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독백
나는 나무 여신을 위한 일벌이다
소금강의 가을은 깊고도 길다
노인봉에서부터 청학동까지
계절은 길고 일벌은 바쁘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햇빛은 바쁘게 건너가고
내 몸은 햇빛처럼 붉게 물들어
나무 여신을 돌본다
날마다 작은 손을 뻗어
여신을 위해 빗물을 받고
햇빛을 얻기 위해 새벽기도를 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여신과 춤을 춘다
찬바람이 가을을 떠밀고 있을 때
은하수처럼 무리 지어
여신을 위한 축제를 연다
어느 날 툭 떨어져
웅크리고 있겠지만
여신을 떠날 때가 가장 붉은 순간이 있었다고.
梁該憬
2019.10.26.토 소금강 단풍지대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9.25. 만복대에서 (0) | 2021.09.29 |
---|---|
2021.5.30. 선작지왓을 습작하다 (0) | 2021.06.16 |
2019.10.12.토 명성산 억새밭에서 (0) | 2019.10.12 |
2019.9.28. 길에서~(서산 팔봉산에서) (0) | 2019.09.28 |
2019.4.27.연두연가(월악산에서 ) (0) | 2019.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