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이길을 만나
물처럼 흘러가는 것은
내인생의 절반이 물이었기 때문이리라
오장육부에 물이 흐르고
발걸음은 필연처럼 물길을 따라 걷는다
내가 언제 이 길을 알려고 했었던가
우연히 이 길을 이끌려
하루를 길에서 풀빛같은 내 인생을 보네
뜨거운 삶을 열정으로 사는 동안
내 안에는 저 풀빛이 짙어져가고 있었네
한없이 푸르고
한없이 긴....이 길
벗을 만난 것처럼 기쁘다.
시흥 늠내물길
2015.8.15.토.
오후4시~오후8시
날씨: 맑고 더움
우연히 '미생의 다리'에서 찍은 일출사진을 접하고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찾아보기로 했다.
4시에 일어나 30분가량 달려서 찾아 간 곳에는 꽤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부지런한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고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을지 뷰포인트를 찾아서 동이트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어디에서 찍어야 하나...
저 큰 대포카메라에 쪼끄만 사진기를 밀어넣기 좀 그랬지만
멋진 광경을 보고 황홀경에 빠지기는 누구나 마찬가지리라.
좀더 좋은 곳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보았고
동이 트지 않아 어둑어둑한 곳에서 갯벌을 잘못 밟아 신발이 젖었다.
박무가 짙게 드리워져 일출이 그리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단풍이 든 함초와 미생의 다리...
그리고 갯골 주변에 소품처럼 설치한 닻이 어우러져
셔터에는 손가락이 끊임없이 힘을 주고 있었다.
해가 중천으로 오르고
주변을 살펴보니 걸으면 참 좋겠다 싶은 길이 있어서
홀리듯 한참동안 걸어보니 마력처럼 발걸음은 이끌려 갔다.
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온탓에
신발을 제대로 신고 와서 오랫동안 걷고 싶어서 다시 돌아나왔다.
뜨거운 퇴약볕을 조금 벗어난 시간...
함초와 갯벌과 녹색의 풀밭이 어우러진 이길은
무심코 찾은 길 중에 꽤 값진 길이 되었다.
늠내는 '뻗어나가는 땅', '넓은 땅'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로 시흥 지역의 고구려시대 지명이다.
소래포구에서 얼마멀지 않은 곳
소래생태공원에서 늠내길은 시작 되었다.
자주 와 보았던 곳이라...
반가운 길이다.
소래생태공원 주차장
소래생태공원에 들어서자
뜨거운 햇볕을 먹고 곱게 핀 해당화와 넓은 갯벌에 자라는 함초의 어울림이 눈길을 끓었다.
오늘의 길은 모두 신작로처럼 편안한 길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심을 하면서 걸어야 한다.
왼쪽에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있지만
오늘은 새로운 관심사인 늠내길을 걸어야 하기때문에
소래생태공원에 눈길주는 것에 인색했다.
염전과 풍차....그리고 갈대밭 때문에 여러번 왔던 곳이라 반갑다.
저 초원을 따라 한바퀴(3.5km) 도는 것도 좋은 길이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갯골을 건너가는 부인교가 있다
인천과 시흥시의 경계인 부인교가 보인다
이 부인교를 넘어가면 시흥시 방산동
부인교 이쪽은 인천시 논현동이다
늠내길에는 간혹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말의 배설물이 길에 있어서 밟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갯벌을 따라 걷는 길이라
땡볕을 걱정했는데
오솔길처럼 그늘이 있어서 다행이다.
더위 탓인지 걷는 사람이 없다
하루종일 만나게 될 함초밭
지금이 색깔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것같다.
방산대교 아래 좁을 굴을 빠져 나가면
방산오수펌프장이 있고 그 앞을 지나 바로 좌회전을 하면
작은 철문이 있다 그 문을 들어서면 늠내길로 가는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아침 일출시간에 보았던 미생의 다리다.
차가 다녀도 될 만큼의 넓은 길
아마 이 길은 염전으로 드나들던 찻길이었던 길이다.
지금은 나처럼 이렇게 둘레길을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승마를 즐기는 사람...
건강을 위해서 체력을 다지는 사람들의 길이 되었다.
생태보호구역이라서 잘 보전된 갯골에는 새떼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햐~기발한 광고...
이길에서 혹여 목마른자 저 번호로 전화를 걸면 배달이 올까 궁금해진다.
옛 염전이었던 곳이 초원이 되었다
갈퀴나물꽃이 피어서 잠시 들여다 보고 다시 걷는다.
