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5.1.2. 금. 임실 국사봉, 오봉산( 옥정호)

kyeong~ 2015. 1. 7. 01:58

 

 

 

 

 

 

길에서

 

길을 걷다 보면

가도 가도 길뿐인 세상이 있다

길에 갇혀 다른 세상을 포기하거나

길을 벗어나려고 노력을 하게 되거나

길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고 생각을 하거나

 

길을 걷다 보면

가도 가도 풍경뿐인 세상이 있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풍경

먹물 같은 강이 흰 눈 아래 더 깊어가고

강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인

물의 심성은 산의 성질을 닮아간다

 

세상을 살다 보면

바람 나는 날이 있다

길에 미쳐 집을 나서고

검은 강을 보면서 집으로 가지만

다시 집을 나서는 바람기

길을 나서면 온 세상이 풍경인데

그 풍경이 내 인생의 전 재산이라.

 

梁該憬

2015.1.2. 임실 옥정호를 바라보며

 

 

 

 

상고대가 아름다운 겨울

호숫가의 절경들이 보고 싶은 계절이다

올들어 서해안에 눈이 많이 내려서

서해안 호숫가 풍경이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일 새해 첫 트랙킹 나들이다

새해 첫날 부터 전라도땅은 눈이 내린다고 했다

길을 나서면서도 호숫가의 길이 얼었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옥정호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부천 송내역 7시 20분 출발하여

임실에 접어들자 눈은 내리고

마음은 훠이훠이 산길을 오른다

 

국사봉전망대-국사봉-오봉산-붕어능선-마실길-자연산장(5시간20분)

 

 

 

국사봉 주차장 

전북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산 32-9

국사봉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11시 20분 렛스고~

 

눈이 내리는 임실

오르기 전부터 마음은 이미 산정상이다.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정호

말이 필요없다

사진에서 그림에서 보던 그 붕어섬이 보이는 순간

미쵸버리는 줄 알았다

내가 살아있어서 정말 좋다.

 

산이 좋다

정말 산이 좋아

아무리 봐도 산이 정말 좋아

 

붕어섬..

옥정호에 떠 있는 저섬...붕어섬이란다.

 

 

산의 얼굴대로 물이 흐르고

물길을 따라 길이 굽이치고

 

 

걷지 아니하고

저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다녀도 얼마나 좋을까

 

옥정호玉井湖

섬진강 상류수계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운암호라 불리기도 한다. 총저수용량은 4억 6600만t이며 면적은 16㎢이나 만수위 때는 26.51㎢에 이른다.

 

섬진강댐의 근처에 옥정리(玉井里)가 있다.

조선중기에 한 스님이 이곳을 지나다가 ‘머지않아 맑은 호수, 즉 옥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여 옥정리라 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옛날 운암호 또는 섬진호로 부르던 것을 옥정호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1965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인 섬진강댐이

임실군 강진면 용수리와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 사이의 섬진강 좁은 협곡에 축조되면서 생긴 저수지이다.

옥정호의 등장으로 최대 발전량 3만 4,800㎾의 전기를 생산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류 지역의 만성적인 홍수 및 한발의 자연재해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호남 정맥인 오봉산으로 바로 가는 길과

국사봉을 거쳐서 가는 길

이왕 온 것 좀더 긴 시간동안 옥정호와 함께 걷기 위해서 국사봉으로 향했다

 

저기 가운데 작은 섬..

새머리 같다..

일행이 학의 머리같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보이네

 

아무렇게 홀로 서 있는 나무마져도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

홀로 서 있는 사람도 풍경이 되는 순간

 

국사봉에서 바라본 옥정호 붕어섬

 

 

탁 트인 전망이 많아서 좋은 길이다

조금 걷다가 바라보고

또 조금 걷다가 바라보고...

쉴 곳 많아서 힘들지 않다

볼 것 많아서 심심치 않다

벗이 있어서 참 따듯하다.

 

눈이 덮인 산하

꽁꽁 언 이 산하가

내게는 왜 이렇게 따듯하고 정이 가는지

손잡고 걷고 싶은 이가 생긴다면 이곳을 오리라.

