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길은 언제나 떠돌이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서도
멀리 떠나고 있다
영영 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에
유배라도 떠나고 싶은 것인지
회색이 번지는 어느 날
또다시 만난 길
나를 불러들여 그때를 말하려 하지만
겨울나무 같은 나를 두고 길은 떠났다
잠시 유품 같은 낙엽을 보면서
천천히 길을 잃는다
흔적을 지우는 바닷가에서
만나는 길마다 떠나보내고
내 안에서 잠드는 집
길은 늘 허공이다.
梁該憬
2017.2.19. 일. 대부도 해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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