포동 빗물펌프장앞을 지나서...
두갈래길
어느길로 가도 괜찮다.
왼쪽길은 자전길처럼 똑바른길
오른쪽길은 조성중인 칠면초마을이다.
더 재밌을것 같은 오른쪽길을 택해서 걷는다.
어디로 가나..
이정표에는 아무것도 없다.
길을 묻지 마라
그대가 서있는 길
지금 바라보는 길이 그대의 길이리라.
칠면초 마을을 조성중인데 칠면초는 보이지 않고
갈대숲이 무성하다.
예전 바다였던 길
길에 염분이 있다.
습지식물 부들 군락이 있다
오랫만에 옛 마을에서 보던 식물 반갑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초원
이렇게 광활한 초원이 숨어 있다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동안 참으로 가슴이 탁트인다.
전망대에서 작은 문살틈으로 내려다보며 찍어 보았다
재래식 양수시설 '용두레'
길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좀전에 올랐던 전망대와 용두레
'솟대'다
반가운 솟대
솟대를 만드는 친구가 있어서 반가운 것이다.
갯골 생태공원 전망대
달맞이꽃이 한창인 갯골
광활한 염전 위에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고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공중을 나는 기분 ....정말 새가 된 기분이겠다.
갯골정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간다
이곳을 찾은 시민을 위해
말끔하게 풀을 깎아 두었다.
좀더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나섰다면
능수버들이 그네를 타는 저 밴치에서 잠시 쉬었다 가련만...
갈길이 바쁘다.
진입제한을 하기 위해 설치한 문
다음에 온다면 맹꽁이와 금개구리를 보려나...
부처꽃꽃과 패랭이
오늘의 터닝포인트 '부흥교'
늠내길을 따라 관곡지와 물왕저수지까지 걸어야 하지만
시간상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 걸어왔던 길의 반대편 길을 따라 소래생태공원으로 걸어가야 한다.
이곳까지 2시간 걸렸다.
부흥교에서 바라본 갯골의 물길
만조때인가 물이 가득하다.
오이도 등대를 형상화 한듯하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설치미술품이다.
갯골생태공원전망대
'경기 시흥시 장곡동 724-10'
2시간 가량 걸어와서 만난 전망대
5층높이라 걸어오르기 힘들까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올라가는 길이 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어느가족은 저 중간층에서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소래생태공원 방향
걸어온 길이 한눈에 보인다.
저 평화로운 물길을 따라 걸어온 것이다.
나의 오장육부같은 길
물을 만나는 것이 가장 평온한 시간이다.
장곡동 방향
갯골염전
신현동과 포리 방향
신현동 방향
무리재산이 보인다.
갯골 전망대에 서있으면
바람이 불때마다 전망탑이 흔들거리는 것을 느낄수가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안내문을 적어 두엇다.
농게를 만나게 해주는 곳....
저기 앞에 보이는 건물은 탐조대이다.
방게와 밤게
방게와 농게
방게
갯골염전의 소금창고
이문을 지나자니 의미하는바야 다르지만 앙드레지드의 좁은문이 생각난다.
왔던길의 반대편 길을 따라 원점회기하는 길이다.
구불구불 갯골의 무덤같은 풀밭
뻘의 무덤쯤으로 생각할까.
무덤은 늘 이렇게 고요하다
삶의 마감위에 또다른 삶이 이어가기 마련이다.
저 갯펄에는사람들이 들어갈수 없으니
새들의 천국이다.
저 곳에 사는 새들은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천국에서 살고 있나보다.
굽어 잇는 물길
똑바른 것만 좋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휘어져 있으니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있고
느리게 흘러갈수 있는 것이다.
함초밭(칠면초)
경기도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곳이다.
함초밭에서 보는 일몰이다.
아침 일출부더 일몰까지 ....
오늘 갯골 생태공원에서 모든 것을 다 누리는 행복한 날이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해가 지려니 괜시리 불안하다
발걸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소래 생태공원에도 밤이 왔다.
어둑어둑 붉이 켜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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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러 갔다가
이길을 만나 뜻밖의 신선한 하루를 보냈다
광활한 염초밭을 한없이 바라보는 느낌은
새로운 재산을 늘린것 같다고나 할까.....
보물을 얻은듯한 느낌이다.
세상사 얻으러 했던 것만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늘 더 많은 것을 얻고 가는 셈이다
단지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느냐의 비중이다.
길이 좋고
길을 만나
길을 내안에 넣었으니
참으로 뿌듯하다.
앞으로 늠내길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더 걸어볼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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