 

바람이 후두득 지나갔으면 좋겠다

저 눈이 나비와 같이 훨훨 날아가는 풍경을 보고 싶다.

 

봐도 또 봐도...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겨울 풍경이 있으랴

 

 

소나무 뒤에서 봐도 아름답다

 

오봉산을 향하여 걸어가는 순간

산의 풍경에 잠시 눈을 옮겨 찰칵~

 

자꾸 자꾸 나타나는 붕어섬

그래도 자꾸 찍어보았다

어쩌라구요

좋아서 죽겠는데요

보는데로 자꾸 찍게되는데요

아름다운 풍경은 지겨운 법이 없다.

 

가도 가도...이 풍경을 벗어 날수 없으니

보이는데로 찍고 또 찍고...

그래도 난 좋으니 어쩝니까

 

옥정호 물안개길 시작점인 용운리 내마마을이 저 산줄기 끝에 있다

 

옥정호의 마을에 눈이 내린다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옥정호 주변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문뜩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 생각난다.

 

 

오봉산 513M

 

 

 

옥정호를 벗삼아

붕어섬을 벗삼아

설국의 산줄기를 벗삼아

날저물때까지 정처없이 걸어도 좋을 길

 

 

가파른 길을 따라

운암대교라고 쓰인 표지판을 따라 내려간다.

저기 보이는 749번 국도를 만날때까지 내려간다.

 

 

국도변에서 길아래 대숲을 보았다

대 숲사이로 난 길도 보았다

옥정호 물안개길이다.

749국도를 버리고 물안개길로 내려갔다

 

대숲을 향하여 가는 길

 

여기서 부터 물안개길을 걷는 것이다.

물안개길을 처음부터 걷지는 못하였지만

절반부터....걸어가는 것이다.

 

겨울 강가에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하얀 겨울 강가에

푸른 바람소리를 내는 대숲

그 숲속에서 나는 걸었네

마음까지 시퍼런 바람이 일었네

시퍼런 바람이 이는 가슴으로 강가를 걸었네

 

 

 

 

대숲을 벗어나 좁은 물안개길

이렇게 걸어서 59번 자연산장에서 끝이 난다.

 

조금더 넓혔으면 좋겠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다가

심심하면 나란히 걷고 싶을때...

그럴때가 있으니까 좀더 넓었으면 좋겟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산을 오르는 것 보다 더 가파른 계단

 

 

이렇게 걷다보니...어느덧 끝지점이 다가왔다

끝이 보이지 않아도

해의 높이를 보면 내가 어느만치 걸었는지 느껴지니까.

 

 

 

 

 

 

여름날이면 잠시 땀을 식혀가도 좋은 쉼터이다.

지금은 겨울철 눈이 쉬어가네

 

물안개길을 걷다보니

운암대교가 보인다

운암대교가 물안개길의 이정표 역활을 톡톡히 한다.

 

 

아 드디어 자연산장이다

끝지점...4시 40분에 도착하였다.

 

 전북 임실군 운암면 마암리 369-8 자연산장

 

 

자연산장

원두막도 많고...매운탕을 비롯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혹시 필요할까 싶어 메뉴판도 찍어두고..

국사봉 주차장에 차를 두고와서

버스를 타고 원점으로 가야한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5시 20분경에 막차이기때문에 식사를 하면

버스를 타기 어렵단다.

그냥 가야지뭐....버스는 타야 집으로 가니까

막차...오랫만에 들어보는 막차시간

 

눈속에 고개를 들고 있는 버스 시간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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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올까봐 걱정을 했다

눈이 왔다

눈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옥정호 풍경을 선물했다

나는 항상 처음과 나중에 마음이 다르다

설정하고 염려하고....그렇지만

그 염려가 늘 아무것도 아니고 변덕만 만들어 낸다

그 변덕때문에 마음은 동심이요 푼수일때도 있다

그 변덕스런 마음을 이끌고 옥정호 둘레길을

행복하게 걸었다.

2015.1.2.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