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이야기] F.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타타'
이 곡은 많은 사람들이 흔히 '첼로 소나타'로 알고 있지만 본래는 '아르페지오네(Arpeggione)'
라는 악기를 위해 작곡되어졌다.
아르페지오네는 1823년 슈타우퍼(Johann Georg Stauffer)가 개발한 일종의 현악기이다.
바흐 시대의 비올라 다 감바와 비스한 모양의 6개의 현을 지녔는데 기타(Gitar)의 장점을 가미한
첼로 모양의 악기이다.
그러나 세상에 나온지 얼마 안되어 곧 사라져버렸다.
그리하여 현재 전해지는 유일한 곡도 바로 이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뿐이다.
오늘날에는 아르페지오네 대신 첼로로 연주된다.
아르페지오네는 첼로보다는 높은 음역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가 있었다.
이렇듯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높은 음을 풍성하게 쓰고 있으므로 오늘날의 첼로로 연주하려면
상당한 기교가 필요하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27세 때인 1824년에 작곡하였으며 작품 전체를 뒤덮고 있는 우수어린 정감
은 낭만파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그 보다 슈베르트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애틋한 비애감이 도처
에 배어있으며 듣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이따금 구름 사이의 햇살같은 밝은 빛을
엿보이다가 어느새 비애의 잿빛 구름이 다시 가리고 만다.
첼로의 위대한 거장 파블로 카잘스, 그가 젊은 시절의 로스트로포비치를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고 한다.
"기존의 첼로 연주개념을 완전히 뒤덮어버린 위대한 리더다!"
이후 로스트로포비치는 카잘스의 예찬에 걸맞는 초절 테크닉과 장대한 음악성을 지닌 거장으로
성장했다. 그리곤 오늘날 카잘스 이후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서 음악사에 빛나고 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때로는 상당히 전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유장한 템포를 바탕으로 깊은 굴곡을 그리며 울려퍼지는 명쾌한 첼로의 울림은 지극히
매력적인 것임에 틀림 없다.
악구 사이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저 절절한 낭만성에 귀기울여 보라.
비록 지나치게 비대한 근육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깊은 맛은 여느 연주에서도 맛보기 힘든
쏠쏠함과 섬세함을 지니고 있다.
계절이 가을로 들어가는 이즈음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들으며 묵직한 낭만주의적 비애감을
느끼면서 삶의 깊숙한 내면을 돌아보는 것도 크나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 추천음반 > M. 로스트로포비치(vc)/B.브리튼(p)/데카 417 833-2/1968년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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