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보다야
덕항산에 가려고 길을 나섰는데
계룡산으로 간단다
비가 오고 출입금지가 있고
그래서 계룡산에 간단다
아무려면 어때
비에 젖은 슬픈 산보다야
기세 좋은 계룡산이 좋지
계룡산이 토해낸 모난돌을 밟으며
산을 오른다
거친 등에 박혀있기 불편하여
산을 내려오고 있다
어쭙잖게 기대어 모나게 지내는 것보다야
낮은 곳에서 편히 지내는 것이 좋겠지
아침까지 멀쩡하던 속이
늦더위 때문인지 불편하다
속에 있는 오물을 쏟을 것 같다
열이 가득한 몸뚱어리에 머물러있는 것보다
공기 좋은 산으로 벗어나는 것이 좋겠지
불편한 오물과의 동거보다
비우는 것이 더 쉬운일이다
2016.9.3.토. 계룡산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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