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어느 가을날
바람이 부는 날
문밖으로 나왔는데 어디로 가나
보슬비가 내린 새벽
부둣가에 왔는데 어디로 가나
어디라도 좋으니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듯 보내는 염원
바람이 분다
냄새가 난다
바다를 닮은 바람의 냄새
바다의 깊이만큼
등이 휜 바다
그 바다를 건너 소야도에 왔다
어디를 보나 하늘
바다보다 하늘이 더 많은 소야도에서
하늘이 읽어주는 가을은 눈물겹고 아름답다
살다가 어느 가을날
하늘이 보여주는 풍경 속을 걸었다
내일도 소야도의 하늘을 걷고 있었으면.
梁該憬
2016.10.8. 소야도 떼뿌리 해수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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