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묵호항
동해 바다에는 항상 물고기가 살 거라고 생각을 하지
묵호 바다에는 오징어가 살 거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하지만 나는 바닷속 어디쯤에서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모르지
당연히 모르는 게 맞지
물고기를 따라가 본 적은 없었으니까
묵호 사람들은 전부 바닷가에서 살아간다고 생각을 하지
묵호 사람들은 오징어를 잡으며 살아간다고 생각을 하지
바닷가 마을을 갔었지
바다가 훤히 보이는 비탈길을 올라갔었지
비탈을 가득채운 마을은 빈집 투성이었어
오징어 말리는 집이 없었어
나의 오십년이 텅 비어버리는 느낌이었어
저 바다도 언젠가 텅 비어 버리면 어떻게 하지?
푸른빛이 모두 바래고 소금만 남으면 어떻게 하지?
梁該憬
2013. 3. 2. 묵호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여수 금오도) (0) | 2013.04.29 |
---|---|
승기천에서(연수동) (0) | 2013.04.29 |
다시 바람 속에서(제왕산) (0) | 2013.04.29 |
아무것도 아닌 추억(화진포) (0) | 2013.04.29 |
눈이 내리고 다음날(팔공산) (0)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