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제 살 찢고 핀 동백 참 태연하다
마디마다 고였던 핏물이 터져
딱지 앉았네
어느새 동백은 가고
길에 떨어진 딱지
붉음, 그대로
내 몸에도 동백이 피려나
아니면 새가 둥지를 틀었는지
어깨 위에 앉은 새
부리로 밤낮없이 쪼아댄다
언제 붉은 딱지 앉으려는지
언젠가는 어깨의 통증마저
동백이겠지
어깨에 앉았던 새 훌쩍 날아오르면
길에 떨어진 동백
그때도 참 붉겠다.
梁該憬
2013.3. 10. 여수 금오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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