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17.2.19. 일. 대부도 해솔길(구봉도구간)

kyeong~ 2017. 2. 19. 23:54







길은 언제나 떠돌이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서도

멀리 떠나고 있다

영영 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에

유배라도 떠나고 싶은 것인지

회색이 번지는 어느 날

또다시 만난 길

나를 불러들여 그때를 말하려 하지만

겨울나무 같은 나를 두고 길은 떠났다

잠시 유품 같은 낙엽을 보면서

천천히 길을 잃는다

흔적을 지우는 바닷가에서

만나는 길마다 떠나보내고

내 안에서 잠드는 집

길은 늘 허공이다.



梁該憬

2017.2.19. 일. 대부도 해솔길에서






2017.2.19.일. 대부도 해솔길1코스(구봉도구간)

날씨 흐림, 영하의 기온

5km(2시간)


구봉도 공영주차장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산35-3


오전 10시 30분 트랙킹시작


굿당...옛날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아직도 이런곳이 있었나

바다를 인접하고 있으니 풍어제라도 지내려나 봅니다.


대부해솔길1코스에 속하는 구봉도구간

별 어려움이 없는 편한코스입니다.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산보나온듯이 걷는 길입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처음오는 이도 쉽게 찾을수 있어요



길가에 소풍나온 돌이네 가족 ^^



2키로 정도 걸으면 구봉도의 하이라이트 개미허리

섬과 섬사이를 잇는 아치교



아찔해서 자료에 남겨봅니다

아이들이 장난이라도 치다가 저 테이프를 뚫고 바다로 튕겨나가면 아쩌라고

저렇게 접근금지를 하다니.... 참~ 안전 불감증입니다.



아치교를 넘어서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



바다에는 역시 빨강등대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노을이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오후에 비예보가 있는 탓인지 온종일 흐립니다.

낙조와 빨강등대와 그리고 빛나는 저 조형물의 조화로움이 있는 풍경을 찍어야 할텐데 말이죠



해안경비구역이라서 군사시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군사시설이 있어서 접근금지구역이었을텐데 이렇게 데크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후한 인심을 씁니다.


처음에 길을 나설때에는 혼자였다가



도중에 하나를 더 만나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여럿이 되고

삶이 이렇게 늘어가네요



잠시 쉬어가는 동안

기쁨이 가득합니다.

길을 나서는 모든 사람들 모두 행복하겠지요

행복하지 아니한 사람은 길을 나설 마음의 여유가 없지요

그래도 길을 나서면 세상은 밝고 넓고 아름답다는걸 언제나 느껴봅니다.



북적거리다가도 언젠가는 텅빈자리

그 텅빈자리에 홀로 서있는 기분

세상이 내것이 아니라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라죠



낙조전망대와 등대



뒤돌아 나오며 ....다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바닷가 역광

날이 흐린듯 약간의 빛이 있지만

쉬면서 역광찍기를 하여봅니다.

부서지는 은빛 햇살

살짝 꼬리치는 바닷물

잠시 겨울 햇살속에서 여유를 가져 봅니다.



길은 어디고 가고 없고

자갈 밭을 가고 있는 여인

바다속으로 떠난 길

길을 보내고 집으고 가고 있는 여인


길이 망명을 한것인지 바닷속으로 유배를 간것인지

길은 없고 허공에서 길을 찾은 나그네



부서지는 것이 약한 것인지

떠나지 못하는 것이 약한 것인지

지멋대로 생긴 자갈밭

지멋대로 흩어지는 파도

자갈과 자갈 사이에서 길을 찾은 바닷물




여기도 용암층이 있었는지 기포층이 있는 바위층

바위의 굴곡이 있는것으로 보아서 융기 인것도 같고



바닷가...왠일인지 짠내가 나지 않고

돌냄새가 나는 것 같다

바닷물에 조금씩 돌아앉는 작은 돌들

그사이 나는 등을 보이고 멀어져 가고 있다.




아까 건너갔던 개미허리 아치교

갈때는 다리위로

올때는 자갈밭으로

만조때에는 길이 없어지는 곳

길이 언제나 길이 될수 없는 것처럼

길이 아닌 곳이 길이 될수 있는 것처럼

운명처럼 만나는 조건들


저 밧줄

탯줄같은....

무엇의 탯줄이었을까

어떤 것의 운명을 쥐고 있었던 것일까

묘하게 조개하나가 걸려서 밧줄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


저 밧줄을 수없이 넘는 파도

저 밧줄을 넘지 못하는 조개하나

그것도 그들의 운명입니다.


구봉도의 명물이니 다시한번 찰칵


아이들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2000원 비싸지도 않고

그나저나 텅텅 비었네

많이들 이용했으면.....


할매바위 할배바위

여기서 보면 사이좋은 부부바위



여기서 보면 사이 나쁜 부부바위

각도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모든것은 보는데로 결정짓는 것이지요



길떠난 짐진자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시라고...

짐은 내게 주시라

살면서 벗의 짐을 벗게 해준적은 있었는지

그짐을 대신 져준적은 있었는지




뱃살을 체크하는 시간

참 재밌는 시간

많이 걷고 뱃살 줄이고 많이 웃고 가슴에 좋은 공기 체우고

그래서 끊임없이 길을 떠나야 합니다.



자꾸 썰물이 되는 시간

바다였던 곳이 바다가 아닌 것처럼

뱃길을 잃었겠다

길은 어디로 갔는지

집으로 가는 시간

결국은 길을 찾아 떠난 시간이 허공을 맴도는 시간


대부도 해솔길 구봉도 구간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다음에 다시 걷기를 소망합니다.



많이 걷고 웃고

가슴에 갇혔던 것을 쏟아내고

싱싱한 회로 채우는 시간

여행의 끝은 맛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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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집을 나선다

집보다 길이 더 친한것 같다.

많이 걷는 날은 웃는 시간이 길다

웃는 시간이 긴날은 행복 절대강자가 되는 날이다

그래서 길을 나서는 사람은 건강하다

집에서 가까운 대부도

짧은 코스의 길을 걷고 오랫만에 일찍 집으로 간다

길은 길대로 떠나고 나는 나대로 집을 짓는 여행자

길은 허공이고 삶은 여행이다

사람은 여행의 궤도에서 수없이 공전하는 별이다.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