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걷다 보면
가도 가도 길뿐인 세상이 있다
길에 갇혀 다른 세상을 잊거나
고단한 마음을 길에 내려놓거나
길의 의미를 찾거나
길을 걷다 보면
가도 가도 풍경뿐인 세상이 있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풍경
먹물 같은 강이 산 아래 깊어가고
강바닥부터 쌓인 물의 심성은
산의 성질을 닮아간다
세상을 살다 보면
바람 나는 날이 많다
풍경에 미쳐 집을 나서고
검은 강을 보면서 집으로 가지만
또다시 집을 나선다
길을 나서면 온 세상이 풍경인데
그 풍경이 내 인생의 전 재산이라.
梁該憬
2015.1.2. 임실 옥정호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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