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다는 것은
다 자란 잎
더는 붉어짐을 멈춘 잎이
가볍게 떨어진다
오그라진 낙엽이
나무 밑동으로 찾아드는 계절
붉음이 끝나는 계절은
가벼워짐을 의미하는 것
걸을 때마다 몸이 무겁다
돌다리를 건너뛸 때마다
더욱 무거움을 느끼는 몸
푸름이 멈춘 시간
그렇지만 붉은 아가미가 없어
온몸에 붉은 기운은 들지 않았나 보다
푸름과 붉음의 사이
잠시 가을 정류장에 서서
단풍나무의 가을나기를 보고 있다
가벼워진다는 것은
생의 고비를 넘고 있는 것
붉지 않음에 대해 감사를 하다.
梁該憬
2014.10.18. 오대산 선재길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꿈(새해 만월산에서) (0) | 2015.01.01 |
---|---|
붉은 것(내변산) (0) | 2014.11.09 |
설악산 신선봉에서 (0) | 2014.10.05 |
도솔암에서(해남 달마산) (0) | 2014.09.21 |
그렇게 말하고도(2014.8.30.지리산 촛대봉) (0) | 2014.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