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을 오르다
벌레가 기어가고 있다
어디를 가는지는 모르지만
길처럼 생긴 잎을 따라
산으로 가고 있다
온종일 기다시피 했다
끝에 대한 짐작이
여러 번 빗나가면서
길처럼 생긴 바위를 따라
이 절벽에서는
보이는 것이 길이 아니라
마음 가는 곳이 길이 되는 시간
순간 벌레보다 길을 모르는 나는
엎드려 길을 찾나니
아무것도 아닌 마음을 가지고
모난 바위에 매달려 길을 찾는다
벌레의 순진함이 그리워질 때
나는 기꺼이 길을 잃으리라.
2012. 6. 10. 신불산 에베로 릿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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