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섬은 넓다
목섬은 사람이 살지 않고
작은 섬이라 생각했고
그저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건너가는 섬
나와는 상관없는 갈매기의 휴식처쯤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물이 빠진 목섬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 끝없는 모래밭에서
이 섬은 세상에서 가장 큰 섬이고
가장 긴 여행을 해야 할 섬이 되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우연히 들른 목섬에서
나는 가장 넓은 세상을 만났고
그 섬에서 길을 찾지 못했다
여행은 해방이 아니라
방황이었던가
이 넓은 세상에서
어디까지 걸어가야 하고
경계선을 그어야 할까
그래, 여행은
길을 내는 것이 아니라
늘 두고 다시 떠나는 것
비움의 연속이리라.
梁該憬
2014.6.28.토.선제도 목섬에서
영흥도에 간다고 선제교를 건너는데
목섬이 땡볕에 모두 드러나있다
물위에 떠 있던 섬이
어쩌자고 염하의 날씨에 온 몸으로 갯벌위에 뒹굴고 있다
여행이란 꿈꾸는 것이 아니라
가서 보고 느끼는 것이다
스쳐지나는 것은 본 것이 아니다
직접 걸으며 온 몸으로 교감하고
땅이 전해주는 흙의 느낌까지 받아 들였을때
비로소 여행의 참맛을 알게 된다
영흥도의 길목
선제도의 아들같은 목섬에 내려
적나라하게 드러난 섬을 걸었다.
2014.6.28. 맑음. 선제도 목섬
물이 빠지면 풀등처럼 들어난 모랫길을 따라 목섬으로 들어간다
선제교 바로 아래 주차를 하고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들어갔다
예전에는 그냥 들어갔는데...입장료가 생겼다
저 깨끗함으로 가득한 목섬의 입장료 1000원
정말싸다
8000원을 내면 트랙터를 타고 조개채취까지 가능하다.
다음에는 조개채취를 경험하는 일까지 해야겠다.
갯벌 체험을 하러가는 사람들
8000원을 내면 저 트랙터를 타고
멀리 조개를 채취 할 수있는 곳까지 갈 수 있다.
물이 참 좋다
목섬을 한바퀴 돌아볼 요량으로 걸어가는 길
여기에 아주 작은 게가 어찌나 많은지
유랑인의 침입때문에 꼬마게들이 분주하다
손으로 잡았다가
그들의 세상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목섬의 뒤로 걸어가면
이렇게 끝없는 사막같은 모랫벌이 펼쳐진다
아무것도 없는세상
그래서 참 좋은 바닷가
사람도 없고 배도 없고...
저 바다 끝까지 걷다보면 지구 한바퀴를 돌아서
다시 이자리로 돌아오리라는
꿈같은 생각도 해본다
바다에 오는 이유가 이런 것이리라
끝없는 자유와
끝없는 생각과
끝없는 꿈을 꾸게 하는 것
멀리 영흥도가 보이고
화력발전소 철탑이 보인다
물이 빠지니 섬이 더 가까워 보이고
더 커보인다
비워야...모든 것이 커보는건가..
저 섬처럼.
저기 보이는 선제교에 주차를 하고
섬을 돌아 이렇게 많이 걷고 또 걸어 나왔다
행운이다
이 넓은 광야에
어째 사람이 없다니...
가장 깨끗한 나라에 온 것 같다.
물이 빠지면 나타는 풀등
그 풀등에 앉았다가 걸었다가
여기에 남긴 내 발자국..
아무도 모르리라
누가 오기전에 바다가 지워 버릴..
누가 온다고 해도 아무 관심없는 발자욱
세상은 넓고
세상에 대한 이야기와 이유는 나만이 알고
타인은 아무도 모르리라
멀어져 간 바다
명사십리길 같다.
태양의 끝을 따라간 바다
이 시원하게 뻗은 바닷길이 왜 이렇게 기분 좋은지
무심코 얻은 행운의 길이다.
]
밋밋하던 바닷가에
이런 어구라도 만나니 반갑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가끔은 반가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더라도
가끔은 누군가 반가워하겠지
그대가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바다의 그 무엇이 되어
바다의 풍경이 되는 숱한 것들
내가 참 좋다
이렇게 광활한 바다에 올 수있어서.
이 넓은 세상에 갈매기들은 다들 어떤 곳으로 유랑을 갔을까
저 갈매기도 나처럼
우연히 들른 섬에서
나밖에 없는 세상을 얻은 것인지도.
함께 했던 동행
만약 혼자 떠났더라도
외로워 말라
저기 그림자를 보았는가
영혼처럼 함께하는 그림자가 동행이란다
나말고 또 내가 함께 걸어간다고 생각한다면
가끔 뒤돌아 그림자에게라도 말을 건다면
그것은 미친짓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볼줄 아는 것이리라.
여백만이 존재하는 풍경속에서
피사체...그러니까 목표물이란 것은 없는 풍경속
이런 곳에서
내가 주인공임을 알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는
내가 주인공이니까 행복한 것이다.
섬에 있어도
또 섬이 보인다는 것은
인간의 눈은 무한하게 볼 수 알고
인간의 마음은 무한한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
걷자
또 걷자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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