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살다가 어느 가을날(소야도)

kyeong~ 2017. 8. 23. 00:18






살다가 어느 가을날


바람이 부는 날

문밖으로 나왔는데 어디로 가나

보슬비가 내린 새벽

부둣가에 왔는데 어디로 가나

어디라도 좋으니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듯 보내는 염원


바람이 분다

냄새가 난다

바다를 닮은 바람의 냄새

바다의 깊이만큼

등이 휜 바다

그 바다를 건너 소야도에 왔다


어디를 보나 하늘

바다보다 하늘이 더 많은 소야도에서

하늘이 읽어주는 가을은 눈물겹고 아름답다

살다가 어느 가을날

하늘이 보여주는 풍경 속을 걸었다

내일도 소야도의 하늘을 걷고 있었으면.


梁該憬

2016.10.8. 소야도 떼뿌리 해수욕장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의미 (비진도)  (0) 2017.08.23
모르니까 (백암산)  (0) 2017.08.23
꽃에 대한 사유 (정선 하늘길)  (0) 2017.08.23
절벽에서 (군산 선유도)  (0) 2017.08.23
집착보다야( 계룡산)  (0)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