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8.1.28.일. 바람( 선자령에서)

kyeong~ 2018. 1. 28. 00:04



바람

 

 

산에 오르면

하늘이 문을 연다

바람을 가두었던 문이었던가

하늘이 넓을수록 바람은 거세다

저 많은 눈을 갉아 먹고

오랜만에 찾아든 이마저 밀어내더라

고삐 풀린 바람이여

사방이 그대 가는 길이라

바람이 등을 떠미는 길을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길

그렇게 기세 좋은 바람도

소나무숲에서는 부서지더라

솔잎처럼 가늘게 부서지더라

부서진 바람은 햇살같이 빛나더라

다시 바람을 만나면

숲 하나 불러야겠다

 

 

梁該憬

2018.1.28.일

선자령에서 바람을 만나고