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에 빠지다
민들레가 핀 것을 보니
멀리 갈 필요없이
이제는 정말 봄이구나
앉은 자리에서 만나는 봄
엎드려 보는 봄
앉아서 보는 봄
노란 명주 올을 뽑아내는 민들레
바람에 짓눌려 크지도 못하고
고만한 어깨로 길손을 맞이하는 민들레
수 없는 환생을 하면서도 늘 민들레인 그
그대인 나는 민들레와 한참을 놀아났다.
梁該憬
2014.3.29. 해솔길에서
대부도 해솔길 7코스이다.
그동안 섬과 바다....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만났지만
가도 가도 아스팔트만 있는 긴 길
드문드문 철새가 날아 다니고
철지난 갈대숲이 봄바람에 일렁일뿐
참 밋밋한 길이다
걷는 동안 낮게 핀 제비꽃이 있어서 다행이었고
진노랑 민들레가 있어서 그나마 봄을 만난듯 쉴 수 있었다.
길은 평탄하나
볼 거리가 없어서 지루하다
길이 험하고 굴곡이 많더라도
볼 것이 많으면서 심심치 않았던 옛 산길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우리가 살아온 삶
힘들다, 바쁘다, 쉬고 싶다 ...그랬어도
이것저것 할 것이 많고 볼 것이 많아 재밌었던 삶이 아니었을지
앞으로 할 일 없이 이렇게 밋밋하다면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할지.....
힘들더라도 구경거리가 많은 삶을 더 추구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리져 봄을 알리는 키작은 제비꽃과 민들레에게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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