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가벼워진다는 것은(오대산 선재길)

kyeong~ 2014. 10. 18. 00:32

 

 

 

 

 

가벼워진다는 것은

 

다 자란 잎

더는 붉어짐을 멈춘 잎이

가볍게 떨어진다

오그라진 낙엽이

나무 밑동으로 찾아드는 계절

붉음이 끝나는 계절은

가벼워짐을 의미하는 것

 

걸을 때마다 몸이 무겁다

돌다리를 건너뛸 때마다

더욱 무거움을 느끼는 몸

름이 멈춘 시간

그렇지만 붉은 아가미가 없어

몸에 붉은 기운은 들지 않았나 보다

 

푸름과 붉음의 사이

잠시 가을 정류장에 서서

단풍나무의 가을나기를 보고 있다

가벼워진다는 것은

생의 고비를 넘고 있는 것

붉지 않음에 대해 감사를 하다.

 

梁該憬

2014.10.18. 오대산 선재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