섬 주민들에게 생명이자 생존 기반이었다.

상동우물이 있었기에 상동 지역에 사람이 모여 살았고,

자연히 마을이 형성되었지만,

훗날 하동에 더 큰 우물이 생기면서 하동 지역으로 인구가 옮겨가게 되었다.

정말 작은 샘 하나가 마을의 흥망을 좌우한 셈이다.

가파도는 제주 인근의 작은 섬들 중 유일하게 ‘물 걱정이 없는 섬’으로 전해질만큼,

상동우물은 큰 의미를 가졌다. 

 

 

코스모스 포토죤이 있다

섬을 메운 코스모스 

아.... 가을에 또 와야 하나

 

이 섬은 혼자 와야 제멋이다

그래야 섬이 하는 말을 귀담아들을 수 있다

 

 

아담한 마을길을 지나

급하게 여객선을 타러 간다

섬에 이렇게 푹 빠져 보긴 처음이다

시간이 금방 흘러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섬이다

그래서 같이 간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음에는 이 섬에서 1박을 꼭 하자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배의 색깔을 곱게 치장했다

1시간 50분 동안 가파도의 시간을 얻기 위해

13만 원 비행기표를 사고 14500원 뱃삯을 물고 다녀왔다

아무리 축제 기간이라도

수익에 눈이 멀어 인천에서 비행기 타고 온 관광객 입장은 눈곱만치도 안 하는 것 같다

 

여행은 바쁘게 살아가는 삶에게 휴식을 주고자 떠나는 곳이다

가장 낮은 섬에서 비 오는 날 맞이하는 무채의 시간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묵직한  회색이 수평선을 향하여 고요를 밀어낸다

인간이 볼 수 있는 바다 끝수평선은

여백을 통한 비움과 무위를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완벽한 배경이다.

발밑을 흐르는 빗물과 길가에 핀 이름 없는 풀꽃

그리고 욕심 없이 비를 맞고 있는 고양이의 눈망울 속에

더 높이 가려는 세상의 속도를 멈추고 내가 알던 나로 살아가라 한다

그냥 이렇게 살아도 돼.

 

20260413. 가파도에서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