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섬
글/초하
나는 가끔 그대에게 벗어나
키보다 높은 담을 쌓고
나를 넘보지 못하게
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건너지 못하는 깊은 강을 파고
혼자 유랑하는 섬이 되어 갑니다
저 섬이 나와 같았을까?
폭풍우가 키보다 높이 일던날도
혼자 생각하는 밤을 보냈으리라
강보다 깊은 허공속에서
기도하는 부처를 보았으리라
그 물길 건넜으면서도 머물지 않는
허리 굽힌 초승달처럼
건너 가거든 머물지 말라
수성에 갇히기 전에 서둘러 길을 떠나라
암자의 소리없는 기도를 들었다면.
2004.12.17
간월도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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