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에서
봄이 오는 길을 따라
바닷가에 왔다
걷는 곳마다 바다의 배설물 천지다
저만한 몸집으로 쏟아냈으니
바다 반, 배설물 반이다
배설하는 것이 배설을 위하여 몰려왔다
수많은 스트레스를 배설하고
그 많은 불만을 배설하기 위하여
바닷가에 왔다
이미 바다가 쏟아낸 배설물 위에
사람들의 배설물이 쏟아졌다
저 바다의 몸집이 큰 이유는
배설물을 먹고 자랐기때문인지도 모른다.
큰 몸집 앞에서
날마다 찾아오는 욕망을
여기에 배설하고 가나니
지금부터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梁海憬
2014.4.5. 안면도 백사장에서
노을길
(약 12km), 약 3시간 30분
백사장항 - 삼봉 - 기지포 - 두여해변(전망대) - 밧개해수욕장 - 방포해변 - 방포항 - 꽃지해수욕장
그대는
쉬어갈 수 있는 곳은 있으신가요
마음 놓고 몸 속에 든 배설물을 쏟아낼 수 있는가요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저보고 집이 싫은 것 아니냐구요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밖으로 나설 수는 없다구요
무엇이라도 해야한다는
습관인지, 중독인지....
봄볕에 나갔더니
지는 꽃과 피는 꽃이 공존하더라구요
지는 꽃에서 보면 이세상이 저승같은 곳이고
피는 꽃에서 보면 이세상은 천국같은것
저승과 천국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어느 시인의 싯구절 같은 세상에서
묘한 삶의 허무를 느껴보기도 합니다.
쉬는 날 멀거니 누워있으면
죽어가는 내가 느껴지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면 아직은 피는 꽃인 것도 같습니다
습관처럼 천국을 향하여 걷고 있는 것입니다.
여행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천국의 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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