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寺

구인사(救仁寺)

kyeong~ 2014. 3. 12. 21:23

 

 

 

38번 국도를 따라 친정으로 가는 길

구인사라는 표지판에 이끌려

무작정 핸들을 돌렸다

 

2월 강원 산간지역이 몇일째 눈으로 뒤덮고 있을때

강원도 영월과 멀지 않은 곳에 접하고 있는 단양 구인사에도 눈은 한없이 내리고 있었다.

 

겨울 산사에 눈이 내리니

세상은 더욱 고요하고

마음은 순백이다.

 

좁은 골짜기를 따라 일반 사찰과는 달리 제법 웅장한 구인사는

흰 눈과 함께 찾아든 불보살을 맞이했다.

2014.2.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救仁寺)

 

 

 

눈이 내리는 산사

눈이 내려서 더 좋은 것 같은 산사

순백의 마음으로 일주문을 들어섰습니다.

 

 

 

온 천하가 흰색말고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산속

멀리 푸르고 붉은 속세를 벗어나

순백의 세상으로 걸어들어온 느낌입니다.

 

 

 구인사 일주문

 

 

대조사님의 설법...

구인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푯말.

"그래...내것이 어디있어. 잠시 사용하다 가는 인생"

저세상 갈 때 가지고 갈 수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문득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떠올려 봅니다.

 

5층 대법당 설법보전

구인사 설법보전의 불단에는 세 분의 불보살님이 모셔져 있는데,

구인사 법당의 주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시며, 좌우
협시보살님은 상단을 마주보는 왼쪽에 '대세지보살'과 오른쪽에 '관세음 보살'이 각각 위치하고 있습니다.

 

 

범종각

평평한 땅이라고는 없는 구인사

축대를 쌓고 비탈진 땅에 전각을 세웠고

범종각 역시 가파른 땅에 세워져 있어

하마트면 모르고 지날뻔 했습니다.

 

법당앞 석탑

 

 

 몇몇 사람들이 걸음을 따라 설렁설렁 올랐다

가파른 길이지만 설경을 감상하느라 힘들지 않았다

 

스님들의 부지런한 손길은

저렇게 계단에 쌓인 눈을 말끔히 쓸어 놓았다.

 

어찌어찌 걷다보니

산중턱에 앉아 연화봉을 건너다 보았다

멀리나 가까이나

모두가 같은 색

 

높으나 낮으나

모두가 같은 색

참 평온하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저 순백의 색깔속에으로 빠져들어

기원할 것 조차 없는 무념의 시간으로 접어 드는 순간이다.

 

대조사전

조사전은 조사스님이나 사찰의 창건주, 역대 주지스님 등 해당사찰과 관련하여

후세에 존경받는 스님들의 영정이나 위패를 모시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조사전은 한국 천태종 중창조 상월원각대조사의 존상을 봉안하여 2000년 11월 5일 낙성되었습니다.

 

대조사전의 규모는 3층 다포집으로 전통 사찰양식을 띠고 있으며, 높이는 27m입니다. 겉에서 보면 3층이지만 안에는 원
통으로 탁터져 있어 웅장하면서도 시원한 감을 냅니다. 3층의 다포집 모양과 규모를 보면 1층은 85평 규모이고, 2층은 55
평 규모이며, 1, 2층의 다포집은 외 7포, 내 9포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3층은 규모가 27평이며, 다포집은 외 9포, 내
11포로 되어 있어 3층 넓이는 167평에 이르고 있습니다.

 

조사전 앞마당의 용등

사찰의 규모도 크고 

흔히 보아오던 연등과는 달리 등의 크기도 거대합니다.

 

 

탑등

 

 

 

조사전 앞마당의 모습

 

조사전은 구인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여기에서 구인사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죠.

설국, 새로운 왕국에 들어와 온천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다른 곳을 다 안보고

여기서 내려다보는 이 풍경만 보고 간다해도 좋은 이 곳..

좁은 골짜기에 머리 맞대고 들어앉아있는 산사의 풍경이 일품입니다.

 

멀리 스님의 거처인듯한 요사채가 눈에 덮혀 있습니다.

 눈덮인 절간에 취했다고나 할까....

그냥 이리저리 마음가는데로 살펴보고

마음가는데로 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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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 셔터를 누르면서.......

 

삼보당은 구인사를 찾아온 신도님들이 큰스님을 뵙고 인사를 올리는 곳이기도 하며

종단 스님들이 모두 모여 큰스님을 모시고 회의나 스님안거를 주재하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관음전은 대승불교의 수많은 불·보살 가운데

중생구제를 위한 대자대비의 원력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친근한 관세음보살을 모신 곳입니다.

사찰에 따라서 관음전을 원통전, 대비전, 보타전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관세음보살과 더불어 그 협시로서 남순동자와
해상용왕을 모시며, 그 뒤에 천수천안관세음보살도 혹은 아미타 후불탱화를 봉안하기도 합니다.

 

 

 

 3대종정의 처소

 

 

 

 

 

일주문에서 본 구인사 풍경

 

 

 

 

 

 구인사 박물관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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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가 큰 사찰에 오니

마치 궁궐에 온 느낌이다.

어디선가 임금님이 뒷짐지고 걸어 나올 것 같다.

소백산 산줄기를 울타리 삼아

비탈진땅에 요리저리 전각을 세운 모습이 놀랍다.

설경으로 인해 신이 내린 풍경를 보는 듯했으나

길이 미끄러워 이곳저곳 살펴보는데 힘들었다.

따스한 봄날

꽃이 피고 새우는 날

다시 한번 천천히 살펴보리라.

 

친정 가는 길에 얻은 행운의 구인사...

잠시 합장의 시간을 얻어서 흐믓한 마음이다.

 

2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