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길 끝을 모르는 나는
겁 없이 길을 간다
삶에 관해 결정된 의미가 없는 나는
오늘도 절벽을 오른다
섬과 섬 사이에 길이 놓이고
절벽의 끝에서 우주를 만난다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이라는
꿈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없었던 길이 쉼없이 놓이고
우주를 만날 때마다
절벽은 갈 곳을 찾는 나침반
그대의 마음은
오르지 못할 벼랑의 끝
그 벼랑 위에서
예상치 못한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벼랑 위에 섰을 때
무의미가 의미가 되고
능숙한 발걸음은
그대의 우주를 꼭 만나게 하리라
梁該憬
2016.9.11. 선유도 망주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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