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수종사 가던길//겨울 수종사

kyeong~ 2005. 1. 24. 19:48

2005.1.23 겨울 수종사
수종사 가던길
가랑잎이 길을 체우고
온세상에 하얀 눈이 가득 덮히고
붉은 잎의 요란이 
정신을 아득하게 하던날도 
님에게 향하는 마음은
모든 것이 길이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서면 
달이 뜨지 않더라도  
길을 묻지 않더라도 
동행이 없더라도
그대를 향해 나선 길은
두렵지 않았습니다
오늘,산위에는 
세상이 다 보일만큼
푸른 창이  열려 있고
길은 넓어 누구라도 
손잡고 걷겠는데
오르는 길은 
왜  그렇게 힘이 드는지
몇개 안되는 계단을 
쉬면서 오르고 말았습니다.
뒷다리에 걸린 무게는
뒷걸음을 치게하고
안일의 부피는 
영원의 두께를 이루고
누구보다 사랑하리라는 말은
간사한 혀를 길들이다가
빗나간 언어가 되었습니다.
수없는 굽이를 돌아와 
천리 타향에서 숙명처럼 만나는 
두물머리 강처럼
님을 만나러 오르는 길은
수만 굽이 갈등의 조화였습니다
이제 님앞에 앉았으니 
돌아서 가는 길은 묻지 않겠습니다.
2005.01.23

운길산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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