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울산바위에서(서봉)

kyeong~ 2013. 4. 29. 20:07

 

 

 

 

울산바위에서

 

밤새 물들여 놓은 것들이 서러운가

서글프도록 푸른 하늘은 고요히 멈추고

억새 허리 굽지 않은 만큼 부는 바람은

자꾸 붉어지고 싶다는

나 같은 가슴을 자박자박 건넌다

별별의 가을이

아무렇게나 맞이한 가을이

수없이 겨울로 걸어가고

몸의 생기가 단풍 빛이 되어있을 때

그래,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가슴에

피식 붉음이 전해져 온다

그것은 서럽다 못해 말문이 막힌 저 하늘빛이다

설렘이라는 것

어느 날 소리 없이 떨어지는 붉은 잎처럼

아무것도 아닌 그래서

     붉음, 그저 바라만 보는 풍경이다.

 

 

梁該憬

2012.10.14.

설악산 울산바위 서봉의 단풍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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