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너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kyeong~ 2004. 12. 10. 01:09
  
너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글/초하 
말없는  영혼들이 
어둠아래 숨을 죽이면 
뒤를 좇는 강풍이 오라를 푼다 
대관령 터널을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지만 
흉상으로 서있는 어둠과 
유령처럼 덤비는 
안개를 만나고 보니 
너에게로 오려했던 것처럼 
반가움이 달려든다 
매몰찬 말을 
칼처럼 빼어 들고 
빚쟁이의 양심을 
도막내어 주려고 길을 나선
어느 휴게소에서 
그리움조차 잊었던 벗을 만나 
긴 터널 같은 이야기를 나누느라 
빚쟁이와의 약속시간을 놓치게 한 
기막힌 만남을 고마워했었다. 
내 운명을 거슬러 간 
강물을 마신 후
배를 채우고 누워있는 바다 
강풍의 오라를 풀어 
날름거리는 혀를 
묶어 두려고 길을 나섰는데 
모태 속 같은 너를 만나 
어둠의 키를 넘어 오던 안개들은 
길 밖에 세워 두었다 
너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2004.11.04 
강풍과 안개로 가득한 
대관령 일곱터널를 지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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