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나를 위해서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안개
바람 없는 여름날이었지만
종일 서 있어도 좋을 산마루
몇 번인가
보여 줄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 많이 오르지 않고도
바다가 보이고
날개를 달아주는 바위가 있고
손바닥만 한 우주가
쉰 개나 있는 곳이라고
그 말을 믿는 착한 사람
도란도란 이야기가 흐르는
오릿 길
설익은 단풍 사이로
얌전히 지나는 바람
안다는 것은
뒤돌아서 가게 하는 것
다시 오르기 위해서
그에게 주는 선물
사실은 나를 위한 일이었지.
梁該憬
2011.10.23. 쉰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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